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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평전/[5장] 남영동 인간도살장에서 당한 모진 고문

2012/07/28 08:00 김삼웅

 

악마들은 김근태에게 ‘자백’할 것을 강요하면서 고문을 계속했다. 정권 핵심에서 내려보낸 시나리오대로 간첩과 접선한 것으로 만들려는 각본이었다. 처음에는 배후를 대라고 족치고, 다음에는 간첩으로 남파된 형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을 자백하라고 고문하였다.

“남민전 이재문이 어떻게 죽은 지 알아? 전노련 이태복 얘기 너도 들었을 거다. 이재문이는 여기서 당해서 이미 속이 부서져서 감옥에서 병사한 거야. 너도 각오해”하고 협박을 하였습니다. 이날은 남영동에서 고문받았던 중에서 최악의 고통스러운 날이었습니다. 가장 혹독하고 긴 고문을 받았습니다. (주석 23)

유신이나 5공체제에서 고문을 당해 본 사람들은 쉽게 수긍이 가는 일이지만, 밀폐된 수사기관에 갇혀 저승사자들에게 몇 차례 가혹한 고문을 당하다보면 항우 장사라도 ‘자백’하지 않을 수 없다. 나중에 삼수갑산을 가더라도 당장 연옥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다.

남한 사회에서 ‘간첩’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데도 수사관이 불려준대로 자신이 간첩이었다고 진술서에 서명하게 된다. ‘살기 위해 죽을 짓’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법원은 이 ‘자백’을 근거로 사형 등 중형을 선고한다. 재판정에서 아무리 아니라고 호소해도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자백’만을 근거로 제시한다. 근래에 재심을 통해 더러는 무죄가 밝혀지기도 하지만, 억울하게 한을 품고 죽은 사람도 많았다.

김근태는 결국 ‘자백’을 했다.
야수들은 심지어 월북한 사실을 자백하라고 다그쳤다. 어떻게 월북했느냐고 추궁하니까 삼천포에서 배를 타고 갔다고 했다. 80년 광주사태 당시 어느 동지가 삼천포에서 일본으로 밀항하려 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나서였다. 남파된 형들에게 돈을 받았느냐니까, 받았다고 했다.

“간첩과의 접선은 본인에게 죽음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덮쳐 누르는 전기고문과 물고문의 고통을 우선 모연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석 24)

억지로 ‘자백’을 받아낸 악마들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상부 보고용, 재판에 필요한 대본이 필요한 것이다.

그랬더니 그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를 요구하면서 증거를 요구하더군요. 돈을 받았느냐고 해서 100만원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74년도에 쌍문동 집 근처에서 한번 만났고 84년도에 역곡에서 한번 만났다고 했습니다. 이 고문자들 참 좋아하더군요. 좋아서 미쳐 날뛰기 일보직전인 것 같았습니다. 김수현은 합리적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의 분위기는 달밤에 먹이를 앞에 놓고 질질 침을 흘리고 있는 털 빠진 승냥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말을 만들어서 얘기를 하니까 고문자들이 거들어 주고 수정을 하고 해주었습니다.

고문대 위에 놓여진 본인과 고문자 사이의 협력과 토의수정이 진행되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을 이렇게 해 나가며 각본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주석 25)

김근태는 ‘자백’을 하자 악마들이 히히덕거리며 너무 좋아하고 분위기가 다소 풀린듯 하자, 용기를 내어 “사실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번복했다. 그랬더니 고문자들은, 악귀가 되어 날뛰면서 다시 고문을 시작하고, 김근태는 또 ‘고백’하는 일이 몇 차례 되풀이 되었다. 이때 김근태는 “정말 무서운 것은 비극이 아니라 희극”이라고 생각했다.

부정했지만 결국은 또 인정하게 되구요. 도대체 몇 번을 이렇게 왔다 갔다 하도록 고문하고 강요했는지 모릅니다. 거기다 또 말이 왔다 갔다 한다고 고문을 해대고 말입니다. 아. 이처럼 눈물나는 희극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비극이 아니라 희극이구나.
희극의 시대이구나. 이 저주받을 희극의 시대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하여튼 월북과 간첩과의 접선 얘기는 대충 이렇게 끝났습니다. 이후에는 필요할 때는 위험수단으로 사용했지만 이 문제에 관한한 어떤 진지함을 고문자들은 갖고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주석 26)

악마들은 김근태가 자주 ‘자백’을 번복하자 ‘악질’로 단정했다.
그리고 더 가혹하게 고문을 자행했다. 8일 오후 1시 반경에 오전의 고문을 끝냈다가 저녁 7시경 또 전기고문을 시작해서 밤 12시까지 계속되었다.

이번에는 민청련 조직의 배후를 대라는 것이었다.
배후 같은 것은 없고 자생적인 조직이라면 다시 고문을 하였다. 결국 재야 운동권과 종교계 인사들의 이름을 대라고 하여 되는 대로 이름을 댔다. 결국 함세웅 신부와 권호경 목사로 압축되는 시나리오였다. 이들에게는 참으로 안 되는 일이지만 악마들의 각본을 인정해주어야 했다.
(주석 27)

 

주석
23> 앞의 책, 62쪽.
24> 앞의 책, 63쪽.
25> 앞의 책, 63쪽.
26> 앞의 책, 64쪽.
27> 앞의 책,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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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평전/[5장] 남영동 인간도살장에서 당한 모진 고문

2012/07/27 08:00 김삼웅

 

미친 여자의 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휘감고 그 희번덕거리는 눈동자가 내 눈속으로 파고 들어오는 환상이 공포와 광란의 소용돌이로 닥쳐왔습니다. 이것은 슬픔이라든지 뭐 외로움이라든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잔인한 파괴 그 자체였습니다.

담요는 땀에 흥건하게 젖는데, 물을 쏟아부었던 몸의 각 부분은 금방 말라 버리고, 특히 머리털은 곧 말라서 물고문을 또 수시로 해야 했습니다. 이 고문기술자가 내 가슴에 올라타고 쿵쿵 굴리는 데도 전혀 무게를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운동화 발바닥으로 얼굴을 슥슥 문대면서 경멸적으로 걷어차도,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도 않고 심리적 거부감이 일어날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완전히 지쳐 늘어지기 시작할 때, 이날의 주제가 제기되고 추궁되었습니다.
(주석 20)

김근태는 9월 4일 남영동에 끌려온 이래 며칠 동안 한숨도 잠을 자지 못했다. 고문자들은 잠을 재우지도 않았고 밥도 주지 않았다. 물고문, 전기고문에 잠을 재우지 않아 허기진 육신은 처절하게 허물어졌다. 그런데 웬일인지, 9월 6일에는 점심 식사를 주었다. 음식을 보고 배가 고픈데도 몸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거의 먹지 못했다. 그럼에도 마음이 안정되었다. 이것으로 악몽과 같은 고문이 끝난 것으로 지레 짐작한 것이다. 하지만 식사는 ‘미끼’였다. 이 부문은 뒤에서 설명하겠다.

고문자들은 미국 워싱턴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는 신기섭에 대해 캐물었다. 그는 1985년 2월 김대중이 귀국할 때 함께 동행할만큼 미국에서 한국민주화를 위해 애쓴 사람이다. 그가 서울에 왔을 때 민청련 사무소를 들렸는데, 그를 간첩으로 엮으려는 의도를 간파할 수 있었다. 김근태가 그와의 관계를 거부하자 대화에서 별로 소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다시 고문을 시작했다.

격렬한 전기고문을 길게, 아주 길게 가하여 온몸이 고문대 위에서 오그라들어 버리는 것 같았고 핏줄은 물론 모든 살이 마침내 다 타버려 누리끼리한 살가죽과 뼈만 남아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쉬지 않고, 조금도 쉬지 않고 이튿날 새벽 1시경까지 계속했습니다.

고통을 못 이겨 소리소리 질러 목 안에서는 피냄새가 역하게 올라오고 콧속에서는 단내가 계속 피어올랐습니다. 물고문으로 인해 속이 빈 위는 계속 헛구역질을 해대고, 처음에 나는 저항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결과는 예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고문자들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 그것뿐입니다. 이들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각오하고 저항을 하지만 고통과 공포에 짓눌리게 되면 곧 그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 하는 내면의 외침에 - 이것은 고문자들의 또 다른 협박이며 유혹이 내면화된 것이지만 부딪히게 됩니다. 아,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원통해서 이렇게 개죽음을 할 수는 없다. 내가 저항을 하면 이들은 정말 죽일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주석 21)

고문자들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였다. 이성이나 인간성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웠다. 고문을 하다가 제풀에 지치면 김근태의 생식기를 가르키며 히죽거렸다. “야 이렇게 작은 것도 X라고 달고 다니냐. 너희 민주화운동하는 놈들은 다 그러냐”는 등 인격모독을 일삼았다. 히틀러의 비밀경찰도 이러지는 않았다.
9월 8일 일요일 오전 10시경부터 또 고문이 시작되었다. 잡혀와서 3일째 되는 날이다.

지옥에서 온 나찰 같은 얼굴을 한 윤재호가 방에 들어섰습니다. 잠시 후 김수현, 백남은, 김영두, 고문기술자 정현규, 박병선, 최상남, 또 한 사람 허만조 등이 방을 꽉 메웠습니다. 윤재호는 책상을 사이에 두고 본인의 맞은편에 앉자마자 소리를 질러 댔습니다. “너 이새끼, 배후를 안 대? 콧구멍에 고춧가루를 처넣어서 폐기종을 만들어 죽여 버리겠다. 안 댈 거지? 그거(고문대) 들여와, 이 새끼 내가 직접 고문할께”라고 윤재호는 소리쳤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조금 당황한 듯하면서 모두 서 있었고 김수현, 백남은, 고문기술자들이 굽신거리며 저희들이 하겠으니 나가시라고, 나가시라고 애원 겸 정중하게, 말하더군요. 그동안 고문대를 정현규와 최상남이 들고 들어왔습니다.

이때 그 고문대 구조를 명확히 볼 수 있었습니다.
윤재호는 분기탱천해서 나가고, 김수현과 백남은은 상급자가 저러니 자기들로서는 도리가 없다고 하고, 고문기술자는 여러 가지 협박을 해왔습니다.

이렇게 고문은 또 시작되었습니다. 주제는, 아니 메뉴라고 할까요. 배후, 정치적으로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불순한 모종의 배후,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나이 사십인데 누가 배후가 될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당신들이 말하듯이 민주화운동에서 책임있는 사람들 중의 하나이고 오늘의 이 결과를 가져오게 한 역할을 해냈는데, 내가 누구에게 조정을 당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주석 22)


주석
20> 앞의 책, 53쪽.
21> 앞의 책, 58~59쪽.
22> 앞의 책,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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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1985>, 그때 거기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유 지 나 (동국대 교수, 영화평론가)

  전화가 온다. 정치영화, 혹은 정치적 영화들이 민감한 시기에 연이어 개봉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인기를 끌 무렵에도 그랬고. 최근엔 <남영동 1985>에 대해서 묻는다. 영화 개봉은 관객과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시기를 고르는 것이 최적이다. <남영동 1985>는 저예산 영화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보다도 영화의 실존적 주인공 김근태님이 지난해 인생 산책을 마감하셨기에 이제야 가능했을 것이란 상상도 간다.

  드라마 구성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다. 고문현장에 카메라가 들어가 일지처럼 22일 동안 날짜를 매기며 숨막히는 상황 자체를 재현해낸다. 공간적 배경도 일관되게 단순하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밀실, 취조용 작은 책상과 의자들, 그리고 낡은 욕실 같은 공간이 전부이다. 등장인물도 단출하다. 밀실을 관리하는 소수 상주인물과 간혹 등장하는 상관 두 명, 그리고 ‘장의사’로 불리는 출장 나온 고문 기술자가 전부이다. 이곳에 잡혀 온 김종태(박원상)는 반국가사범임을 고백하는 가짜 진술서를 써내야만 풀려난다. 가짜 진술서를 요구하는 권력이 비밀리에 집행되는 공간과 시간이 스크린을 숨막히게 물들인다.

  고문과 공포 속에서 권력이 원하는 거짓말을 써냈기에 제대로 기억해낼 수조차 없는 어이없는 상황. 극도로 부조리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 또한 반복되는 고문이다. 물, 전기, 고춧가루, 칠성판…그리고 죽음과 고문 흔적의 발각 예방을 위한 안티푸라민과 청진기도 동원된다. 글을 쓰느라 떠올리는 것조차 괴로운 도구들, 이 도구들을 사용하는 이 분야 기술의 달인 인간 이근안(이경영)은 휘파람도 분다. 조금만 들어도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 (...)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딜 갔느냐” 노랫말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존 포드의 목가적인 서부극 <황야의 결투>에서 흘러나오던 애수 어린 그 노래 <클레멘타인>. 그런데 끔찍한 짓을 하는 인물의 휘파람으로 이 노래가 들려오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권력이 호출하는 애국이란 명분으로, 직무수행을 충실히 하며 누리고자 하는 평안함을 누리려 부는 휘파람일까? 간혹 끼어드는 아일랜드 민요에서 온 노래 <Johny I hardly knew ye, 조니 난 당신을 거의 알지 못해요>도 터질 것 같은 긴장감에 틈새를 만들며 귀를 간질인다.

충격, 분노…그리고 감동!

  참혹함의 극치에서 나오는 노래, 기막힌 상처와 고통을 통과하는 치유로서 예술의 힘일까? 이 대목에서 우아한 화면 속에 예측불허의 전복으로 종교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그을린 사랑>이 떠오른다. 감옥에서 성고문을 받는 여자, 그녀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노래하는 여자’로 불린다.

  밀실에 근무하는 이들에게도 일상은 힘겹다. 때론 라디오 프로야구 중계를 들으며 어느 팀이 이길 것인지 대화한다. 과도한 근무에 치여 연애할 여유조차 없는 청년은 여자 친구 문제로 괴로워한다. 심지어 김종태에게 상담을 받을 정도로 우스운 상황도 벌어진다. 직장이기에 참혹한 짓에 말려들었지만, 그런 직장으로부터 탈주하지 못하는 시대의 우울을 앓는 이들이 늘 존재할 것만 같아 웃어넘기기 힘들다. 최근 들통 난 민간인 사찰에서 고문은 없었겠지만, 남영동의 그림자가 느껴지기에 그런 것일까? 그때 그 시절을 여전히 앓고 있는 이들의 숨결이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노라면 몸과 맘 모두 저려온다.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다. 인류가 산업화로 파괴한 지구환경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의 제목처럼 영화란 아프고 불편한 진실을 응시하게 만드는 매체이다. 그것은 진실의 힘을 포기하지 않는 삶과 예술의 관계이기도 하다. 바로 그런 영화의 존재 이유를 정지영 감독이 남영동 밀실에서 보여준다.

※ 팁: 일생일대 악역을 맡은 이경영의 연기력이 불편한 볼거리를 넘어 만개한다. 온몸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박원상의 연기투혼도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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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유지나
· 이화여대 불문과
· 파리 제7대학 기호학전공. 문학박사
· 영화평론가.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 세계문화다양성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학술훈장 수상
· <2005 동국대 명강의상> 수상
· 저서 : <유지나의 여성영화산책> 등
· 2008년부터 ‘유지나의 씨네컨서트’, ‘유지나의 씨네토크’를 영화, 음악, 시가
  어우러진 퓨전컨서트 형태로 창작하여 다양한 무대에서 펼쳐 보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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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평전/[5장] 남영동 인간도살장에서 당한 모진 고문

2012/07/26 08:00 김삼웅

 

고문 조사실로 향하는 회전식 철제계단. 사진은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

 

김근태는 첫번째 고문으로 이미 질식상태가 되고 말았다. 수사관들의 “항복하지, 이래도 진술 거부할 거야?”라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렸다. 오전 7시 반부터 시작된 고문이 낮 12시 반이 지나도록 계속되었다. 5시간 동안 이같은 고문이 계속되었다.

두번째 고문은 이날 저녁 8시경부터 자행되었다. 다시 옷을 벗기고 고문대 위에 칭칭 묶었다. 그리고 오전과 같은 고문을 또 시작했다.

고문자들은 점점 크게 보이고 그럴 듯해 보이더군요. 당당하고 의젓하게 보이기도 하구요. 물론 무조건 고문을 하는 것이지요. 요구사항은 없었고 묻지도 않았습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몰랐고 묻지도 않았습니다. 얼마가 지났는지 어떻게 되는 건지 합리적 사고나 대응 같은 것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학대와 능욕을 어느 만큼 가하고 나면 그러나 고문자들은 뭔가를 반드시 제기하는 것이더군요.

이번에는,
① 폭력혁명주의자임을 자백하고
② 사회주의 사상을 갖고 있음을 자백하고
③ 각 민주화운동 부문에서 움직이는 핵심적 인물을 대라. 김근태와 민청련이 제일 과격하고 제일 먼저 움직여서 오늘 같은 사태를 가져왔다. 우선 학생운동과 노동현장에서 움직이는 하수인을 대라.(…)

얼마 동안은 사실 끈덕지게 버텼었습니다. 허나 안 되더군요. 이렇게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다. 그리고 구체적인 것의 시인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고통에 못이긴 굴복에의 유혹이 머리를 쳐들더군요.

나는 인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운동의 배후가 이범영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사실 나로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누군가를 꼬집어서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되었지요. 당시 이범영 씨는 이미 경찰의 수배를 받아서 피신중이었기 때문에 거짓으로 얘기해도 별 피해가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이 두번째 물고문도 대략 5시간 걸렸습니다. 끝난 것이 5일 새벽 1시경이었으니까요.

9월 4일의 두 번에 걸친 물고문, 그것만으로도 본인의 인간적 주체성은 크게 동요되고 일관성 있는 인격은 와해되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외부에서 폭력적으로 강제되는 것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음을 처절하게 느끼게 된 것이지요. 이 만화 같은 현실에 머리를 숙여야 했지만 그러나 아직은 자신의 주체성, 그것을 다 포기하지는 않았었습니다. 두꺼운 모직 겨울 잠바, 검정색과 붉은색의 체크무늬 잠바를 남영동 그곳을 나올 때까지 줄곧 입고 있습니다.
(주석 17)

세번째 고문은 9월 5일 저녁 8시 반부터 다음날 새벽 1시경까지 계속되었다. 이번에는 전기고문이었다.

완전히 발가벗겨졌습니다. 팬티도 남김없이 날라가 버리고요. 이곳에서 무슨 수치심 그런 것을 여밀 계제는 전혀 아니었지요. 그러나 팬티조차 벗겨지고 보니까 더욱 당황케 되면서 이제 모두 빼앗겨 버리고 말았구나, 그래도 아직 남은 것이 있고 소극적 저항의 표시물인 것처럼 느껴졌던 팬티마저 빼앗기고 말았던 것입니다.

칠성대 위에 또 다시 꽁꽁 묶여진 다음에 고문자들은 발바닥과 발등에 붕대 같은 것을 여러 겹 감았습니다. 새끼 발가락과 그 다음 발가락 사이에 전기 접촉면을 끼우고, 그것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 같았고 이 붕대도 전기담요처럼 전기가 통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다음 발에, 사타구니에, 배에, 가슴에, 목에, 그리고 머리에 물을 주전자로 들어부었습니다. 그때 물의 섬뜩함은 귀기가 살갗에 달라붙는 바로 그것이었지요.

고문기술자는 뭔가 쉴새없이 떠들고 겁주고 협박을 하였는데 이제 전기가 통하면 회음부가 터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하면서 그래서 팬티를 벗겼다고 하였습니다. 우선 물고문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다만 그 강도는 물고문만 할 때보다는 못했지만 공포나 질식할 것 같은 답답함은 더욱 깊어만졌습니다. 소스라쳐 놀라게 되고 머리를 힘껏 움직이게 되지요.

어느 정도 물고문이 진행되어 몸에 땀이 나는 것 같게 되면, 그때부터 전기고문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짧고 약하게, 그러다가 점점 길고 강하게, 강력하게 전류의 세기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중간에는 다시 약해지고, 가끔씩은 발등에 전기를 순간적으로 대기도 했습니다.
(주석 18)

전기고문은 뒷날 상처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고문자들이 즐기는 수법이었다.

“전기고문, 그것은 핏줄을 뒤틀어 놓고 신경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마침내 마디마디 끊어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머리가 빠개질 듯한 통증이 오고 그 몰려오는 공포라니, 죽음의 그림자가 독수리처럼 날아와 파고드는 것처럼 아른거렸습니다. 온몸이 저리고…”  (주석 19)

김근태는 온 몸에 전류를 받으면서 신체의 마비와 정신적 착란상태에 빠져들었다.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어느 틈에 사그라졌다. 이성이 마비되고 있었다.


주석
17> 앞의 책, 49~50쪽.
18> 앞의 책, 50~51쪽.
19> 앞의 책,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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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평전/[5장] 남영동 인간도살장에서 당한 모진 고문

2012/07/25 08:00 김삼웅

 

 

김근태는 10여 명의 건장한 정사복 경찰에 이끌려 강제로 차에 태워졌다.
경찰관의 잠바로 얼굴이 덮힌 채 30~40분쯤 어디론가 끌려갔다. 도착한 곳은 남영동 대공분실 5층 15호실, 이 건물 왼쪽 맨 끝방이었다. 이곳에서 야만적으로 김근태를 고문하고 지휘한 자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1과 과장(일명 사장) : 총경 윤재호
1과 전무 : 경정 김수현
1과 전무 : 경정 백남운
1과 ? : 경감(?) 고문담당 전문가
1과 상무 : 경위 김영두
1과 부장 : 경장 정현규
1과 부장 : 경장 박병선
1과 부장 : 경장 ?
  (주석 13)

김근태는 자신을 체포해온 이 자들은 “무슨 열정에 불타오르는 모습도 아니고 눈빛에도 오직 회색빛의 냉담함,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더군”이라고 뒷날 회상을 할만큼 이들은 외견상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다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때까지도 그는 순수하다는 인간의 본성을 믿었다. ‘수심(獸心)을 간직한 인면(人面)’ 만을 본 것이다.

백남운은 김영두, 정현규, 최상남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내옷을 벗기라고요. 처음에는 약간 저항을 하였으나, 몰려서이기도 하지만 아직 살아남은 오기가 발동하여 스스로 옷을 벗었습니다. 팬티만 남기고 모두 벗었습니다. 초라함, 빈약함이 덮쳐오더군요. 추워지기도 하구요. 아직 한창 남은 더운 여름이고 더구나 골방에 갇혀 있어 절대로 추울 수가 없는데도,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는데도, 가슴의 한기가 온몸에 퍼져 버렸습니다.

발가벗었을 때 오는 당황함과 이 한기가 뒤섞여 몸을 오그라들게 하더군요. 이 사람들 분주하게 들락날락했습니다. 6시 반쯤, 정리된 것처럼 조용해지면서 위험이 닥쳐오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김수현이 들어와서 “진술 거부를 잘 한다지, 여기서도 할거야? 경찰과는 달라.” 이어 본인에게 “당신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은 데 어디가 아픈가?”라고 물었다. “피로의 누적이다. 또 방금 구류 살고 나오는 길이어서 더욱 그렇다. 민청련 대표직을 그만두어서 어디 휴양지로 가서 몇 달 쉬려고 하였다.”하자 “그렇다면 그 몸으로 견딜 수가 있겠는가. 당신 많이 깨져야겠구먼” 하였습니다. “내 의지가 살아 있는 한 진술을 거부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석 14)

‘수심(獸心)’들은 김근태의 팬티만 남기고 옷을 벗긴 채 무릎을 꿇렸다. 거부가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넓은 밴드로 눈을 가렸다. “늦가을 초겨울 문턱에서 바싹 마른 낙엽들이 바람에 휘날려 올라가다가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발자국에 밟혀서 바스라지는 것이 자주 어른거리기도 했고”, “김근태는 고문 초입의 심경을 이렇게 그렸다. 그는 낭만파 시인이었다. 그리고 순간, 아우슈비츠, 나치 수용소에 갇혀 고문 당한 유태인들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김근태는 이때까지도 저들이 정말 고문을 감행하지는 못할 것으로 믿었다. 겁주기 위한 협박 정도로 인식하고 어떤 협박에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였다. 그는 순결한 휴머니스트였다.

김근태가 이 당시 남영동 인간 도살장에서 당한 고문은 많이 알려졌다. 해외에는 국제인권단체를 통해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재정권의 잔혹성,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진 독재정권의 야만성을 다시 살피고,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이 참담한 고문을 어떻게 견뎌 왔는가를 알아보기로 한다. “심한 고문을 당했다”는 추상을 벗고, 구체적인 실상을 추적한다.

나치독일의 비밀경찰이 유태인과 사회주의자들을 고문 집단학살하면서 고전음악을 듣거나, 일요일에는 오페라 구경을 가자고 가족과 약속했듯이, 한국의 고문 기술자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라디오에서 왈츠를 듣거나, 군대 나간 아들 걱정, 박봉에 대한 불평, 대학진학을 앞둔 자녀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등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정치사상가로 평가받는 한나 아렌트는 유태인 600만 명의 학살 책임자 아이히만이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던 자”였던 점에서 ‘악의 평범성’을 지적하였다.
(주석 15)

‘악의 평범성’은 히틀러 독일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박정희ㆍ전두환 시대의 한국에서도 벌어진 현상이었다.

김근태는 1985년 9월 4일부터 22일 동안 10차례에 걸쳐 상상하기 어려운 고문을 당했다.
김근태를 고문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는 그로부터 2년이 채 안 되는 1987년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21) 군을 고문으로 죽였다. 수사요원 조한경 경위와 강진규 경사 등이 고문살해범이다. 김근태 고문 뒤에라도 야수적인 고문이 근절되었다면 박종철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칠성대 위에 올려져 눕혀진 나는 순식간에 완전 결박되었습니다. 머리가 핑 하면서도 “저, 그래 견뎌 보자. 견디는 것이다, 결국 언젠가는 닥쳐올 것이라고 각오했던 바가 아니냐.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이 그랬고, 저 70년대 긴급조치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당했던 그것이 오고 있는 것이다”라고 속으로 되뇌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별 설득력이 없더군요. 목이 쉰 것 같기만 하구요.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렇게 해. 결국 큰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고 말걸. 이걸 너희들도 알고 있을거야. 클라이맥스에 중지하게 될 거야. 틀림없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대화니 화해니 말해온 것을 싹 지울 수는 없지. 오리발을 내밀어도 유분수지”라고 떠올리고, 여기에 매달리고,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썩은 동아줄에 매달렸던 것입니다. 여지없이 뚝 끊어졌습니다. 협박자들은 아무런 주저함이 없이 물고문으로 들어갔습니다. 백남운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따라 얼굴에, 눈이 가려져 있는 내 얼굴에 수건이, 노란 세수수건이 덮어 씌어지고, 세상은 희뿌옇게, 누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머리 양쪽으로 정현규와 최상남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힘을 주어 고정시키고 그 위에 수도 꼭지를 틀어 샤워기 아가리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도록 하였습니다. 육척 거구인 김영두가 그 샤워꼭지를 잡고서 사정없이 물을 들이댔습니다. 그러는 한편 주전자에 물을 담아 동시에 쏟아 붓고 또 쏟아 부었습니다.

처음에는 칼을 갈면서 견디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은 견딜 수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숨을 어떻게 몰아쉬고 또 안 쉬고 또 몰아쉬고요. 하지만 애당초 그것은 가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숨이 탁탁 막히고 꺼져가는 생명의 마지막 안간힘일지도 모르는 그 순간이 덮쳐오는 것이었습니다. 신 냄새 나는 짙은 껌껌함으로 뒤바뀌고 속은 메슥꺼워지다가 완전히 뒤집히고 콧속에서는 노린내가 치솟고 물이 쏟아지는 그 속에서 불길이 솟고 콧속으로 불길이 솟고요. 온몸을 버둥거리고 혼신의 힘으로 뒤척이고 하여 칠성대로 기우뚱하였지요. 몸은 완전히 땀으로 젖어 버리고 담요도 땀으로 물컹해졌습니다.
(주석 16)


주석
13> 앞의 책, 38~39쪽.
14> 앞의 책, 42쪽.
15> 한나 아렌트, 김선욱 옮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391쪽, 한길사, 2006.
16> 앞의 책, 45~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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