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암 환자의 심리 변화
김용일 박사
한동안 뜸을 드린다.
그제서야 말귀를 알아 듯나 싶었던지
벙벙하던 표정이 조금씩 풀어 지는 듯 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제정신 못 차리고
뒤죽박죽인 내 심리 상태를
찬찬히 들여다 보는 듯했다.
" 암 환자의 심리와 심경의 변화 상태에 대해서도
연구한 결과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맨 처음... 자신이 암에 걸리고
죽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의 암 환자는 의심하고 믿지 않는 것으로 반응합니다.
첫 번째 단계로 자신의 병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심리 상태입니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이 병원 이 의사가 알지도 못하고 그런다고...
나는 암에 걸릴 몸이 아니라고...
어디서 이따위 병원 이따위 의사가 있느냐고...
다른 병원에 가 보겠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시간을 놓치고...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다가
그야말로 손을 댈 수 없게 돼서야
다시 찾아 오는 경우도 있고요...
설혹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그런 심리로 반응한다는 거지요...
두 번째 단계로는 증오하고 저주하게 됩니다.
몸이 점점 쇄약해 지고 통증이 심해지면서
암이라는 사실을... 죽음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르게 되면...
환자는 세상을 증오하고 저주하는 심리 상태를 겪게 됩니다.
건강한 사람을 증오하게 되고 아름다운 생물을 저주합니다.
내가 왜... 왜 나만 이 세상만물 생명체를 두고 죽어 없어져야 하나...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미웁고 싫어 지게 되지요......
세 번째 단계는 그러다가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증오하고 저주하다가 지치고 지쳐서
세상을 포기하고 자기자신을 포기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절망에서 헤어나 죽음과 협상하게 됩니다.
네 번째 단계로 환자가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정신적으로 아주 피폐해 지기도 하구요.....
시기적으로는 환자마다 제각기 다른데...
이 상태는 거의 마지막 순간에 오기도 합니다.
죽기 하루 이틀 전... 몇 시간 전까지 밀려 가서야 오기두 하고요......
마지악 5 단계는 자포자기한 후에 자기 삶을 정리하고 안정하는 단곕니다.
종교적으로 깊이 위로받고 안정하기도 하고...
살아 남아 있어야 할 가족을 위해서 삶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운명적으로 받아 들이게 됩니다.
대개의 환자들은 이 마지막 단계까지 이르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암이라는 사실을... 죽는다고 하는 사실을...
보호자가 끝끝내 환자에게 밝혀 주지 않는 경향이 심해서
대부분 2 단계나 3 단계에서 죽음을 맞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보호자의 심리 상태도 애증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이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보호자는 4 단계를 다 거칩니다.
아무래도 환자 자신보다야 생명에 대한 여유...
생명에 대한 여유가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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