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십중팔구는 죽는 병
" 암에 대한 생존 가망성을...
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5 년 생존율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위암으로 진단받게 되면...
앞으로 5 년을 생존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5 년을 견디고 무사히 넘기면
암에서 해방된 것으로 보는 거지요.
나라에 따라서는 7 년 생존율을 기준으로 삼기도 합니다마는.....
5 년을 생존할 수 있는 가망성의 정도에 따라서
의학적으로 1 기에서 4 기까지로 구분하고 있어요.....
위암 4 기라고 하면 보통 말기라고도 하는데...
5 년을 생존할 수 있는 가망성이 거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박혜숙 환자의 경우에는 내시경과 조직검사 결과로는
말기암으로 판단했는데...
수술하고 나서 보다 정밀하게 검사한 바로는
3 기에서 말기로 진행하는 상태로 밝혀 졌습니다....."
나는 온 몸이 조여 들면서
또다시 식은땀을 흘렸다.
또다시 재판장의 심판을 받는
피고인의 심정이 되고
하느님 앞에서 최후의 심판을 받는
죄인의 심정이 되었다.
" 그럼... 제 처의 5 년 생존율은 어떻게?..."
" 한 15 퍼센트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
아~~~!
이게 무슨 말인가......!
뒤집어 말하면 사망 가능성이 85 퍼센트란 말 아닌가......!
내 사랑 혜숙이 십중팔구는 죽는다는 말 아닌가......!
나는 치떨리는 가슴을 쓸어 앉고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댔다.
아~~~! 내가 정신차려야지...
혜숙이 겪어야 할 공포와 절망을
당장 어떻게 해야 하나......
" 선생님! 이럴 때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는지요?...
제 처는 지금 위암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나본데요...
직업이 약사이다 보니까 치료받는 과정에서
당장 이상해 할테고 어차피 알게 될 텐데요...
그럴 때마다 겪게 될 절망과 공포를
견뎌 내기도 어려울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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