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하라고 해서 부담이 됐다. 객관적 거리를 아직 유지 못해 겁이 났다. 불가피하게 김근태 시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

과장은 있을지 모르지만 의도적 거짓말은 없다."

 

김근태 전 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한양대 행정·자치 대학원 초빙 교수로 '한국정치론' 첫 강의를 시작했다.

이날 김근태 전 의원은 '9월 위기설', '언론 장악 의혹' 등에 관한 의견을 밝힌 뒤 이명박 정부의 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총선 운동, 총선 이후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열풍 관련 소탈한 소회도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강의를 시작하면서 20여 명의 학생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하나는 정치 불신에 대한 원인, 피해, 극복 방안에 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것이었다. 

 

강의 첫 질문, '정치 불신'·'저조한 투표율' 왜?

 

김 전 의원은 '정치 불신'의 사례로 두 달 넘게 계속된 촛불 집회를 지적했다.

그는 "촛불 집회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주축이 돼서 이뤄지는 대의제 정치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며

"현재의 정치 집단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점으로 그는 "촛불집회 이후 이명박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현격히 줄었다"며

"20%대의 지지율로는 쟁점 정책을 추진하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등의 쟁점 정책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논란만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김 전 의원은 '9월 위기설'을 언급하며 "한국은 현재 IMF와 같은 위기는 오지 않는다. 다만 성격이 다른 위기는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엔 성장 위주의 정책했다가 안정 위주로 바꾸었다가 지금은 다시 대운하 하려고 한다.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을 타이밍 맞지 않게 추진하고 (경제)위기라고 했다가 위기 아니라고 하니까 신뢰가 안 생긴다"고 꼬집었다.

 

그가 경제 위기 극복, 신뢰 회복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인사(人事)'다.

그는 "인사가 만사"라며 "무모했고 책임지지 않았던 사람부터 근절하는 것이 경제위기를 뛰어 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 김근태 전 의원.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무모했고 책임지지 않았던 사람 근절, 경제 위기 뛰어넘는 지름길"

 

김근태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법치보다는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지금은 법과 원칙을 강조한다.

국민을 겁주는 방법으로는 목표 달성할 수 없다"며

"법치주의보다는 힘 있는 사람이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총선 유권자 투표율이 점점 더 내려가고 있다. 대표성 문제가 있다"며

"대안으로 어떻게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지, 여론 모아지는 광장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된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저조한 총선 투표율'을 언급한 것은 언론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 있었다.

 

"권위주의 때는 여론 형성 주체가 언론 특히 신문이었다. 그러나 신문이 도전 받고 있다.

현재 언론 시장 갈등은 주도권 다툼 국면이 있다. 어느 편에 서는 것이 우리 사회가 건강한 방향으로 가는지 고뇌해야 한다.

한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은 자기가 느끼는 것을 두려움 없이 얘기하는 것이다.

권력자에게 두려움 없이 얘기하는 게 사회의 건강성을 높인다.

민주주의에선 그런 광장이 존재해야 한다. 신문은 참여 폭이 적었다."

 

김근태 전 의원은 포털 '다음'의 아고라와 같은 인터넷 광장을 중요시했다.

그는 "알릴 수 있는 자유, 집회의 자유, 시위의 자유가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토론하고 문제 제기하는 근본적인 힘"이라며

"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악플 규제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악성 댓글은 근절돼야 하지만 교육 과정에서 극복해야지 사이버 모욕죄 같은 것은 불필요한 낭비다.

인터넷은 직접 민주주의에 큰 역할을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7월3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린 기독교 시국기도회에 온 김근태 전 의원 부부. 김상만 기자 hermes@

"사이버 모욕죄, 불필요한 낭비"… "떨어지니까 '지못미', 고마웠다"

 

이날 그는 선거 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소탈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총선)떨어지니까 (누리꾼들이)'지못미'라고 했다. 고마웠다"며

"그런데 쇠고기 수입 문제 나오니까 내 홈페이지에 '해결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삐쳤다"고 심경을 밝혔다.

18대 국회의원 배지를 못 달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또 "대선, 총선을 위해 전국을 돌면서 '싸움질 좀 하지 말라'는 얘기 들으면 얼굴이 화끈해졌다.

우리와 한나라당을 구분 못한 것에 속이 쓰라렸다"며 "보다 나은 정치 못한 것에 대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화 운동에 대한 소회도 나왔다.

그는 한양대와의 인연을 얘기하며 "71년도 대선 때 지명 수배를 받았었다. 한양대 근처 하숙집에서 6개월간 도망자 생활을 했다"며

"오늘 그 건물에 올라가서 보니까 (그 때와는) 전혀 달랐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의 시간을 20여 분을 남기고 학생들의 자유 발언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정치 불신과 저조한 투표율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고 김 전 의원은 발언을 수첩에 적으며 묵묵히 들었다.

수강 신청을 안 한 학생도 청강을 하러 올 정도로 수업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바보처럼 생각한다" 학생 불만 쏟아져

 

한 학생은 "(정치인들이)국민을 바보처럼 생각하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여야가 삼성 문제에 왜 그리 조용한지 답답했다. 모든 것을 국민에게 오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도 "선거 기간에는 백성 무서워했다가 배지 가지면 백성을 무지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대한 질책도 잇따랐다.

한 학생은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상대방을 비판하며 네거티브 하는 것에 실망했다.

정치라는 건 대안과 정책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문이 끝나자 김근태 전 의원은 정치 불신 문제에 대해선

"신뢰에 문제가 있으면 국민 통합이 안 이뤄진다. 신뢰가 있어야 타협할 때 양보도 하고 결론도 난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삼성 문제에 대해선 "지배구조 상속에 있어서 현격한 문제가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개선되어야 하는데 왜 안되는지"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1시간 30분 동안의 첫 강연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인사를 청하러 왔다.

김 전 의원은 첫 강연에 "반응이 꽤 좋네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한편, 그는 10일 민주평화연대, 민생정치모임 등 50여 명의 전·현직 의원이 참여해 발족하는

(가칭)민주연대에 대해선 "의원에게 물어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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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28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초정 특강이 있었습니다. 외대 대학원과 UN이 함께 진행하는 HUFS-UPEACE Dual Degree Programme의 인권 강의를 맏고 있는 Todd Howland 교수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Todd 교수는 지난 92년, 김근태 이사장이 케네디 인권상을 수상할 당시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아래는 강연록 초고 전문입니다. 이후 질의 응답 내용은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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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지고도 기분이 괜찮을 수는 없다. 낙선 인사를 며칠 하고는 그 후 집에 틀어박혀 ‘방콕’을 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싫었다.

 

 

‘쇠고기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도 ‘김근태 홈페이지’에는 여러 사람들이 방문했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분들도 있었고 또 미국 쇠고기 수입을 막아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아직 피곤이 다 풀리지 않아서 그랬기도 했지만, 삐짐이 계속 돼서인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촛불집회는 오월 내내 계속되었다. 규모도 점점 커졌고, 중·고등학생 특히 여고생 여중생 유모차부대 등 여성들이 다수 참여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재미있게 느껴졌고.....

촛불소녀, “경제를 살린다는데, 우리 죽으면 무슨 소용?”이라는 말들이 주는 매력, 강렬한 호기심에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었다.

 

6월초부터 열심히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전율과 감동으로 다가왔다. “헌법 제1조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를 부를 때 가슴 속에 있던 어떤 서러움이 북받치는 듯 했다. 목 메임 때문에 노래를 따라 부를 수가 없었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의 철학인 시장 만능주의, 정책 그리고 인사, 정치 그 모든 것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유연한 여성들, 특히 “촛불소녀”로 이름 붙여진 이중적 소수자들이 이끌고 나온 대중 집회에 의해서 권력은 야유 받고 왜소화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무능하고 특권적인 “강부자”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다시 속절없이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뼈저린 반성을 했다고 하지만,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을 우리는 안다. 오히려 역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우리 모두 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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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dd Howland 교수가 김근태 이사장을 소개하는 모습


이후를 생각하면 답답해진다. 선거, 전국적인 선거가 곧 있다면, 시민들은 그 선거를 통해서 무서운 심판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국정 운영에 반영되거나 강제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선거는 없다. 2010년에야 지자제 선거가 있으니.....

 

 

문제의 심각함은 또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서 “아니다”하고 심판을 내린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정통야당인 민주당이 약간의 반사이득은 얻지만, 신뢰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다. 민주노동당은 아직 아니고.

또한 제도정치 전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의제제도, 오늘의 정당정치 제도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해답은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지 않다. 촛불집회가 근본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문제가 과연 무엇인지도 아직 제대로 드러나고 있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몇 가지를 적어보겠다.

우선 기존의 대의정치, 제도권정치, 정당정치에 대해서는 물론, 심지어 90년대의 사회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촛불집회는. 특히 시민 없는 시민운동, 후원자와 그들을 대리하고 대표하는 운동가들에 의해 주도되는 사회운동을 권력적이라고 보는 듯하다. 이런 사회운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이다.

 

이제 “거대담론은 사라졌고, 생활정치 즉 경제문제가 제일 중요하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그것은 협소한 인식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중심과 주변은 특정한 시간에는 특정하게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언제나 역전될 수 있다. 그것을 받아들여야, 우리의 미래가 열리게 된다는 것을 촛불집회를 통해서 우리는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여기에 ‘관용’과 ‘연대’가 강력하게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촛불소녀, 유모차 부대도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한국사회에서는 주변으로 배치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촛불집회 과정에서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그들이 직접 나서서 주체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82cook.com” “배운여자들”이 바로 그렇게 했다.

 

무엇보다 촛불집회는 재미가 있다. 심지어 물대포가 발사되는 그 현장에서 “온수! 온수!” “세탁비! 세탁비!”하는 외침에서 그리고 “명박산성”이라는 “이름붙이기”에 의해서 미래의 승패는 이미 판가름 나 버린 것이다.

 

예비군복을 입고 시위 대열에 참가하고 있던 한 남성이 대치선 맨 앞에 서 있던 어느 여성참여자에게 보호해주겠다면서 자리를 바꾸자고 하자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저 대신 선생님께서 고생하실 텐데. 그럴 수 없어요.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은 감동이었다.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이 거기 있었다. 우리에게 연대와 배려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말”이었다. 아니 그것은 “말씀”이었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감사하다. 부족한 내용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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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에 열중하는 모습, 강연 후 함께 점심식사를 한 학생들과 함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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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미FTA 협정문이 공개되었다.

여전히 감추는 것이 있을 수 있지만 더 이상 숨을 곳은 없다.

졸속협정이었는지 졸속비판이었는지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이틀 동안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한미FTA협정은 매우 실망스럽다.
나는 지난 3월 한미FTA 졸속협상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협상단과 정부가 워낙 자신 있어 하기에 어느 정도 그럴싸한 협상을 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왕 시작했으니 제발 그래주길 바랬다.

협상이 체결되던 날 정부관료들이 줄지어 서서 한미FTA를 자랑스러워하기에 제발 그럴 수 있는 근거가 있길 바랬다.

그러나 미국 TPA시한을 어기면 마치 지구의 종말이라도 올 듯이 난리를 치던 정부가

갑자기 그 시한을 연기하면서까지 체결한 한미FTA는 결국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실망을 거둘 수가 없다.

 

오늘 나는 매우 슬프고 화가 난다.
결과 공개로 드러난 협상력의 부족함 때문만이 아니다.

국민에게 정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년 동안에 단 한 번 사용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은 ‘세이프가드’ 문제에 대한 정부의 답변 태도는 특히 실망스럽다.

세이프가드를 업적으로 자랑할 땐 이런 조건 얘기를 안 하더니, 고의가 아니었다고, 사실은 우리에게 더 유리하다고 변명을 하고 있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더 이상 우리 협상팀을 믿기가 어렵다.
협상 중에는 별로 알려주지도 않고, 혹시 이러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면 알지도 못하면서 가만이나 있으라고 면박을 주었던 그들이었다.

더구나 협상과정의 문건들에 대해선 3년 동안 비밀로 하기로 했다고 한다.

협상전략의 노출을 꺼린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결과가 이런데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된다.

3년 후에도 오늘처럼 그들이 당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협상결과의 주권침해적 내용들은 더더욱 심각하다.
세간에서 우려했던 경제불평등 조약이라는 말이 연상될 정도이다.

한국경제시스템과 제도에 미국 영향력 행사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었다는 우려가 이곳저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기준을 갖지 못하고 왜 미국의 기준을 거의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툭하면 미국기준이 글로벌 기준이라고 우기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미국이 최강국이지만 미국이 세계는 아니다.

한국의 위상에 맞게 다른 나라 정도로만 해도 된다.

 

이번 한미FTA협정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의 협상력과 국력이 미국에 비해 얼마나 미약한 것인지,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밀주의에는 국익이 뿌리를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국가에서 비밀주의 외교협상과 통상협상은 불필요한 논란만 키울 뿐이다.

특히 국민경제 전체가 영향 받는 통상협상의 경우 그 준비 단계부터 철저하게 국민과 함께해야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왜 세계 최강의 통상국가인 미국에서조차 정부의 협상주도권이 한시적으로만 주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우리도 바꿔야한다.

정부의 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졸속비밀협상의 폐해와는 단절해야한다.

 

한미FTA는 개방과 쇄국의 문제가 아니다.
극단적 개방지상주의자, 개방올인파들은 일반국민과 온건한 개방주의자들을 때론 현혹하고 때론 모함하고 있다.

한미FTA를 주도하는 개방주의자들은 사실상 미국식 기준을 우리에게 강요한다.

 

그러나 한국은 한국의 기준을 만들어야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국가와 제대로 된 국민의 자세다.

 

 선택된 개방과 적절한 국가의 산업정책 대응을 통해 우리가 오늘 여기까지 왔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성공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여러분의 각성이 필요하다.
한국의 기준은 우리 국민 스스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2007년 5월 27일  
국회의원 김근태


 

     

[통합을 바라는 모든 분들께 드리는 글]

통합은 시대정신입니다.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역사와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한 필수입니다.

통합하면 승리했고, 갈라지면 패배했습니다.

 

87년 대통령선거에서 분열해서 패배했습니다.

민주진영의 분열로 우리 역사가 다시 후퇴해야 했습니다.

국민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97년에는 통합했고 승리했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요구와 지향을 담은 정치세력의 통합은 불완전하지만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어내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중산층과 서민, 그리고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지지자들의 준열한 요청에 정치권이 화답한 것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한 단계 전진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우리는 또다시 통합에 성공했습니다.

그 한가운데 노무현 후보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노무현 후보는 편협한 원칙과 가치에 매몰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원칙과 가치를 대중의 요구와 일치시키는 합리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정권재창출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반드시 통합하라는, 후보단일화하라는 지지층과 서민들의 요구에 화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은 감동이었고, 그 자체가 역사였습니다.

국민들은 원칙 있는 정치인 노무현, 그리고 국민들의 마음과 함께하는 노무현의 모습에 환호했고,

결국은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역사 속에서 통합은 시대정신임을 확인합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승리를 위해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의 전진을 위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과 정치세력은 대통합의 걸음을 함께 해야 합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요구에 기반한 강력한 정치통합으로 사회경제적 통합과 남북통합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아야 합니다.

통합은 양보할 수 없는 시대정신이자 평화개혁세력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역사적 사명입니다.

 

모든 세력의 통 큰 통합이 필요합니다.


지금 대통령께서도 통합을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워낙 많은 말씀을 하셔서, 그리고 그 주변에서 나오는 주장이 일관되지 않아 무엇이 진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제가 판단하기에는 우리들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은 대통령과 그 참모들에게는 약간 부차적인 문제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 분들은 우리당의 가치, 창당정신, 원칙 있는 통합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계승하라는 요구와 압박이 있습니다.

그것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통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행태를 노무현식 통합정치,

아니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원칙과 노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독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통합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누구누구는 안 된다고,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 어이가 없습니다.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에서 통합의 진정성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이 사람들 역시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그 참모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근태는 노무현 대통령과 일부 정치권의 편협한 통합관에 반대합니다.

이런 통합 자세로는 한 치도 나갈 수 없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요구를 따르는 통 큰 통합관으로 바꿔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양극화 극복, 민주주의의 확고한 진전 등의 가치에 동의하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세력은

통합하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요구에 철저히 복무하는 통합이어야 합니다.

그것만이 평화개혁세력의 대선승리를 보장할 수 있고, 역사와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킬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입니다.

 

그 시대적, 역사적 요구를 뒤로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에 안주하는 것은 범죄이고 죄악입니다.

역사와 국민의 준열한 심판만이 그들을 기다릴 것입니다.  

 

국민이 결정하는 후보만이 승리합니다.

청와대는 얼마 전에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당시의 연설문을 공개했습니다.

의도가 명확합니다.

 

하지만 따져봅시다.

그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 후보선출과정과 통합과정, 그리고 대선에 개입하셨나요?

그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 여권의 특정주자를 공격하셨나요?

 

그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일체 정치에 개입하지 않으셨습니다.

비교가 되는 자료를 비교해야 합니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고르는 과정이라는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공격에 고건 후보가 좌초되었고, 정운찬 총장이 그만두었습니다.

 

손학규 후보를 공격하였고, 정동영과 김근태 역시 공격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역사상 유래 없는 현직 대통령에 의한 여권후보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너무 명백해 보입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러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께서 지명하는 후보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합니다.

그래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가 독재정권이라고 비판했던 전두환 대통령조차도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자신을 밟고 가라며 스스로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는 몇몇 후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여권후보를 초토화 시키고 있습니다.

과연 상식적으로 옳은 일입니까? 

 

2002년 당시 아무런 각본과 정치공작, 외압 없이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국민후보 노무현이 승리했듯,

2007년에도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국민후보만이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자유로운 정치환경 속에서 국민의 역동성에 기반하여 후보가 되셨듯이

이제는 대통령께서 그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셔야 합니다.

 

큰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훈수만 말아주십시오.

 

통합을 염원하는 정치세력과 국민들이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비켜서 주십시오.

그 길이 통합과 관련해서 역사 속에 기여하는 길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국민의 손에 의해 직접 선택된 후보만이 한나라당 후보를 꺾을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20만명의 축소된 후보경선을 한다면 최소 100만, 200만이 참여하는 완전한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절대시간이 부족합니다.

 

통합은 자기희생과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양보하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2002년에도 김대중 대통령이 당적을 포기하고, 정치에 개입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는 결단을 해서 통합의 물꼬를 텄습니다.

그 결단을 기반으로 그 당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 역시 기득권을 버리고 정몽준 후보와의 통합에 나섰습니다.

 

지금은 그 결단을 다시 현실에서 구현해야 합니다.

우리당 역시 일체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통합의 한길에 나서야 합니다.

민주당 역시 정권창출을 염원한다면 작은 기득권에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대선까지 7개월이 남아있고, 아무리 넉넉하게 보아도 우리의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 시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절박하게 이야기 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실행하려면 4개월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5월안에 초보적인 성과를 내야하고, 6월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국민들에게 보여야 합니다.

차갑게 등을 돌리고 선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데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서둘러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통합의 몇 가지 원칙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세균 의장과 박상천 대표가 만났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누구누구는 배제한다거나, 어떤 세력은 빠져야 한다는 것은 통합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며,

작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욕심에 다름 아닙니다.

 

대통합의 첫 번째 원칙은 통합의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합의 정신은 수구기득권 세력인 한나라당의 집권을 반대하는 모든 정치세력,

모든 사람이 사소한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차이는 내부의 경쟁을 통해 해소하면 됩니다.

 

두 번째 원칙은 국민과 함께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권내 소수의 이해타산에 기반한 조정과 타협으로는, 대통합을 이룰 수도 없고, 이루어진다 해도 승리할 수 없습니다.

최근 오픈프라이머리의 의미를 애써 무시하고 정당안의 경선으로 안주하려는 일부의 움직임과

경선을 통하지 않고 편한 길을 가려는 흐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경고를 보냅니다. 

 

세 번째 원칙은 기존의 정치세력간 통합과 함께 평화개혁 진영을 대표해 온 시민사회, 종교계의 인사들이 주체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국민경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질서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미 (가칭)국민경선추진위원회 구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급히 (가칭)국민경선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들 간의 오픈프라이머리의 규칙과 시기 등을 합의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시민사회, 종교계 원로인사와 정치권의 신망 받는 분들이 나서주시면 속도가 붙을 것입니다.

국민경선추진위원회는 대선과 이후 대통합 신당 완성과정에서도 중대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5.18을 계기로 대선후보원탁회의를 시작하자는 지지자들의 여론에 부응해 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김근태의 길을 가겠습니다.

 

요즘 국민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집안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저도 속이 많이 시끄럽습니다.

 

국민여러분께 정중하게 양해를 구합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중산층과 서민의 곁으로 가기위한 저희들의 발버둥으로 이해해 주십시오.

 

아마 당분간 시끄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속도를 내서 정비된 모습으로 다시 국민여러분 앞에 서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민주주의와 통합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군사독재가 국민을 탄압하고 분열시킬 때 국민통합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습니다.

정치권에 입문해서도 오해를 받아가면서까지 통합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또 다시 그 전선에 섰습니다.

통합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앞에서는 통합을 얘기하고 뒤에서는 분열을 고착시키는 일체의 행위와 집단에 대해 싸우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상명령이라고 생각하고 통합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습니다. 

 

2007년 5월 13일  
국회의원 김근태



안녕하세요. 김근태입니다.

매주 일요일이면 짧은 편지글로나마 여러분을 찾아뵈었는데 이젠 일요일도 저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펜을 잡고자 하였으나 펜이 달아났습니다.

독배를 든 손이 떨리지 않고 결코 쏟아지지 않기를 바라는 노심초사의 심정이 절필의 배경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죄송합니다. 일요편지를 아끼고 기다리신 여러 벗들이 계셨는데

“왜 일요편지를 보내지 않는 겁니까?”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가슴에 담을 뿐 답신을 드리지 못한 제 마음도 편하질 못했습니다.

 

품바라는 말이 있습니다.

네이버가 이르기를, 민초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쌓였던 울분과 억울함이 한숨으로 뿜어져 나오는 한이 깃든 소리를 말한다고 합니다.

또한 품바란 가진 것 없고 텅 빈 상태인 허공(虛空), 도를 깨달은 상태에서의 겸허함을 의미한다고 하며,

또 한자의 '품(稟)'자에서 연유되어 '주다', '받다'의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품바에 함축된 의미는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진다'는 것이며,

타령이 처음 시작할 때와 끝날 때는 반드시 '품바'라는 소리를 내어 시작과 끝을 알렸다고 합니다.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政者正也)이라는 신념으로 정치를 해왔고 또한 정치는 품바와 같은 희망타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요편지를 통해 소통하고 가까워졌던 여러분과 함께 멀지 않은 시간에 다시금 품바의 희망편지를 나눌 시간을 기대해 봅니다.

잠시 기다려주실 수 있으시죠?

 

여러분이 올려주신 댓글을 훔쳐보듯 눈팅만 하다가 히죽 웃기도 하고 얼굴이 약간 붉어지기도 하는 김근태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지금껏 그렇게 소통해 왔지만 여러분과 가까이 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김근태를 GT라고 부릅니다.

저는 그 뜻을 Go Together! 함께 합시다! 라고 생각합니다.

 

2006.10.10
김근태


 


먼저, 정동영 의장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당원과 국민들이 자랑스러운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동영 의장께서 능력을 발휘해 다시 우리당 지지율을 1등으로 만들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저는 최고위원으로서 정동영 의장의 노선과 노력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당원의 선택은 자강이었습니다.

먼저 당의 중심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동영 의장을 선택했습니다.

당원의 뜻을 따르는 것은 당인의 의무입니다.

당원 여러분이 선택한 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에 당원동지 여러분에게 분에 넘치는 응원을 받았습니다.

제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박수를 보낸 주신 당원 동지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반드시 뜻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지난 한 달 반,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우리당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당원 동지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 지방선거 필승을 이룹시다.
열린우리당 만세! 자랑스러운 당원동지 여러분 만세!


2006.2.19
김근태

 


흐르는 배경 음악은 정지용의 시 "고향"에 채동선 오리지널 작곡을 조수미가 부른 노래입니다.
하지만 민족 분단으로 근 반세기 정지용의 시를 보고 듣고 읽는 것이 금지되는 동안
어용작가 이은상의 "기다림"으로 번안되어서 오늘날까지 불려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떠돌고 있는 정겨운 우리 노래 "고향"을 기억해 주세요 ~

 

(우리는 하나 제 2 부 30. 고향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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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4월, 방북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환영입니다.

 

지난번에 찾아뵈었을 때 ‘날이 풀리는 4월쯤 갈 생각’이라는 말씀과 함께 ‘열차로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 희망이 이뤄질 모양입니다.

이번엔 정부도 적극 협력할 방침이라니 두루두루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15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열차를 타고 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단순한 만남 이상입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버금가는 쾌거입니다.

남북교류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세계 만방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지난번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전당대회가 끝나고 모시고 함께 방북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소망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걱정이 있습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기가 무섭게 한나라당이 문제를 삼고 나섰습니다.

대변인이 나서서 ‘북풍’이라며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 대변인조차 ‘연기해 달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을 부러운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도 카터 대통령 같은 역할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기대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갖고 있는 국정운영 경험이나 정보 등은 소중한 국가자산입니다.

그래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을 통해 각별히 이분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 아닙니까?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해 전직 대통령들이 활발한 외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여기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익을 앞세워 대승적 판단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국민들이 따뜻한 4월, 그 어느 봄날을 상상하며 행복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6.2.12
김근태


 



요즘 많은 당원과 국민을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요약하면

“요즘 한나라당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아직 대한민국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겠다.

그럼, 과연 열린우리당은 자격이 있느냐?”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당이 위기에 빠진 원인을 분명히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저의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 당을 이끌고 온 분들은 스스로 당권파가 아니랍니다.

책임이 없답니다. 그렇다면 우리당에는 당권파가 없다는 말입니다.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말입니다.

동의할 수는 없지만 상대가 인정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할 수밖에요.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근태를 당권파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

책임있는 당권파가 돼서 당원과 함께하는 열린우리당을 만들겠습니다.

당을 이끌고 온 사람들의 잘못 때문에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당을 지켜온 우리의 영웅들과 함께

‘책임질 줄 아는’ 여당을 만들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원칙과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당원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그걸 밑천으로 당을 확실히 바꾸겠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분명히 책임을 지겠습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본질을 흐리지 않겠습니다.

갈 길을 분명히 제시하고, 분명히 평가받고, 분명히 책임지겠습니다.

2006.1.25
김근태

 



월요일 밤입니다. 일요일에 쓰는 편지를 또 월요일 밤에야 씁니다.

출마선언을 마치기가 무섭게 광주 전남을 다녀왔습니다.

묵었던 여관방이 편지 쓸 형편이 안됐습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길밖에 없다고 마음을 다잡고 떠난 길이지만 그래도 오늘밤은 좀 씁쓸합니다.

‘당이 이 지경이 됐는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더니 돌아오는 메아리가 참으로 격렬합니다.

저를 분열주의자로 낙인찍었습니다.

김근태를 조금만 알아도 그런 얘기를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저는 한평생을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싸운 사람입니다.

감히 말씀드리면 연대와 통합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그런데 분열주의자라니요?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 것입니까?

김근태는 한 번도 쉽고 편안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고난의 길을 가면서도 그것이 옳고 명분이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오늘까지 먼 길을 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 소신과 원칙을 굽힐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각오했던 일입니다.

길을 떠날 때부터 험한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담담하게 뚜벅뚜벅 앞으로 가겠습니다.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앞으로만 가겠습니다.

요즘 당원들을 만나면 힘이 납니다.

또렷한 눈길을 마주 보고 있으면 만화 주인공처럼 제 몸에 에너지가 차오릅니다.

 

절박해서 그런가 봅니다. 저도 그렇고, 당원들도 그렇고….

한자리에서 스물 댓 명 당원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꼭 눈이 맞는 한두 명이 있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다 알아줄 것 같은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에너지를 받아 하루하루 버텨냅니다.

길을 떠나 앞만 보고 왔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한걸음씩 앞으로 나가겠습니다.

 

흔들림 없이 앞만 보고 가겠습니다.

머잖아 산마루와 정상이 보이겠지요.

그때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앞으로 앞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역사적인 등정에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06.1.17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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