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무는 들녘 밤과 낮 그 사이로

하늘은 하늘 따라 펼쳐 널리고

이만치 떨어져 바라볼 그 사이로

바람은 갈댓잎을 살 불어가는데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 따라


해 저무는 들녘 하늘가 외딴 곳에

호롱불 밝히어둔 오두막 있어

노을 저 건너의 별들의 노랫소리

밤새도록 들리는 그곳에 가려네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 따라


노을 저 건너에 별들의 노랫소리

밤새도록 들리는 그곳에 가려네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 따라


해 저무는 들녘 밤과 낮 그 사이에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사이에

비켜가는 그 사이에 비켜가는 사이에

비켜가는 그 사이에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종이연 날리자 하늘 끝까지

내 손이 안 닿아도 구름 위까지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간밤에 어머니 돌아오지 않고

편지만 덩그마니 놓여 있는데

그 편지 들고서 옆집 가보니

아저씨 보시고 한숨만 쉬네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아저씨 말씀 못 미더워도

헬로 아저씨 따라갔다는데

친구도 없네 무얼 하고 놀까

철길 따라서 뛰어나 볼까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철길 저편에 무슨 소리인가

하늘나라 올라갈 나팔 소리인가

종이연 날리자 하늘 끝까지

내 손이 안 닿아도 구름 위까지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여러 갈래 길 누가 말하나

이 길뿐이라고

여러 갈래 길 누가 말하나

저 길뿐이라고


여러 갈래 길 가다 못 갈 길

뒤돌아 바라볼 길

여러 갈래 길 다시 걸어갈

한없이 머나먼 길


여러 갈래 길 다시 만날 길

죽기 전에라도

여러 갈래 길 다시 만날길









봄나들이 노랑나비 개나리밭에 날아든다

눈꽃송이 하얀나비 배추꽃잎에 날아든다

아-왜 날아가는 걸까 메마른 들판을 지나

꽃샘바람 무서워 개인 하늘을 날아간다


얼룩무늬 호랑나비 포도넝쿨에 날아든다

먹구름빛 굴뚝나비 백합꽃잎에 날아든다

음-왜 날아오는 걸까 눅눅한 이 처마 밑에

저 산 넘어 먹구름이 소나기 몰고 온단다

음-개인 하늘을 날아간다









새벽에 일어나 어두컴컴한 길을 걸어가보세 흠-

구둣방 할아범 벌써 일어나 일판 벌여 놓았네 흠-


밤새 하늘에선 별들이 잔치 벌였나

어느 초라한 길목엔 버려진 달빛 고였나

희뿌연 바람이 해진 옷 새로 스며들어 오는데 흠-


해말간 새벽길 맨발로 걸어 가봐도 좋겠네 흠-

두부장수 종소리 깔린 어둠을 몰아가듯 울리네 흠-


밤새 하늘에선 별들이 잔치 벌였나

어느 초라한 길목엔 버려진 달빛 고였나

희뿌연 바람이 해진 옷 새로 스며들어 오는데 흠-









먼 길 가는 친구여 이 노래 들어요

나 가진 것 하나 없어 이 노래 드려요


언제나 또다시 만나게 될런지

잘 가시오 친구여 부디 안녕히

언제나 또다시 만나게 될런지

잘 가시오 친구여 부디 안녕히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오

그 깊은 바다 속에 고요히 잠기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눈앞에 떠오는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 바퀴가 대답하려나


눈앞에 보이는 수많은 모습들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하면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 어디 있겠소


눈앞에 떠오는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 바퀴가 대답하려나








꽃밭 속에 꽃들이 한 송이도 없네

오늘이 그날일까

그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싸움터엔 죄인이 한 사람도 없네

오늘이 그날일까

그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마음 속에 그 님이 돌아오질 않네

오늘이 그날일까

그날이 언제일까

해가 지는 날 별이 지는 날

지고 다시 오르지 않는 날이









어두운 비 내려오면

처마 밑에 하나이 울고 서 있네

그 맑은 두 눈에 빗물 고이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세찬 바람 불어오면

벌판에 하나이 달려가네

그 더운 가슴에 바람 안으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새하얀 눈 내려오면 

산 위에 하나이 우뚝 서 있네

그 고운 마음에 노래 울리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그이는 아름다운 사람이어라










간밤에 바람은 말을 하였고

고궁의 탑도 말을 하였고

할미의 패인 눈도 말을 했으나


말 같지 않은 말에 지친 내 귀가

말들을 모두 잊어 듣지 못했네


여인의 손길은 말을 하였고

거리의 거지도 말을 하였고

죄수의 푸른 옷도 말을 했으나


말 같지 않은 말에 지친 내 귀가

말들을 모두 잊어 듣지 못했네


잘리운 가로수는 말을 하였고

무너진 돌담도 말을 하였고

빼앗긴 시인도 말을 했으나


말 같지 않은 말에 지친 내 귀가

말들을 모두 잊어 듣지 못했네

말들을 모두 잊어 듣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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