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가로등 아래 나 혼자서 서 있는데

웬 사람이 다가와 눈짓으로 내게 묻기를

오고 가는 사람 중에 누구인가 찾으려는 거요

아니오 아무도 찾아볼 이 하나 없소






내 머리 속으로 차돌멩이로

슬픈 노래 부르지 마라

외로움에 한꺼풀 더 씌우려는구나

산산이 부서져라

차돌 이내몸 깨뜨리고

깨진 듯이 외쳐라


때리고 매맞고 돈까지 받고

이 내 육신 움직여봐도

이 세상에 태어난 것 까닭 모르겠네

산산이 부서져라

차돌 이내몸 깨뜨리고

깨진 듯이 외쳐라


싸움이 싸움이 몹쓸 싸움이

허망하다 말하지 마라

한 사람이 죽자고만 태어난 것 같다 

산산이 부서져라

차돌 이내몸 깨뜨리고

깨진 듯이 외쳐라

차돌 이내몸 깨뜨리고

깨진 듯이 외쳐라



















음-음-우-우-

하얀눈 내려와 온 땅 위를 뒤덮어다오

내 갈 길 어딘지 알아나 보자

별빛도 사라져 좁은 길을 어둡혀도

내 갈 길 어딘지 살펴나 보자

밝음이여 어둠이여


음-음-우-우-

한없는 넓음도 높고 깊고 쭉 뻗음도

내린 눈 속에 사라졌구려

환하던 모습도 일그러진 얼굴도

깔린 어둠 속에 사라졌구려

어둠이여 밝음이여


음-음-우-우-









내 마음에 흐른 시냇물 미움의 골짜기로

물살을 가르는 물고기 떼 물 위로 차오르네

냇물은 흐르네 철망을 헤집고

싱그런 꿈들을 품에 안고 흘러 굽이쳐 가네


저 건너 들에 핀 풀꽃들 꽃내음도 향긋해

거기 서 있는 그대 숨소리 들리는 듯도 해

이렇게 가까이에 이렇게 나뉘어서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쳐다만 보네

이렇게 가까이에 이렇게 나뉘어서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쳐다만 보네


빗방울이 떨어지려나 들어봐 저 소리 

아이들이 울고 서 있어 먹구름도 몰려와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자 총을 내려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저 위를 좀 봐 하늘을 나는 새 철조망 너머로

꽁지 끝을 따라 무지개 네 마음이 오는 길

새들은 날으게 냇물도 흐르게

풀벌레 오가고 바람은 흐르고 마음도 흐르게

자 총으 ㄹ내려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으 ㄹ걷어버려요

자 총으 ㄹ내려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거덩버려요

녹슬은 철망으 ㄹ거두고 마음껏 흘러서 가게








내 고향 가는 길 뜨거운 남도 길

저편 둑 위로 기차는 가고

노중에 만난 사람 날 보더니만

나 걸어 내려온 길 되걸어가네

에라! 낯선 꽃 화사하게 피어 있건만

칡뿌리 여기저리 널리어 있어

화사한 꽃들일랑 뽑아버리고

칡뿌리 질겅질겅 씹어나 뱉어보세


내 고향 가는 길 매서운 북녘 길

찬바람 마른 가지에 윙윙거리고

길가에 푹 패인 구덩이 속엔

낙엽이 엉긴 채 살얼음 얼었네

에라! 눈보라 내 눈 위에 녹아 흐른










해 저무는 들녘 밤과 낮 그 사이로

하늘은 하늘 따라 펼쳐 널리고

이만치 떨어져 바라볼 그 사이로

바람은 갈댓잎을 살 불어가는데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 따라


해 저무는 들녘 하늘가 외딴 곳에

호롱불 밝히어둔 오두막 있어

노을 저 건너의 별들의 노랫소리

밤새도록 들리는 그곳에 가려네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 따라


노을 저 건너에 별들의 노랫소리

밤새도록 들리는 그곳에 가려네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 따라


해 저무는 들녘 밤과 낮 그 사이에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사이에

비켜가는 그 사이에 비켜가는 사이에

비켜가는 그 사이에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종이연 날리자 하늘 끝까지

내 손이 안 닿아도 구름 위까지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간밤에 어머니 돌아오지 않고

편지만 덩그마니 놓여 있는데

그 편지 들고서 옆집 가보니

아저씨 보시고 한숨만 쉬네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아저씨 말씀 못 미더워도

헬로 아저씨 따라갔다는데

친구도 없네 무얼 하고 놀까

철길 따라서 뛰어나 볼까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철길 저편에 무슨 소리인가

하늘나라 올라갈 나팔 소리인가

종이연 날리자 하늘 끝까지

내 손이 안 닿아도 구름 위까지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여러 갈래 길 누가 말하나

이 길뿐이라고

여러 갈래 길 누가 말하나

저 길뿐이라고


여러 갈래 길 가다 못 갈 길

뒤돌아 바라볼 길

여러 갈래 길 다시 걸어갈

한없이 머나먼 길


여러 갈래 길 다시 만날 길

죽기 전에라도

여러 갈래 길 다시 만날길









봄나들이 노랑나비 개나리밭에 날아든다

눈꽃송이 하얀나비 배추꽃잎에 날아든다

아-왜 날아가는 걸까 메마른 들판을 지나

꽃샘바람 무서워 개인 하늘을 날아간다


얼룩무늬 호랑나비 포도넝쿨에 날아든다

먹구름빛 굴뚝나비 백합꽃잎에 날아든다

음-왜 날아오는 걸까 눅눅한 이 처마 밑에

저 산 넘어 먹구름이 소나기 몰고 온단다

음-개인 하늘을 날아간다









새벽에 일어나 어두컴컴한 길을 걸어가보세 흠-

구둣방 할아범 벌써 일어나 일판 벌여 놓았네 흠-


밤새 하늘에선 별들이 잔치 벌였나

어느 초라한 길목엔 버려진 달빛 고였나

희뿌연 바람이 해진 옷 새로 스며들어 오는데 흠-


해말간 새벽길 맨발로 걸어 가봐도 좋겠네 흠-

두부장수 종소리 깔린 어둠을 몰아가듯 울리네 흠-


밤새 하늘에선 별들이 잔치 벌였나

어느 초라한 길목엔 버려진 달빛 고였나

희뿌연 바람이 해진 옷 새로 스며들어 오는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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