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부파일을 다운받아서 압축을 풀고 gif_변환 파일을 실행한다



위와같이 나타나지 않으면 내컴퓨터 - C - Profram Files - MagicSwf2Gif 폴더를 찾아 들어간다



이제 Add Files 버튼을 눌러서 변환할 swf 파일을 불러온다.



예를들어 백조가족이란 스위시 소스파일을 불러온다.



왼쪽창에 이름이 나오고 오른쪽창에 영상이 나타난다.



이제 변환하기 위해서 왼쪽창에 이름을 누르고, 아래쪽에서 컨버터 버튼 클릭!



그러면 변환창이 나타나고 타임이 막 지나간다. 많은 시간을 두면 용량이 커지므로 적당한 선에서 Cancel 버튼을 눌러 스톱시킨다.



이렇게 하면 끝. 저장 파일을 클릭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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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을 다운받아서 압축을 풀고 gif_변환 파일을 실행한다



위와같이 나타나지 않으면 내컴퓨터 - C - Profram Files - MagicSwf2Gif 폴더를 찾아 들어간다



이제 dd files 버튼을 눌러서 변환할 swf 파일을 불러온다.



예를들어 백조가족이란 스위시 소스파일을 불러온다.



왼쪽창에 이름이 나오고 오른쪽창에 영상이 나타난다.



이제 변환하기 위해서 왼쪽창에 이름을 누르고, 아래쪽에서 컨버터 버튼 클릭!



그러면 변환창이 나타나고 타임이 막 지나간다. 많은 시간을 두면 용량이 커지므로 적당한 선에서 Cancel 버튼을 눌러 스톱시킨다.



Gif로 변환한 파일을 저장할 폴더 정하기 위해서 옵션버튼을 누르고

아래 그림처럼 내문서에 폴더를 하나 만들어 저장 위치를 지정해 주고 저장한다.



이렇게 하면 끝. 저장 파일을 클릭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된다.

MagicSwf2Gif.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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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Pcap은 코덱 역할을 하기 때문에 WinPcap을 먼저 깔고 VOD Recorder를 설치해야 한다.

VOD Recorder는 파일 및 주소로 녹화


WinPcap_3_0_a4.exe
0.37MB
vodrecordersetup20.exe
1.35MB
WinPcap.jpg
0.04MB


02.jpg
0.14MB
swfdecompiler소스분석기.zip
1.6MB
01.jpg
0.12MB
 


 

    환경관리공단을 떠나며 3년 여 동안이라는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공직생활의 임기를 마치고 이제 정든 공단을 떠납니다. 돌이켜 보면 처음부터 무모하게 받아든 직분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저로서는 환경 전문기술 분야에 문외한이었을 뿐만 아니라 공직 생활도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처럼 생소한 저와 함께 임직을 원만하게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 준 감사실 직원들께 이 자리를 빌어 우선 먼저 깊은 신뢰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더불어서 처실장 님과 팀장 님들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 그리고 이사장 님을 비롯한 임원 님들께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저는 평소에 우리 사회가 보다 정의롭고 민주적이며 평등한 가치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살아 왔습니다. 제가 취임했을 적엔 감사라는 직분에 우선적으로 적응함은 물론이고 전문성을 배우고 익혀서 남들 못지않은 업적을 남기거나 능력을 발휘해 보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마는 그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공공기관이 취해야 할 자세와 역할을 새기고 직원 여러분과 호흡을 함께 하면서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도록 자세를 가다듬어 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직분을 마치는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까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채 열정을 다 쏟지 못하고 정성도 부족했던 것들이 참으로 아쉽고 미흡하게 남아 있습니다. 저는 우리 공단을 일터로 삼아서 섬겨 온 경험을 잊지 못할 겁니다. 전국 방방곡곡에 걸쳐 오지 중에 오지에 산재해 있는 환경시설공사 현장에서 묵묵하게 일하는 직원 여러분과 한나절 하룻밤이나마 함께 했던 일들... 가정과 친인척 주변 관리는 돌볼 겨를없이 오로지 공단 업무와 자기관리에 온몸을 내던져 헌신하는 모습들... 이런 임직원 여러분과의 만남은 제게 매우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때로는 전문성을 비롯해서 여러모로 미흡한 처신 때문에 불편하고 불안해 했을 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그러이 보아주시고 음으로 양으로 격려를 주신 분들께 이 시간을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다시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쉽고 미흡한 흔적을 남기고 임기를 마치는 마당에서 저는 여러분께 감히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정치사회적으로 암울한 시기였던 70년 ~ 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그야말로 생명과 재산을 바치고 온 몸을 내던져 저항한 일들로 말미암아 미처 이룰 수 없었습니다마는 여러분은 이제 맡은 바 직분은 물론이거니와 기술과 전문성을 한껏 키워 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발전하는 만큼 우리 공단도 발전합니다. 여러분이 가진 기술과 전문성이 성장하는 만큼 우리 국가도, 국민도 그만큼 커집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역량이 커져야 우리 공단도, 국가도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보다 더 지혜롭고 소신있고 헌신적인 환경관리공단인이 되도록 노력해 주십시요. 그래야만이 여러분 자신에게 뿐만아니라 우리 공단에도 마침내는 국가와 우리 민족에도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로 오신 정선순 감사님은 저와 함께 30여 년 동안 이 땅의 민주화와 민족통일운동 그리고 노동운동의 선봉에 서서 헌신해 오신 분입니다. 아마도 제가 부족하고 소홀해서 아쉬움과 미련으로 남겨 둔 일들을 잘 해결해 나가실 분이라 믿어서 든든하고 홀가분하게 떠납니다마는 여러분께서 제게 가져 주셨던 것보다 더 큰 관심과 격려 그리고 배려와 안내를 신임 정선순 감사님께 베풀어 주시기를 각별하게 부탁드립니다. 우리 환경관리공단 여러분과 함께 했던 지난 3 년 여 동안이야말로 제게는 참으로 뜻 깊고 자랑스런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이 계속 섬기실 우리 공단과 가정과 주변 두루두루에 건강과 평화 그리고 발전과 희망이 늘 함께하시길 빌어마지않습니다. 감사합니다 ~ ~ 2007년 8월 최민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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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 그리고 명상에 대한 소고(少考)

 

 

 1. 요가 수행

 

나는 70 ~ 80 년대 여섯차례에 걸쳐
유치장과 교도소에서 수형생활을 한 바 있다.

 

그때마다 갑자기 뒤바뀌어버린 환경,
불안과 두려움의 나락으로 떨어진 엄청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나는 곧바로 요가를 시작했다.

 

기상나팔 소리와 함께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요가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에 두 시간 여 그리고 저녁에는 취침 전까지 세 시간 여 동안
요가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했다. 

 

그러니까 1974 년 내가 요가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는 마땅한 요가책이 나와 있지 않아서
나는 일본에서 출판된 책을 교본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해방 후 반일 교육의 영향으로
일본어를 제 2 외국어 선택 과목에서도 배제하고 있을 때여서
요가책의 내용을 터득하기 위해 나는 일본어를 독학으로 공부해야 했다.

 

특히 생체학에 관련된 용어들이 많아 애를 먹었다.
덕분에 일본어는 신문을 대충 이해할만할 정도로 배우게 되었지만...

 

요가 중의 요가 모든 체위 동작 중의 왕이라고 하는 물구나무서기를
나는 딱딱한 마루바닥에서 머리를 대고 얼마든지 오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요가의 이론과 실습을
내가 구속되어 있던 기간을 통산하면 5 년 여 동안 전공한 셈이다.
 
요가에서는 변화와 균형과 안정을 3 대 원칙으로 삼고 있다.
즉 변화를 꾀하고 균형을 유지하면서 안정되게 생활하는 것이다.
이렇듯 요가에서는 사물에 집착하지 않고 변화를 중시한다.


사람의 몸일 경우에는 먹은 것을 배설하는 흐름이 곧 변화다.

정지해서는 안 된다.
버릇이나 습관은 변화가 아니라 정지다.

 

계절이 변하듯 자연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인간의 감정도 싫건 좋건 변한다.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 환경도 항상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균형은 어는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부분적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몸에서 긴장과 이완, 좌측과 우측,
산성과 알칼리성의 균형을 요가에서는 매우 중요시한다.

 

요가 수행의 대부분은 치우침을 수정하고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안정은 불안하거나 방황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걸맞는 것을 말한다.

내가 나다운 생활을 하고 있을 때가 바로 안정이다.


음식에서 다른 사람에게 영양식이 된다고 자기에게도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없다.

체조와 훈련에 있어서도 자기 신체에 맞지 않는 것은 무리이며
부질없고 불안정한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자기 자신에게 알맞은 것인가 하는 것은
훈련하면서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와 균형과 안정을 3 대 원칙으로 해서
요가는 몸을 통일하고 마음을 통일하며
몸과 마음을 조화시키는 호흡식을 결론으로 삼는다.

 

요가라고 하면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불상처럼 앉아 있거나 온 몸을 곡예사처럼 꼬고 있는 자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체위 훈련은 모두
몸과 마음과 호흡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이요 수단이다.

 

앉음새가 바르지 못하면 허리가 아프다.
요가에서는 바르지 못한 앉음새를 바로 잡는다.

 

비정상적인 식생활은 병의 원인이 된다.
요가에서는 비정상적인 식생활을 바로 잡는다.

또한 바르지 못한 행동을 고친다.

 

눈에 보이는 신체 활동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활동,
의식할 수 있는 자신과 무의식적인 자신의 활동,
이 모든 것을 조화하고 통일해서 자유로운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요가 수행의 목표이다.


 

2. 단전과 호흡

 

사람의 몸은 근육과 뼈와 내장으로 구성된다.
이 세 부분의 관계가 원활하면 바른 자세 바른 동작이 된다.

 

협력 방식에 이상이 있으면 이상한 동작이 유발된다.
이 세 부분의 협력은 각자의 특질을 살려 나갈 때 안정을 취한다.
즉 근육은 부드럽고 뼈는 단단하며 내장은 신축성을 마음껏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근육에는 이완되는 것과 수축되는 것이 있는데
각자의 활동이 강할수록 유연성이 풍부해진다.

 

따라서 근육을 이완시키고 수축시키는 자극이 필요하다.
하지만 근육에는 수축되는 자극이 많으므로
보통 동작에서는 이완시키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바른 동작 바른 자세를 가지려면 단전의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단전이란 역학으로나 생리학으로나 몸의 중심점이 되는 곳이다.

 

요추와 항문과 배꼽을 연결한 삼각형의 중심이 단전이다.
그러니까 배꼽 밑으로 5 cm 쯤의 안쪽에 위치해 있다.

 

생리학적으로 말하면 단전은 자율신경과 체액의 균형을 이루는 중심이 된다.
이 단전에만 힘을 넣고 딴 곳에서는 힘을 빼야 한다.

이런 상태가 될 때 심신의 능력이 최고로 발휘된다.


단전의 활동을 강화하려면 상반신의 힘을 빼고
하반신에 힘이 모이도록 하면서 항문을 오무린다.

 

가슴을 펴고 엄지발가락과 오금에 힘을 준다. 

어깨와 목, 손에서는 힘을 뺀다.
목의 근육을 반듯하게 하고 깊숙히 호흡한다.

 

사람이 죽으면 항문이 열린다.
항문이 오무라져 있는지 아닌지를 보고 생사를 구분하기도 한다.

 

물에 빠져 생사지경에 처했을 때 항문을 오무리고 있으면 구조되는 수도 있다.
항문을 오무리면 몸의 안정력이 높아 진다.

 

인간은 먹지 않고 물만 마셔도 50 일이고 60 일이고 살 수 있지만 호
흡은 단 5 분만 멈추면 죽는다.

그러므로 호흡은 인간의 생명 그 자체다.

요가에서는 호흡을 매우 중요시한다.


단전호흡은 요가의 근본이다.
모든 체위 동작도 호흡과 연결하고 일치해야 한다.

 

사람의 피부는 외부의 공격 즉 벌레에 물린다거나 접촉에 의해서 상처가 생기면
긁기도 하고 씻기도 하면서 스스로 조절할 수가 있지만
뼈와 근육과 장기 등은 요가의 호흡과 체위 훈련을 통해서라야 조절할 수 있다.

 


3. 명상과 정신 통일

 

요가 수행의 진수는 명상이다.
명상의 의미는 넓고 깊고 높고 거룩하게 느끼고 생각하며 진실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회생활 가운데서건 사이버상에서건
어떤 사람과 우연히 만났다고 하자.

 

일반적으로는 단지 그 때, 그 곳에서,
그 사람과 만났다는 느낌과 생각을 가지게 될 뿐이지만
명상을 통해서는 우주 만물 가운데 이 지구상에서,
한반도에서, 멀리 조상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관련이 없거나 아무리 사소한 인연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 없다면
도저히 만날 수 없을 것이라 여긴다.

 

이를테면 상대방이나 나 자신이나 선조 대대로 내려오면서
어느 조상 한 분이 원해서건 아니건 다른 분과 혼인했더라면
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러므로 그 때, 그 곳에서, 그 사람을 만날 수도 없을 것이란 얘기다.

 

우주 만물... 지구상의 시간과 공간...
모든 환경이 한치도 틀림없이 일치하고
빈틈없는 질서로 선택되어서라야 비로소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란 의미다.
 
명상은 요가의 근본 훈련이요
요가는 바로 명상 행법을 위하고 명상을 뜻하는 말이다.

 

명상은 주의 집중과 의식 집중 훈련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의와 의식 집중을 위해서는 여유가 있고 편안할 것과 호흡이 고르고 깊을 것
그리고 마음이 하나로 통일되기 쉬운 상태일 것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져 있을 때 감각이나 사고 활동이 강해 진다.


이를테면 사람이 드러누어서 마음이 느긋하고 편안할 때는
주위에 조그마한 소리도 크게 들린다.

 

감동한다든지 놀란다든지 흥미로운 사건을 접한다든지 절박한 상황 등등에서는
자연히 마음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게 된다

.
따라서 그런 조건을 의식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방법이다.

주의 집중법은 몸을 통한 통일 훈련법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뭔가 한가지 소리에 매달려 그 소리에 집중한다.
 
나는 감옥에서 명상에 들어 갈 때 어떤 날은 풀벌레 소리에,
어떤 날은 하수구로 흐르는 물소리에,
어떤 날은 빗소리에 바람소리에 매달려 집중하곤 했다.

 

단전 호흡을 하면서 한 소리만 집중해서 듣고 있으면
그 소리의 리듬과 음색과 변화의 흐름이 느껴지곤 한다.

 

처음에는 소리를 붙잡고 소리에 매달리면서 집중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무의식의 세계 명상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요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음(音),
즉 소리에 집중하는 방법이 있다.

때로는 스스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스스로 소리를 낼 때 숨을 오래 내쉴 수 있는 한 길게 내쉰다.

처음에는 가만히 소리를 내고 이 소리에 집중하지만
나중에는 소리를 멈추어도 마음 속에서 계속 소리를 내게 되고
그 소리에 따라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

 

요가에서 소리로 주의 집중하는 방법을 근거로
불가에서는 '음 ~ ~ ~' 하는 수행법이 있다.

 

의식 집중법은 마음을 통한 훈련법이다.
여기서는 추상적인 관념에 집중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이를테면 '나는 누구인가?' '무(無)란 무엇인가?'
'명상이란 무엇인가?' 등등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문제에 생각을 집중한다.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생각에 생각을 집중함으로써
생각하는 일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서 긴장과 이완이 가장 균형잡힌 상태가 곧
가장 안정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4. 선정과 무심

 

명상 훈련에는 몇 가지 수행법이 있다.
그 중 선정행법에는 눈을 감고 하는 경우와 실눈을 뜨고 하는 경우,
눈을 크게 뜨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주로 눈을 감고 수행했다.

 

좌선하고 턱을 끌어 당긴 상태에서 단전 호흡을 하고
조용히 눈을 감은 다음 눈알을 양쪽으로 끌어 모은다.

그리고는 머리털이 머리 위로 힘껏 뻗쳐 올라가는 기분이 되게 한다.

 
즉 자기 머리 꼭대기로 하늘을 떠받치는 기분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슴을 좌우로 넓게 벌려서 위로 치켜 올리고
허리를 앞으로 내밀듯이 하면서 뻗쳐 준다.

 

이렇게 하면 자연히 단전에 힘이 집중되고 항문이 조여 진다.
등뼈가 펴지고 동시에 힘이 집중되면서 가슴에서 위의 힘이 빠져 나간다.

 

단전이 모든 균형의 통일점이므로 여기에 집중되는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몸의 안정력이 높아 지고 뇌의 안정도 높아 진다.

 

이렇게 해서 몸의 수행이 그대로 마음의 수양으로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힘이 빠지면서 무심의 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무심(無心)이란 이것에나 저것에나 구애받지 않는 상태...
즉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은 상태에서 사물을 대하는 마음이다.

 

이 무심의 상태를 자연의 마음이라고 하는데
요가에서는 이 마음의 상태를 바른 마음이라고 본다.

 

우리는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으로 에고(ego) 즉 자기 중심, 자기 본위로 되기 쉬운데
요가에서는 이 에고가 악을 만드는 근본이라고 본다.

 

무심은 자기 마음을 버리는 훈련이다.
무심에 이르기 위해 무조건 남에게 봉사하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조건이 붙은 마음을 사욕이라고 한다.
이 사욕에서 불평, 불만, 분노, 저주, 증오 같은 것이 생기고
무리한 생각도 생기므로 사욕에서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다고 본다.

 

조건을 붙이지 않고 집착하지 않은 마음이 무심이다.
이처럼 평화롭고 안정된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마음이 가장 활발해 지는 것이다.

 


5. 무심을 넘어 기쁨으로

 

명상에는 이밖에도 삼매와 불성계발, 법열 행법 등이 있다.
삼매(三昧)란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즉 자기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이 한마음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대립이나 갈등,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나'와 '너'가 함께 살고 서로 살리는 세계다.

 

이를테면 인생을 오랜 세월 함께 동거동락하며 살아 온 할머니 할아버지...
행복한 부부 관계가 곧 삼매의 관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어쩌면 본질적으로 갖게 되는 긴장과 경계,
갈등을 넘어서서 몸과 마음을 일치할 수 있는 상태가 곧 삼매의 경지다.

 

하지만 모든 인간 세계를 대상으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할 수 있을 때
이 삼매가 자기 마음에 실현되는 것이고
모든 이들의 마음을 바르게 받아들일 때
'사랑'도 이루어 지는 것이다.

 

'나'와 '너'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서로 그럴 때 삼매의 세계,
기독교에서 말하는 참된 사랑의 세상이 이루어 지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일의 상태가 그대로 자기의 마음으로 될 때
비로소 진실한 일이 되고 일하는 기쁨도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곧 깨달음이고 불성(佛性)이다.

 

불성이란 사람에게만 특별하게 선택해서 부여된 특성이라고 요가에서는 말한다.
불성은 변화하고 진화하는 원동력이고 사물을 성화(聖化)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비단 요가나 불교에서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원리와도 일치할 수 있겠는데
마음을 성화함으로써 인격자가 될 수 있고 석가의 마음, 예수의 마음이 됨으로써
참다운 감사와 기쁨이 생기고 예배하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알기 쉽게 풀면 물이 물이라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목마른 짐승도 그 본질을 알 수 있다.

 

이 물을 자연이랄지 신의 사랑이랄지 하느님의 은혜로 받아들이는
'거룩한 마음'이 곧 요가에서 말하는 불성이다.

 

이와같은 '거룩한 마음'에서 바른 사고와 행동 방식이 나오고
올바른 해결 방법이 나오는 것이다.

 

진실을 알고 감사하게 예배하는 '거룩한 마음'이 되었을 때
비로소 참된 기쁨 즉 법열(法悅)이 생긴다.

명상에서는 이 법열의 경지 즉 기쁨의 경지를 최고 목표로 한다.


요가에서는 '내 안에 신이 있다. 그 신을 보는 것이 깨달음이다' 라고 가르치고 있다.

깨달음을 얻고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신 즉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 때
비로소 참된 기쁨 즉 법열을 맛볼 수 있다.

 

이 기쁨의 경지, 법열 즉 니르바나(nirvana)의 경지가
요가의 가르침이요 목표이며 참 모습인 것이다.

 

다시금 풀어 보면 삼매의 단계는 흔히 독서삼매에 빠진다는 말처럼
글쓴이의 마음과 정신 세계가 읽는 이의 마음과 정신 세계와
하나되고 통일되는 경지를 일컫는다.

 

철학적으로 풀면 어머니가 자식을 대하듯
아무런 조건없이 어머니의 마음을 자식의 마음으로 하나되게 하고 통일되게 하는
'아가페적 사랑'과 통한다.

 

여기에서 어머니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도 자식을 대하듯이 하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도 서로에게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삼매의 세계가 완성되는 것이고 기독교적 사랑의 세계가 실현되는 것이다.

 

불성계발은 어머니가 지금 이 세상에는 없지만
자식이 어쩌면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보다도 더 이 세상 모든 것을
어머니에 대한 감사와 사랑으로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는 '거룩한 마음'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듯 모든 것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보고
하느님의 성령이 역사하심을 보는 것이다.

하느님의 은혜로 받아들이고 섬기는 것이다.


마지막 법열의 단계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나라 즉  천국의 세계다.

 


6. 변화와 혁신에 대한 소고

 

70 ~ 80 년대 시국사건으로 구속되어 감옥에서 생활했던 분들이 대개가 그러했던 것처럼
나 역시 이밖에도 책을 읽고 공부하는데 몰두했다.

 

외국어를 연마하고 역사와 문학, 신학 등을 공부하면서 하루하루를 채웠다.
특별히 오랜 시간에 걸쳐 정독을 필요로 하는 저작들을 공부하기에는
오히려 더없이 좋은 환경이기도 했다.

 

갑자기 뒤바뀌어버린 환경,
서 있어도 한 방, 앉아 있어도 한 방, 누어 있어도 한 방에 가득찬다는
0.7 평짜리 독방에 갇혀서 절망과 불안으로 나날을 보낼 수는 결코 없었다. 

 

두려움을 이겨내면 새 삶을 얻을 수 있다.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과 경계심을 버리고 변화를 꾀하다보면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볼 수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물론이거니와 인류사회 전체가
가히 폭발적이라하리만큼 큰 폭으로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변화는 이제 일상적인 생활이 되고 있다.
변화는 곧 삶이다.


변화하지 않고 정체되는 것은 곧 죽음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 변화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요가 수행의 목표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변화해야지만이 바르지 못한 행동을 고치고
눈에 보이는 신체 활동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활동,
의식할 수 있는 자신과 무의식적인 자신의 활동,
이 모든 것을 조화하고 통일해서 자유로운 경지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활기찬 마음으로 희망찬 마음으로 변화를 즐기고 만끽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몸에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고쳐야 할 바르지 못한 버릇이나 습관이 있듯이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도 장애 요인이 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무관심과 저항이다.

 

따라서 저항의 원인과 내용을 충분히 깨닫고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때
그런만큼 실패를 방지하고 성공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환경관리공단의 경우
나름대로 변화와 혁신에 대한 무관심과 저항의 내용을 파악해 본 바로는
우선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고 잘 모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나 역시 임직원과 함께 참여해서 강의도 듣고 심도있는 토론도 하곤 했지만
솔직한 고백을 하자면 어렵고 추상적인 전문 용어나 외래어를 사용하면서
강의하고 설명할 때는 듣고 나서 명쾌하고 알기 쉽게 정리되지를 않고
오히려 더욱 이해하기가 어려워 오리무중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다음은 우리 공단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변화와 혁신으로 인해서 개인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오는지를
분명하게 확신하지 못할 때 저항하게 된다.

 

특히 현재의 상태에 만족해서 안주하려고 하는 직원들은
변화에 따른 기득권의 상실을 우려해서 매우 배타적으로 저항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처실별 부팀별 사이의 경쟁과 이해 득실,
갈등 등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저항도 있다.

 

이런 경우 양쪽의 힘겨루기와 무사안일, 보신주의 등으로 말미암아
현장에서 업무에 큰 차질을 빗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 공단의 경우 건설 현장을 예로들면
현장에서는 안전사고와 품질, 공기 단축 등 고유 업무에 집중하기도 벅찬데
지원 업무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재정이 낭비되고
공기가 지연되는 등으로 고객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신뢰를 잃는 경우가 없지 않다.
 
위에서 대강 살펴본 것 외에도 변화와 혁신에 대한 무관심과 저항 요소는
우리 공단 임직원 모두가 보다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파악하고 정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제 우리 공단 임직원 모두가 이러한 요인들을
적극적으로 파악해서 치유할 수 있어야지만이 건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왕에 요가와 명상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사족을 달자면
변화와 혁신은 우리의 목표가 결코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앞서도 말했듯이 희망찬 미래에 있다.
변화와 혁신은 당연히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필수 조건에 불과할 따름이다.

 

희망찬 미래란 변화와 혁신의 바탕 위에서 균형과 안정을 취하고
몸과 마음을 조화시켜서 자유로운 경지에 닿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불평과 불만, 분노와 저주와 증오 등 자기중심적 에고(ego)를 버리고,
우리 공단 임직원 모두가 평화롭고 안정된 마음을 간직한 채
서로가 서로를 하나되게 하고 통일되게 하는 사랑의 세상을 이루어서
마침내는 우리 공단을 그야말로 환희의 세계, 하느님의 나라로 세우는 것이리라.     


2006년 6월 환경관리공단 사보


















 
공단소식 > 권두언




이제껏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내 생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누구냐고 할 때 나는 주저 없이 함석헌 선생을 꼽는다.

함석헌 선생은 구한말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국운이 점점 기울어 가는 1901년에 출생하여 나라가 일제에 강점 당하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소년기를 보냈다. 평양고보에 다니다가 3 . 1 독립운동 만세 사건에 가담하여 쫓겨나고 정주의 오산고보와 동경고등사범학교를 졸업했다. 일제 치하에서 두 차례에 걸쳐 2년 여 동안 옥고를 치루고 해방 후 소련군에 의해 다시 두 차례 옥고를 치루었다. 분단 이후 남한 정부에서 수시로 가택 수색을 당하고 연행과 고문 조사를 당하다가 88세를 일기로 1989년에 서거하셨다.

함석헌 선생이 생전에 남긴 저서와 역서 강연록 등은 무려 100 여 권에 달한다. 선생은 독립운동가로 사상가로 역사가로, 시인 종교인 언론인으로, 연사로 투사로 평화운동가로 아마도 20세기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폭넓은 분야에 두루두루 영향을 끼친 인물로 꼽아서 아무런 손색이 없다.

나는 대학에 입학한지 얼마 후 한 동아리 모임에서 주최한 강연회에서 하얀 얼굴 하얀 장발머리에 하얀 수염, 거기에다 하얀 한복을 단정하게 차리고 연단 위에 곱상히 서 계신 함 선생님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 그 후 나는 뜻을 같이 할 학생들과 함 선생님을 모시고 '간디사상연구모임'을 만들어 5년 여 동안 매주마다 함께 공부했다.

그의 사상은 폭이 너무 넓고 깊어서 미처 헤아릴 길이 없다. 그가 이미 삼십대에 쓴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는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그는 우리의 역사를 고난의 역사라 했다. 오천 년 역사를 자랑스럽고 찬란한 역사라고 하자니 왜곡이고 외세에 짓밟혀 온 치욕의 역사라 하자니 오천 년을 단일 민족으로 버티어 온 그 의미를 해석할 길이 없어 고난의 역사라 했다.

강한 자에게 유린당하는 것은 치욕이 아니라 고난이라 했다. 강도에게 농락 당하거나 강탈당하는 것을 치욕이요 패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바로 힘있는 자의 논리요 강도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못나서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것이 아니라 우리를 강탈한 저 일본 무리들이 날강도들이라고 그는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함석헌 선생은 우리의 역사를 거꾸로 뒤집어 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역사적 관점이 왕조를 위시한 지배 계급 중심 사관에 머물러 있을 때, 그는 우리 역사의 혼은 왕권을 감싸고도는 지배 계층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 했다. 오히려 지배 계층에 의해서 역도(逆徒), 역적(逆賊)으로 몰린 이들이야말로 바로 우리 역사의 숨결이요 혼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그는 역사를 지배해 온 계층을 매섭게 비판한 반면 우리 역사에서 반역자로 처단된 묘청, 홍경래, 동학 그리고 지배층을 위해서 충성했으면서도 역적로 몰린 이순신이나 임경업 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역사의 참 주인은 씨알이라고 보았다. 즉 참 때묻지 않은 순수한 씨알과 그 무리인 민중이 바로 이 역사를 지키는 담지자라는 것이다.

1928년부터 함 선생님은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설립한 정주 오산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역사와 수신(도덕)을 가르치셨다. 그 당시 학생들이 교사에게 불만을 품고 교무실을 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자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피하고 함 선생님만이 혼자 교무실에 남아 있게 되었다. 흥분한 학생들이 몰려들어 함 선생님께 손찌검을 해댔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손으로 눈을 가리고 계셨다. 후에 학생들이 함 선생님을 찾아가서 본의 아니게 큰 죄를 범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빌면서 "선생님은 그때 왜 손으로 눈을 가리웠습니까? " 하고 여쭈니 함 선생님은 "그때 내가 눈을 뜨고 학생들을 봤다면 서로가 두고두고 마음이 불편하지 않겠나... 차라리 안 보고 누가 누군지 모르는 게 편하지... 괜찮아." 하면서 기꺼이 용서해 주셨다고 한다.

돌이켜 보면 동서고금에 걸쳐 숫한 예화와 실화가 있어 왔지만 참 스승의 모습을 이처럼 생생하고도 역동적으로 보여 준 사례는 없지 싶고 나 역시 이때까지 보고들은 적 없다. 참으로 두고두고 귀감 삼아서 마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1976년 6월 나는 함석헌 선생님의 부르심을 받고 월간 <씨알의 소리> 편집장을 맡게 되었다. 4.19 혁명 10돌이 되는 날을 기념해서 창간된 <씨알의 소리>는 50년대와 60년대 우리나라의 지성사를 대표하던 종합 월간지 <사상계>가 강제 폐간된 이후로 유신 독재 권력을 합리적 이성으로 비판하고 당당한 양심으로 저항하는 시동이요 보루였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이 일을 조금이라도 게을리 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때까지 이미 40여 년을 하루 1식으로 마감하며 지내온 함석헌 선생의 몸에 익은 습관과 일상 생활, 삶의 모습, 셈의 기준 등등 모든 것과 만날 수 있었다. 함석헌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생활하면서 나는 그 맑은 정신과 인간성, 체질과 버릇까지 닮으려고 애썼다.

"오늘이 내가 난 지 2만 8천 번째 되는 날이야... 사람이 세상에 나서 천 날이 되는 게... 1년을 생일로 셈하면 예순 번도 되고 여든 번도 되지만 ...... 만 날은 평생에 두 번이나 세 번밖에 안 오는 거고, 천 날이라야 이 삼십 번 정도 오는 거니까 일 년을 생일로 셈하는 것보다 의미가 있다면 있는 거지......"

이렇듯 함 선생님은 하루를 기준으로 삶을 셈한다. 함 선생님의 책상머리에 놓여 있는 탁상일기에는 날짜와 요일을 인쇄해 놓은 헤드라인 빈 공간에 매일매일 "... 27,998 27,999 28,000 28,001..." 이렇게 적혀 있다. 이 탁상일기는 지금도 함 선생님의 소중한 유물로 남아 있다. 하루하루의 삶을 그 날의 몫으로 온전히 치루려는 마음의 자세일 것이다.

함석헌 선생은 '참' 사람이다. 그는 거짓은 자신을 망치고 나라를 망치는 만악의 근원이라 했다. 선생은 항상 '겸허'한 분이다. 그는 언제나 겸손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았다. 언변과 학식과 덕망으로 볼 때, 그는 20세기 한국 사회에서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출중한 분이었지만 결코 자만한 적 없다. 오만하거나 권위주의적인 모습 역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선생은 '사랑'의 사람이다. 선생은 내게 유신 독재 권력과 대항해서 싸우더라도 자연인 박정희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를 주셨다. 미움은 곧 사악한 마음이기 때문이라고 선생은 내게 강조해 마지않았다.

높디높고 푸르디푸른 가을 하늘에 떠도는 새하얀 구름을 바라보면서 겨레의 참 스승 함석헌 선생의 얼을 더듬다 보니 새삼 생전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르고 음성이 귓가에 쟁쟁하게 맴돌면서 그리움이 가슴 속 깊이 물밀 듯 스며든다.


감사 최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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