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하여 범능스님이 되기 전 민중가수 혹은 민중가요 작곡가로 이름이 높았던 시절. 

1980년대 대표적 운동권 가요 중의 하나였던 <광주출전가>의 작곡자

본명 문성인, 예명 강성재 정세현.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이 멧등마다

그날 쓰러져간 젊은 밭엔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 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는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 따라 꿈 속을 가 듯

정처 없이 걸어가네 걸어만 간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울린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 걸어 봄 신명이

가슴에도 지폈네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들이라도 보고 싶네 보고만 싶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네 빼앗기겠네







천 년을 굵어온 아름 등걸에

한 올로 엉켜 엉킨 우리의 한이

고달픈 잠 깨우고 사라져오면

그루터기 가슴엔 회한도 없다


하늘을 향해 벌린 푸른 가지와

쇳소리로 엉켜 붙은 우리의 피가

안타까운 열매를 붉게 익히면

푸르던 날 어느새 단풍 물든다


대지를 꿰뚫은 깊은 뿌리와

내일을 드리고 선 바쁜 의지로

초롱불 밝히는 이 밤 여기에

뜨거운 가슴마다 사랑 넘친다

뜨거운 가슴마다 사랑 넘친다


* 어느 야학의 교가로 지어졌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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