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 넘쳐 흘러가는 볼가강물 위에

스텐카라친 배 위에서 노래 소리 들린다.

페르시아의 영화의 꿈 다시 찾은 공주의

웃음 띄운 그 입술에 노래 소리 드높다.


돈 코사크 무리에서 일어나는 아우성

교만할 손 공주로다 우리들은 주리다.

다시 못 올 그 옛날에 볼가강은 흐르고

꿈을 깨친 스텐카라친 장하도다 그 모습.


일제 강점기에 항일독립군의 애창곡이었던 ‘스텐카 라진’의 노랫말이다. 

구슬픈 곡조의 이 러시아 민요에는 한때 러시아 온 땅을 톺고 지나간 반란의 주인공 

‘스텐카 라진’의 비극적 사랑이 담겨 있다. 

러시아 민요 '스텐카 라진'은 애잔하고 굳센 선율은 라진의 무쇠 같은 의지를 잘 표현하여 

러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널리 애창되고 있다,

 

17세기 중엽 러시아는 여전히 농노제가 시행되는 낙후한 봉건국가였다. 

농노들은 영주의 직영지에서 부역을 하며, 남는 시간에 소작지를 경작했다. 

그나마 수확의 절반 이상을 지주에게 바쳐야 했다. 

이중삼중의 수탈을 견디다 못한 농노들은 몰래 도망쳐서 카자크에 합류하였다. 

그런 와중에 카자크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간섭이 심해졌다. 

그러자 카자크들은 발끈하였고, 마침내 1667년에 무력봉기를 일으킨다.

 

카자크 무리는 스텐카 라진의 지도 아래 대상인과 귀족에 대한 약탈을 시작하였다. 

그들은 많은 식량과 옷, 보석 등을 빼앗아 주변 농민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 후 2년간 스텐카 라진은 볼가 강 하류에서 카스피 해에 이르는 넒은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스텐카 라진은 농민들 사이에서 스타가 됐다. 무리는 점점 불어났다. 

더 많은 식량과 물자가 필요하게 됐다. 고심하던 스텐카 라진은 페르시아로 눈을 돌린다.

 

1670년, 카스피 해의 검은 물결을 가로질러 페르시아로 진격한 라진의 군대는 막대한 전리품을 얻었다. 

게다가 아름다운 페르시아 공주를 인질로 잡아왔다. 

그 소식에 힘을 얻은 러시아 농민들은 곳곳에서 스스로 봉기를 일으켰다. 

더불어 라진의 군대는 수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볼가 강 유역의 볼고그라드와 아스트라한에 이어 사라토프, 사마라 등의 도시를 차례로 굴복시켰다. 

그들 앞에는 어떤 적도 없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이때 한 가지 문제가 반란군의 발목을 붙들었다. 

스텐카 라진이 페르시아 인질과 사랑에 빠지고 만 것이다. 

공주의 미모에 취한 스텐카 라진은 정신 못 차리고 사랑에 탐닉하게 된다. 

당연히 봉기의 칼끝은 무뎌졌다. 마침내 반란군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곤혹스런 처지에 빠진 라진은, 결국 비장한 마음으로 공주를 강물에 집어넣고 만다.

 

공주의 비명을 뒤로 한 채 스텐카 라진은 분위기를 수습하였다. 

그리고 차르 황제와 ‘맞장’을 뜨기 위하여 모스크바로 향하였다. 

하지만 1670년 10월, 이들은 심비르스크 근처에서 정부군과 접전을 벌여 처참하게 패하고 만다. 

더불어 스텐카 라진은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간신히 카자크 마을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옛 동료들의 배신으로 1671년 4월에 체포되어 모스크바로 압송됐다. 

그리고 1671년 6월 16일. ‘최대한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하라’는 황제의 특별한 주문에 따라 

모스크바 광장에서 손과 발과 목이 차례로 잘려 나갔다. 

한편, 스텐카 라진이 공주를 물속에 던진 것을 두고, 오늘날의 ‘로맨스 중독자’들은 말들이 많다.


러시아 가수가 부른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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