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1680년경 제작. 캔버스에 유채. 165cm×108cm / 프라도 미술관 1층 16a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후안 카레뇨 데 미란다(Juan Carreno de Miranda, 1614~1685)는

화가인 아버지에게서 그림을 배웠고, 마드리드로 건너와 벨라스케스의 도움으로 왕실 화가가 되었다.


그 역시 알카사르궁 장식에 동원되기도 했으며 몇몇 종교화도 제작했지만,

무엇보다도 왕실 가족의 초상화로 이름을 높였다.

<괴물>. 캔버스에 유채. 165cm×107cm. 1680년경 제작. 프라도 미술관 1층 16a실


<괴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두 그림은 에우헤니아 마르티네스 바예호(Eugenia Martinez Vallejo)라는

여자 아이의 초상화로 한 점은 누드로 연출되어 있고, 또 다른 한 점은 옷을 입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들은 고야의 <옷 입은 마하>와 <옷 벗은 마하> 만큼이나 수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스페인을 비롯한 서구 옛 왕실에서는 가끔 신체적으로 기형인 이들을 기용해
왕실 아이들이 장난감이나 애완동물처럼 데리고 놀도록 했다.


그녀의 선천적인 기형에 대한 세인들의 호기심은 벗은 몸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졌을 것이고,
화가는 그러한 관음증적 욕구에 부응해 이처럼 잔인하고 비인격적인 초상화를 제작했다.

<마리아나 데 아우스트리아의 초상화>. 캔버스에 유채 / 211×125cm / 1670년경 제작 / 프라도 미술관 1층 16a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도 등장하는 마리아나 왕비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페르디난트 3세와

스페인의 마리아 안나 사이에서 태어난 큰딸로, 펠리페 4세의 조카였다.


그녀는 펠리페 4세의 아들 발타사르 카를로스 왕자와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왕자가 요절하자
예비 시아버지였던 펠리페 4세와 결혼한다. 펠리페 4세는 첫 아내 이사벨과 사별한 터였다.


마흔이 넘었던 펠리페 4세로서는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다른 나라의 이익과는 전혀 상관없는 혈통이어야 했기에
며느리로 삼을 뻔한, 심지어 조카인 겨우 열다섯 살의 그녀와 막장 드라마 같은 결혼을 추진했던 것이다.


왕은 전처 이사벨과의 사이에서도 제법 많은 자식을 두었지만 거의 요절했고,
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다섯 명의 자식 역시 그리 수명이 길지는 않았다.


겨우 살아남은 두 아이 중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나오는 공주 마르가리타 테레사는

신성로마제국을 통치하는 삼촌 레오폴트 1세와 결혼한 후 역시 요절했으며,

아들 카를로스 2세는 발달이 늦고 몹시 허약한 채로 왕위를 계승했다.


그림은 펠리페 4세가 사망한 후 병약한 아들을 대신해 섭정을 펼치는

마리아나 데 아우스트리아의 근엄하고도 강직한 모습을 담고 있다.


출처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4XX48100043


해설 김영숙 : 서양미술사를 전공했다.
<그림수다>, <현대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산책> 등 미술관련 서적을 20여 권 저술하여
대중이 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유쾌하고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엘그레코>가 있으며 현재 국공립단체를 포함하여 여러 곳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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