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스 데이(하나님의 어린 양)〉 캔버스에 유채 / 37.3×62cm / 1635~1640년경 제작 / 프라도 미술관 1층 10a실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Francisco de Zurbaran, 1598~1664)은 17세기

스페인에서 가장 번성했던 곳인 세비야에서 도제 생활을 거친 뒤 그곳에서 주로 활동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배경에 정물과 인물들을 그려 넣어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인상을 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여운을 남긴다.


예수의 희생을 상징하는, 줄에 묶인 양을 그린 〈아누스 데이(하나님의 어린 양)〉는 연극 무대 같은 빛과,
극도로 자제된 색상, 모든 군더더기를 생략한 오직 ‘양 한 마리’만으로 겸손한 ‘신앙인의 자세 그 자체’를 설파한다.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와 화가인 성 루가〉 캔버스에 유채 / 105×84cm / 1650년경 제작 / 프라도 미술관 1층 10a실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와 화가인 성 루가〉는 흔히 화가였다고 전하는

《루가의 복음서》의 저자 루가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그리는 모습을 담고 있다.


수르바란은 대부분의 작품을 수도회를 위해서 제작했기에 주로 기도하거나 명상에 잠긴 수도사

혹은 성인들의 모습을 그리곤 해서 ‘수도사들의 화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성 베드로 놀라스코에게 나타난 성 베드로〉 캔버스에 유채 / 179×223cm / 1629년 제작 / 프라도 미술관 1층 10a실


〈성 베드로 놀라스코에게 나타난 성 베드로〉는 초대 교황으로 훗날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린 채 순교한
성 베드로의 모습을 그와 이름이 같은 또 다른 성인 베드로 놀라스코가 목격하고 놀라워 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마치 연극 무대의 스포트라이트 같은 빛이 순교자의 몸을 환히 밝힌다.
그 어떤 군더더기도 없이 빛과 어둠의 강력한 대비를 통한 절제와 명료함만으로

관람객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이런 화풍은 역시 카라바조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수르바란은 카라바조의 명암법을 가장 완벽하게 구사한 스페인 화가로 칭송받으며

‘스페인의 카라바조’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그러나 말년에는 지나치게 금욕적인 그의 화풍에 흥미를 잃은 후원자들이 새로이 등장한 신세대 화가

무리요에게 환호하면서 주문이 극감해 빈곤 속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해야 했다

〈카디스 방어전〉 캔버스에 유채 / 302×323cm / 1634년 제작 /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수르바란이 그린 전쟁화 〈카디스 방어전〉도 감상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1625년 영국 윔블던 경이 이끄는 해군들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카디스에서 한참 작전을 수행 중인 스페인 군 지휘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그림은 수르바란이 주로 다루던 주제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기에 한동안 그가 아닌 다른 화가의 작품으로 알려져 왔다.
이 작품은 벨라스케스의 <브레다의 항복>과 나란히 부엔레티로 궁에 걸려 있었다.


출처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4XX48100031



해설 김영숙 : 서양미술사를 전공했다.
<그림수다>, <현대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산책> 등 미술관련 서적을 20여 권 저술하여
대중이 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유쾌하고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엘그레코>가 있으며 현재 국공립단체를 포함하여 여러 곳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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