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옹정(醉翁亭)


중국의 유명한 랑야산 하면 취옹정이고 취옹정하면 구양수(歐陽修 1007~1072) 다.

북송 인종(仁宗) 경력(慶歷) 6년(서기1046)에 화성 지선이 건축하였고

당시 추저우 태수였던 40세의 구양수가 자신의 호인 취옹을 따서 취옹정이란 이름을 지었다.


취옹정은 베이징의 도연정(陶然亭), 장사의 애만정(愛晩亭), 항저우 서호의 호심정(湖心亭)과 더불어

중국 4대 명정(名亭)의 하나이며 천하제일정(天下第一亭)으로 손꼽힌다.

구양수가 '취옹(醉翁)’이란 호를 쓴 이유에 대해서는 그의 <취옹정기(醉翁亭記)>에 잘 나타나 있다.


“……샘 위에 정자가 날개를 펼친 듯 걸려 있는데, 이것이 취옹정(醉翁亭)이다.

정자를 세운 이는 누구인가? 이 산의 스님 지선(智僊)이다.

이 정자의 이름을 지은 이는 누구인가? 태수 자신이 붙인 것이다.

태수는 손님과 함께 이곳에 와서 술을 마시는데, 술을 조금만 마셔도 금방 취했고,

또 나이도 가장 많았기에, 자신의 호를 취옹이라 한 것이다.

취옹의 뜻은 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산수간에 있었다.

산수의 즐거움은 마음으로 얻는 것인데 술에 기탁하기 때문이다.

……창백해진 얼굴에 백발을 하고서 왁자지껄한 가운데 술에 취해 쓰러진 것은 태수가 취한 모습이다.……”


술에 약한 구양수가 취옹이란 호를 붙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술에 금방 취했고(醉), 나이가 많았기(翁) 때문인데,

취옹이라고 한 의도는 술에 기탁하여 산수를 즐기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이유와 의도를 비약시키면

술에 취하든 산수에 취하든, 그 무엇에 취하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취옹정기(醉翁亭記) - 구양수(歐陽修)

취옹정기(醉翁亭記)는 구양수(歐陽修)가 저주(滁州) 태수로 좌천되어 생활하고 있던 시기(1046)에 지은 것이다.

당시 구양수가 스스로 취옹(醉翁)이라고 부르며

틈이 날 때마다 랑야산(琅琊山)에 있는 취옹정(醉翁亭)에 가서 노닌 감회를 묘사한 글이다.


이 글이 나오자 견해의 독창성과 문체의 참신성으로 인해서 문인들이 서로 다투어 베꼈으며,

상인들도 이 글을 구하여 세관에 바치면 세금을 면할 정도였다고 한다.


구양수는 저주의 태수로 있으면서 랑야산의 계곡에 성심과 취옹의 두 정자를 세웠다고 한다.

이 글은 그 중 하나인 취옹정의 유래와 그 곳의 경치, 그리고 자신의 생활과 정취를 기술한 것이다.


구양수의 문장은 간결하며 객관적인 묘사에 뛰어나다.

이 글 역시 간결하면서도 생동적인 구양수 특유의 멋이 엿보인다.


 마지막 부분의 “禽鳥知山林之樂, 而不知人之樂. 人知從太守遊而樂,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

- "새들은 산림에서 사는 즐거움은 알지만 사람들의 즐거움은 알지 못하고

사람들은 태수를 따라다니며 노는 즐거움은 알지만

태수가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줄은 모른다” -

는 그의 애민사상이 반영된 구절로 인구에 회자하는 천고의 명구이다.


環滁皆山也. 其西南諸峯, 林壑尤美. 望之蔚然而深秀者, 琅琊也. 山行六七里, 漸聞水聲潺潺. 而瀉出於兩峯之間者, 釀泉也. 峯回路轉, 有亭翼然, 臨於泉上者, 醉翁亭也. 作亭者誰, 山之僧智僊也. 名之者誰, 太守自謂也. 太守與客來飮於此, 飮少輒醉, 而年又最高, 故自號曰, “醉翁也.” 醉翁之意不在酒, 在乎山水之間也. 山水之樂, 得之心而寓之酒也.

若夫日出而林霏開, 雲歸而巖穴暝, 晦明變化者, 山間之朝暮也. 野芳發而幽香, 佳木秀而繁陰, 風霜高潔, 水落而石出者, 山間之四時也. 朝而往, 暮而歸, 四時之景不同, 而樂亦無窮也.

至於負者歌於塗, 行者休於樹, 前者呼, 後者應, 傴僂提攜, 往來而不絶者, 滁人遊也. 臨谿而漁, 谿深而魚肥. 釀泉爲酒, 泉香而酒洌. 山肴野蔌, 雜然而前陳者, 太守宴也. 宴酣之樂, 非絲非竹. 射者中, 弈者勝, 觥籌交錯, 起坐而諠譁者, 衆賓懽也. 蒼顔白髮, 頹然乎其間者, 太守醉也.

已而夕陽在山, 人影散亂, 太守歸而賓客從也. 樹林陰翳, 鳴聲上下, 遊人去而禽鳥樂也. 然而禽鳥知山林之樂, 而不知人之樂. 人知從太守遊而樂,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 醉能同其樂, 醒能述以文者, 太守也. 太守謂誰. 廬陵歐陽修也.


環滁皆山也(환저개산야)라 : 저주(滁州) 지방은 모두 산으로 에워싸져 있다.
其西南諸峰(기서남제봉)에 : 그 중에서도 서남쪽에 있는 여러 봉우리들은
林壑尤美(임학우미)하여 : 숲과 계곡이 특히 아름다워,
望之蔚然而深秀者(망지울연이심수자)는 : 멀리서 바라보아 울울창창 그윽하고 빼어난 것이
瑯王耶也(낭왕야야)라 : 바로 곧 낭야산(琅琊山)이니라
山行六七里(산행육칠리)에 : 산길을 육 칠리쯤 걸어 올라가면
漸聞水聲潺潺(점문수성잔잔)하여 : 물소리가 졸졸 차츰 크게 들려오니,
而瀉出于兩峰之間者(이사출우량봉지간자)는 : 두 봉우리 사이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
釀泉也(양천야)라 : 바로 곧 양천(釀泉)이니라
峰回路轉(봉회로전)에 : 봉우리를 도니 산길 구불구불,
有亭翼然(유정익연)하여 : 날개를 활짝 펼친 새처럼 정자가 있어
臨于泉上者(임우천상자)는 : 샘 위에 임해있는 것이
醉翁亭也(취옹정야)라 : 바로 곧 취옹정(醉翁亭)이다.


作亭者誰(작정자수)으로 : 이 정자를 지은 자는 누구인가
山之僧智仙也(산지승지선야)할새 : 산에 사는 승려 지선(智僊)이었다.
名之者誰(명지자수)오 : 정자에 이름을 붙인 사람은 누구인가
太守自謂也(태수자위야)라 : 태수가 스스로 정자이름을 지어불렀다
太守與客(태수여객)으로 : 태수는 손님들과 함께
來飮于此(래음우차)할새 : 여기에 와서
飮少輒醉(음소첩취)하고 : 술을 마시곤 하였는데, 조금만 마셔도 취하고
而年又最高(이년우최고)라 : 나이도 제일 많은지라
故自號曰醉翁也(고자호왈취옹야)라 : 스스로 취옹(醉翁)이라 불렀다.
醉翁之意(취옹지의)는 : 취옹의 뜻은
不在酒(부재주)하고 : 술에 있지 아니하고 .
在乎山水之間也(재호산수지간야)라 : 산수지간에 있었으니,
山水之樂(산수지락)을 : 산수간에 노니는 즐거움은
得之心而寓之酒也(득지심이우지주야)라 : 마음으로 이것을 얻어 술에 기탁한 것이었다


若夫日出而林霏開(약부일출이림비개)하고 : 해 떠오르면 숲속의 안개비가 걷히고 
雲歸而巖穴暝(운귀이암혈명)하여 : 저녁 구름이 돌아오면 바위구멍이 어두워진다
晦明變化者(회명변화자)는 : 어둡고 밝아지는 변화를 보여주는 이것은,
山間之朝暮也(산간지조모야)라 : 바로 산속의 아침 저녁이다.
野芳發而幽香(야방발이유향)하고 : 들에 꽃이 피니 그윽한 향기나고
佳木秀而繁陰(가목수이번음)하며 : 어여쁜 초목은 빼어나 무성한 녹음지고,
風霜高潔(풍상고결)하고 : 바람과 서리는 높고 깨끗하고
水落而石出者(수락이석출자)는 : 수량이 줄어들어 앙상한 모습을 드러낸 바위들
山間之四時也(산간지사시야)라 : 바로 산간의 사시의 풍광이다
朝而往(조이왕)하고 : 매일같이 아침이면 이 산속을 찾아가고
暮而歸(모이귀)에 : 저녁이면 돌아오곤 하였으나,
四時之景(사시지경)이 : 사시 사철의 풍광이
不同而樂亦無窮也(부동이락역무궁야)라 : 저마다 다른지라 즐거움은 끝이 없었다.
 
至於負者歌于途(가우도지어부자)하며 : 짐 지고 가는 자는 길에서 노래부르고
行者休于樹(행자휴우수)하고 : 지나는 사람들은 나무 밑에서 쉬는데 이르러서도
前者呼(전자호)하면 : 앞서가는 자가 소리쳐 부르면
後者應(후자응)하여 : 뒤에 가는 자는 응한다
傴僂提携(구루제휴)하여 : 구부정 노인네는 손을 잡고
往來而不絶者(왕래이부절자)는 : 오고 가며 끊없이 이어지고 있는 사람들은
滁人遊也(저인유야)라 : 바로 저주(滁州) 사는 백성들이 유람나온 것이었다
臨溪而漁(임계이어)하니 : 계곡에 내려가서 물고기를 잡으니
溪深而魚肥(계심이어비)하고 : 물이 깊어서 물고기는 살찌고
釀泉爲酒(양천위주)하니 : 양천(釀泉)으로 술을 빚으니
泉香而酒洌(천향이주렬)이라 : 샘물이 향기로와 술이 맑고 차가웠다.
山肴野蔌(산효야속)이 : 산나물 안주와 들나물을
雜然而前陳者(잡연이전진자)는 : 잡다하게 앞에 벌여 놓은 것은 
太守宴也(태수연야)라 : 바로 태수가 베푼 연회이다
宴酣之樂(연감지락)은 : 연회에서 술마시는 즐거움은
非絲非竹(비사비죽)이라 : 현악기와 관악기가 필요 없었다
射者中(사자중)하며 : 활쏘는 자들은 과녁을 맞추고 
奕者勝(혁자승)하고 : 바둑을 두는 자는 이기려 하고
觥籌交錯(굉주교착)하여 : 벌주 잔이 큰 쇠뿔 잔을 세는 셈가지가 어지럽게 뒤섞이고
起坐而諠譁者(기좌이훤화자)는 : 일어났다 앉았다가 시끌벅쩍한 것은
衆賓歡也(중빈환야)라 : 모인 손님들이 즐거워 하기 때문이다.
蒼顔白髮(창안백발)이 : 푸른 얼굴에 백발한 늙은이가
頹乎其間者(퇴호기간자)는 : 그 사이에 쓰러져 있는 것은
太守醉也(태수취야)라 : 태수가 취해서 쓰러져 있는 것이다


已而夕陽在山(이이석양재산)하고 : 어느 사이에 석양이 서산에 있고
人影散亂(인영산란)은 : 사람들의 그림자는 어지럽게 흩어지니,
太守歸而賓客從也(태수귀이빈객종야)요 : 태수가 돌아가니 손님들이 행차를 따라 돌아가는 것이었다
樹林陰翳(수림음예)하여 : 숲속이 어둑어둑 해지고,
鳴聲上下(명성상하)는  : 아래 위로 지저귀는 소리는
遊人去而禽鳥樂也(유인거이금조락야)라 : 바로 곧 유람나온 사람들이 사라져 새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다.
然而禽鳥知山林之樂(지산림지락연이금조)이오 : 하지만 뭇새들은 숲속에서 노니는 즐거움은 알지언정
而不知人之樂(이부지인지락)하고 : 사람들의 즐거움은 알지 못하고,
人知從太守遊而樂(인지종태수유이락)이오 : 사람들은 태수를 따라 유람나온 즐거움은 알지언정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이부지태수지락기락야)라 : 태수가 그들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는 것은 알지 못한다.
醉能同其樂(취능동기락)하고 : 술이 취해서는 그들의 즐거움을 백성들과 함께 즐거워할 줄 알고,
醒能述以文者(성능술이문자)는 : 술에서 깨어나서는 글로써 그 마음을 표현해낼 수 있는 이는
太守也(태수야)라 : 곧 태수이라
太守謂誰(태수위수)오 : 태수는 누구라 하나
廬陵歐陽修也(여릉구양수야)라 : 여릉 땅의 구양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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