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평전/[15장] 대선 경선출마와 좌절의 아픔

2012/10/16 08:00 김삼웅

 

김근태는 차기 집권을 통해 김대중 정부의 정책을 이으면서 긴 세월 옥중에서, 거리에서, 광장에서 구상해온 국가경영의 큰 뜻을 펴보고자 하였다.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본선에서는, 다수의 국민이 민주화운동을 주도하고 고루 잘 사는 사회를 꿈꾸어온 정직한 자신을 선택하리라고 믿었다. 그래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기로 했다.

김근태는 1월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반부패 대통령이 되겠다”며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결코 부패를 청산할 수 없다”며 “저에게 기회를 주면 반부패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고 국민ㆍ언론ㆍ검찰이 함께 하는 ‘깨끗한 손 운동’과 같은 범국민적인 부패와의 전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근태가 후보경선 출마선언에서 제시한 주요 정책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정치혁명의 이정표를 세우겠다.
대세론과 지역후보론은 낡은 정치행태다.
각 후보가 정책과 비전, 자질이 투명하게 검증되는 경선의 장에 당당하게 나설 것을 촉구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실천을 담보하는 리더십, 언행이 일치하는 진실된 리더십이 요구된다.
특권과 부정부패, 지역주의를 뿌리뽑고 깨끗한 사회, 경제도약,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루겠다.


김근태는 출마 회견에서 “우리당 경선후보들이 돈 안 쓰는 선거를 실천하기 위해 이번 경선에서 얼마를 쓸 것인지를 공개하고 경선 후에도 지출내역을 함께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내 특정계보가 후보경선에 간여하거나, (예비후보들이) 특정계보에  기대어 후보가 되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쇄신과정에서 침묵을 지키거나
반대하다가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임하자마자 이른바 차별화를 들고 나온다면 잘못된 태도”라고 비판했다.
(주석 4)

 

다음은 일문일답.

- 타 주자들이 경선비용 공개 제안을 수용안해도 혼자 할 의향이 있나.
△ 당 선관위와 지도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특정계보 경선 개입 반대는 동교동계를 지칭하는 것인가.
△ 대통령이 총재로 계실 때 특정계보는 하나만 존재했고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면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 노무현 상임고문 등 개혁세력 연대문제에 대한 견해는.
△ 지금은 각 출마자가 자기의 비전, 정책, 열정으로 경쟁하는 게 오히려 큰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민이 기대하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임하겠다.

- 내각제와 자민련과의 관계에 대한 견해는.
△ 이 시점에서 내각제 개헌은 어렵고 정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바란다. 이회창 총재가 결심하면 시간은 충분하다. 자민련과의 연대는 긍정적이나 합당은 반대다. 정치적 거래로 규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 8. 30 전당대회 때 권노갑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했는데.
△ 도움 받았다고 인정한다. 액수 공개는 적절한 기회를 보겠다. 그분들(동교동계)의 지난날에 대해 평가하지만 거듭 태어나야한다.
(주석 5)


주석
4> <연합뉴스>, 2002년 1월 24일.
5> 앞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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