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위암이요 ! ! !


대전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차 안에서 조승혁 목사님과 자리를 같이 했다.
오랜 만에 만나서 나누고 싶고 나누어야 할 이야기가 많았지만
웬지 대화가 이어지지 않은채 자꾸 끊어지고 막혔다.

무언가 주저주저 하시는 것 같고 얼버무리시는 것 같다.
점점 더 불길한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면서 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하던 내가 먼저 말문을 열어야 했다.

"저...... 목사님... 저희 집에 무슨 일이 있어요???...
우리집 사람한테 혹시......"

"으~~~흠...... 말미를 꺼내기가 좀 어려워서......
사실은 집사님이 며칠 전에 병원에 입원했어요......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을 요???...... 무슨......???"

"...... 위암 수술......"

"예엣???....."

순간 나는 목사님을 멍하니 쳐다 보았다.
숨이 콰~악 막혀 왔다.

핏줄기가 온통 머리를 향해서 짜르르 몰려드는 듯했다.
어안이 벙벙해지면서 머리로 등줄기로 식은 땀이 솟아 흘렀다.

"일단... 수술은 잘 끝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문제예요......"

'???......암이라고???...... 무슨 암???...... 위암???......
그냥 힘들어서 몸이 좀 허약해 진 게 아니고 암???......
피곤이 겹쳐서 영양 주사 맞을 정도가 아니고 암???
감기 몸살도 아니고 암???
게다가 내가 없이... 나도 모르게 혜숙이 수술을 받았다고???
이걸 날더러 믿으라구???......
이걸 어떻게 믿어!!!......
아니야!!! 우리 혜숙이......말도 안 돼!!!'

내 머리 속은 청천벽력으로 얻어 맞은 듯 온통 뒤죽박죽이다.

'누구보다도 내가 먼저 그리고 내가 꼭 알아야 할 일을......
내가 허락하고 동의해야 될 일을......
내가 없는데서... 내가 전혀 보지도 알지도 못 한 결과를......
내가 왜 전해서 들어야 하는 건데???......'

나는 믿을 수도 없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
그건 무효였다.

'맞다!!!...... 맞아!!!...... 무효다 무효!!!......'

"원래 몸이 좀 약해 보이긴 해도...
우리 혜숙이 그럴 리 없을 텐데요???"

나는 별 일도 아닐 일을 가지고 목사님께서 고연히 남 속을 뒤집어 놓고 난리인가......
하듯 언짢은 말투로 내 뱉었다.

"받아 들이기 어렵겠지만... 사실이요......
3 기에서 4 기 사이라던데 여하튼 마음을 굳게 가져야 돼요......
본인하고 식구들은 아직 전혀 모르고 있으니까 자~알 대처하시구요....."

목사님은 내 아내 혜숙이 앞으로 3 개월을 넘기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나에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될 꺼라는 말씀을 완곡하게 흘리셨다.

하지만 나는 머리 속에서 계속 '무효!!!'라고
부정하면서 안간힘으로 떼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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