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구실(Sacristia, Sacristy) 입구


성가대석과 내진(메인 미사집전)을 마주보고 왼쪽에 위치한 성구실은

단순한 성구실이 아니라 톨레도의 작은 미술관이다.


작품도 평범한 것들이 아닌 엄청난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고,

다른 방에는 중세 성직자들이 입었던 미사용 제복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성구실 천정


성구실 천정 부분


성구실 천정 부분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엘 그레코. 1579년 제작. 캔버스에 유채. 285×173cm. 톨레도 대성당


톨레도에서 엘 그레코에게 처음으로 작품을 주문한 사람은

로마의 파르네제 그룹에서 사귀게 된 친구와 인연이 있던 톨레도 대성당의 사제장이었다.


대성당에서 사제가 의식용 옷을 입는 장소에 걸릴 예정이었던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The Disrobing of Christ (El Espolio)>은 톨레도에서의 첫 작품이자,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돌며 오랜 수업을 거쳐 만든 엘 그레코만의 양식이 처음으로 나타난 걸작이다.


그림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십자가에 달리기 직전 병사들이 예수의 옷을 벗기려는 장면이다.
이는 복음서에 특별히 기록된 순간은 아니고,

비잔틴 미술에 선례는 있지만 서유럽 기독교 미술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주제이다.


전경 오른쪽에는 십자가에서 못이 박힐 부분에 구멍을 뚫는 사람이 보이고,

이를 보는 세 명의 마리아가 전경 왼쪽에 보인다.

 
화면 중앙의 예수는 그를 둘러싼 사람들에 의해 옷이 벗겨지고 조롱을 당하고 있으며,

이들의 모습은 예수의 옷을 갖기 위해 제비를 뽑았다는 복음서의 기록을 연상시킨다.


중앙 왼쪽 갑옷을 입은 병사는 관람자를 바라보며 관심을 예수 쪽으로 돌리게 하고 있다.
그는 예수의 죽음을 보고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한 로마군의 백부장,

혹은 [황금 전설]에서 예수의 피로 잘 안보이던 눈을 치료받고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군인 롱기누스,

혹은 본디오 빌라도 등으로 추측되고 있다.


예수 손의 밧줄은, 처형장으로 가던 예수가 지쳐 십자가를 다른 사람이 지자

군인들이 예수를 밧줄에 묶어 끌고 갔다고 한 성 보나벤투라의 글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이 작품은 엘 그레코의 그림 중에서는 가장 자연주의적으로 그려져

고전적 드로잉 수업의 흔적을 보여준다.


그러나 많은 인물들로 화면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고, 순차적으로 일어난 사건을 한 화면에 모아놓고,

공간 묘사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은 피렌체의 폰토르모나 로마의 로소 피오렌티노가 개발한 매너리즘 회화의 특징이다.


눈물이 어린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표정은 엘 그레코가 창안한 것으로 이후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예수와 하늘의 소통은 수직의 구름 기둥으로 표시되고, 그의 희생은 화면의 시각적 중심인 붉은 의상에서 강조된다.


주요 인물 의상의 선명한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은

화면 왼쪽 군인의 갑옷에 반사되어 색채의 화음을 들려주는 듯하다.


이 작품은 교회의 만족을 얻지 못했다.

성직자들은 군중의 머리가 예수보다 높은 곳에 있는 점,

복음서에 없는 세 명의 마리아가 등장하는 점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 스페인에서는 작품 완성 후 화가와 주문자가 합의해서 가격을 결정했는데,

이 작품의 경우 양자가 생각한 금액의 차이가 4배 정도나 되었다.


결국 둘 사이에 분쟁이 났다.

그 결과 화가는 원하는 가격의 반도 안 되는 금액을 받았고, 교회와는 사이가 틀어지게 되었다.
이후에도 엘 그레코는 그림 값 문제로 분쟁을 자주 일으켰다.


이탈리아에서의 경험을 통해 그는, 화가가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물건을 제작하는 장인이 아니라,

인문적 지식과 독창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라는 신념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그래서 주문자의 수정 요구에도 대부분 응하지 않았고, 가끔은 소송 비용이 그림 값보다 더 들더라도

작품 가격을 낮게 매기려는 주문자에 대항해, 예술적 자유와 자존심을 지키려고 했다. 김진희 / 미술평론가


<베드로의 눈물> 엘 그레코. 1607년경 제작. 캔버스에 유채. 102 x 84cm. 톨레도 대성당


엘그레코(ElGreco)는스페인이 낳은 화가다.

원래는 그리스 사람이었는데 일찍부터 미켈란젤로의 영향을받아 로마에서 수학한 후

나중에는 톨레도에 정착하면서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가 되었다.


그의 그림은 종교화와 초상화가 대부분이었고 색채와 명암의 교묘한 대비로 인해

모든 화면에는 엘그레코 특유의 황홀한 흥분 상태가 감도는 독특한 그림이다.


수많은 빼어난 종교화를 남겼지만 그중에서도‘베드로의눈물’(1605~1610년제작)은 걸작 중의 걸작이다.

왼쪽 팔목에는 주님으로부터 약속받은“하늘나라의 열쇠”(마태16,19)를 건채 두손을 꼭 마주잡고

허공을 우러러 보고 있는 베드로의 얼굴은 엘그레코 특유의 길쭉한 얼굴로 묘사되어 있다.


흰머리칼과 얼굴 가득한 턱수염,완강한 근육을 가진 어부출신의 베드로는

알 수없는 허공의 한점을 우러러 보고 있는데 그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있다.


실제로 베드로는 주님이 승천하신 후 매일 새벽 첫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일어나 기도를 하고 몹시 울었다고 한다.
항상 수건 한 장을 가슴에 넣고 다니며 주님을 모른다고 세번이나 부인한 일을 생각할 때마다

뉘우쳐져 크게 울었다고 한다.


너무 많이 울었으므로 베드로의 얼굴은 눈물에 젖어서 항상 짓물러 있었다고 한다.
 엘그레코가 그린‘베드로의눈물’이란 작품이 걸작으로 손꼽힌 것도 알 수 없는

허공을 우러러보며 울고 있는 베드로의 비통한 표정이

초자연적인 영성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성서에서 베드로가 처음으로 울기 시작했던 것은 새벽닭이 운 순간이다.

이때“주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똑바로 바라보셨으므로”(루가22,61) 비로소 주님의 눈과 마주친 베드로는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올라 슬피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서에는 베드로의 눈물에 앞서 또 한사람의 눈물이 등장한다.

그것은 주님의 눈물이다.


주님은 평소에 사랑하시던 마리아 자매와 따라 온 유다인들까지 우는 것을 보신 후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올라 눈물을 흘리셨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눈물을 흘리신 것이다.

주님의 눈물. 우리는 울고 계시는 주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우리는 살아 있지만 이미 죽은 사람의 냄새가 나는 라자로처럼

비참하고 절망적일 때 우리는 문을 걸어 잠그고 흐느껴운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문밖에서 울고 계시는 주님이 계시다.

주님은 눈물을 흘리시면서 이렇게 큰소리로 외치신다.“이제 그만 나오너라.”


베드로가 주님의 으뜸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눈물을 엘그레코의 그림처럼

 ‘베드로의눈물’로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님, 제 눈에도 주님처럼 눈물이 넘쳐 흐르게 하소서.
주님을 생각할 때마다 베드로처럼 흐느껴 울도록 하소서.

눈물로 우리는 영혼을 정화시키어 하느님의 영광 속에 죽음의 동굴을 벗어나게 하소서. 최인호 / 소설가

<화가의 모습을 한 성 누가> 엘 그레코. 1608년경 제작. 캔버스에 유채. 53 x 71cm. 톨레도 대성당


16세기 종교화의 대가 엘 그레코는 톨레토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화가다.
그는 그리스령 크레타에서 태어났지만 40 여 년 간 톨레도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생을 마감했다.


때문에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폴로스라는 본명이 있지만 ‘그리스 사람’이라는 뜻의 엘 그레코로 통칭된다.
엘 그레코의 흔적은 톨레도 곳곳에 남아 있다.

그의 집은 박물관이 되었고 산타 크루즈 미술관, 톨레도 대성당 등에도 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제단 병풍 뒤쪽
승천을 의미하는 엘 트란스파렌테(투명하다는 의미)에는 창을 통해 빛이 들어와 신비함을 더한다.

제단 병풍 뒤쪽 부분


회랑 끝에 있는 묘지
대주교 Tenorio 에 의해서 지어진 것으로 그의 무덤 역할을 겸한  예배당을 계획한 듯하다.

회랑 끝에 있는 묘지


참사회 회의실(Sala Capitular)
여기는 역대 추기경들의 초상화들이 전시되어 있고, 추기경들이 사용하던 물품들도 있다.


톨레도 대성당 (Toledo Cathedral)


[스페인 여행-톨레도]금실로 그리는 그림 ‘다마스키나도’/Damasquinado/Film/Lord of the Ring/Golden Yarn



참고 : https://minipak93.blog.me/30145776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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