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박 씨의 시련


이튿날 새벽
형사들이 찾아 와 박 씨를 연행해 갔다.

그리고 그는 폭행치사죄로 구속되고
재판을 통해서 7 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나이 스물 여덟 살 때 일어난 일이니까
그가 만기 석방되려면 35 세가 된다.

이 일로 해서 그는 물론이려니와
그의 가정 또한 얼마나 큰 시련을 당했을까.

변호사 측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요구할 때마다
돈을 끌어대야 했고

결국에는 논과 밭을 떼어 팔아
재산이 반으로 줄어 들었다.

초범이고 범죄의 동기와 죄명
연령과 석방 후의 생활 보호 관계 등 여건이 좋으니까
형기의 3 분의 1 정도 복역한 다음

가석방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해 보자는
변호사 측의 말을 한가닥 기대로 삼고
그는 징역형을 살아야 했다.

꿈에도 상상 못했던 별천지 지옥같은 교도소에서
하루하루를 살아 가는 동안
그는 부모님과 처자식이 있는 가정을 한없이 그리워했고
산과 밭, 논과 들이 있는 고향을 한시도 잊은 적없다.

수형 생활에 따르는 규율을 어기지 않고
모범적으로 살게 되면
2 년 반 후에는
그리운 처자식이 있는 고향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그는 하루하루를
마음 속 깊이 다짐하고 노력하면서 생활했다.

세월이 흐르고 2 년 반이 지난 무렵부터
그는 감형이나 가석방 이야기가 나돌 때마다
'만기병'을 앓아야 했다.

이번에는 꼭 나가서
아버님 회갑연을 차려 드려야 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고
이번에는 정말로 꼭 나가서
귀여운 딸아이 손목을 잡고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만 했다.

다시 세월이 흐르고
어머니께서 아들 걱정에
한숨과 눈물로 지새우시다가
몸져 앓아 누우셨다는데...

이번에도 못 나가면
생전에 어머니를 뵙지 못하는
불행이 닥칠 것 같고
불효를 면치 못할 것 같았다.

그렇게 살고 살다가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그는 마침내 특별 가석방으로
감옥문을 나서게 되었다.

4 년 여 동안 '만기병'을 호되게 앓던 끝에
7 년 형의 만기를 사흘 남겨 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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