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 (Marc Zakharovich Chagall) 2

은행나무뿌리 2020. 11. 6. 22:46

2020. 11. 6. 22:46

199. 샤갈이 태어나고 자란 비테프스크(Vitebsk) 마을 풍경. 1939.

비테프스크(Vitebsk)는 러시아 지방의 중심지로 여러 가지 편의 시설을 갖춘 곳이었다.
그곳에는 기차역과 돔을 가진 예배당이 있었다.
샤갈의 가족은 다른 곳으로 이사 가거나 하지 않고 오로지 전형적인 유대인의 시골 마을을 닮은,
꼬불꼬불한 길이 있는 그 동네에서 고집스럽게 살아왔다.
‘모이셰 샤갈(Moishe Hatskelev Shagal; Marc Zakharovich Chagall 의 원래 이름)’은
이렇게 촘촘하게 짜인 세계에서 아홉 아이 중 맏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청어상인, 어머니는 집에서 야채를 파는 상인이었다.

샤갈이 태어난 1887년 현대 세계의 급박한 흐름은 러시아 비테프스크(Vitebsk)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그 도시의 하시디즘(Hasidism) 유대인들은
세상이 그들을 피해가는 것에 만족했다.
그들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학살과 탄압을 당하느니

눈에 띄지 않은 곳에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었다.

샤갈은 어릴 적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였는데, 가족들은 그 사실에 당황했다.
그들에게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있는 세계, 즉 극소수 부자들만 누릴 수 있는 세계가
화성만큼이나 멀고 생소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샤갈이 아내 벨라 (Bella née Rosenfeld) 를 모델 삼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 파리의 그의 아틀리에.
등 뒤로 딸 아이다(Ida)가 서 있고, 벽에는 그의 작품 '생일 Birthday'이 보인다.

샤갈의 어머니는 그런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녀는 유대인의 입학이 금지되어 있었던 지방의 왕립학교에 샤갈을 넣기 위해 뇌물을 썼다.
그 다음에는 그를 그 지역 미술학교에 입학시켰다.
1907년 젊은 모이셰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났다.
그는 그곳에서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왕립미술학교에 입학했고,
유대인에게 요구되는 주거 허가증도 받았다.
허가증 기한이 만료된 후 그는 경찰에 잡혀가 구타를 당한 후 2주 동안이나 감옥에 갇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년을 지낸 후,
샤갈은 당시 붐이 일고 있다는 새로운 예술을 구경하기 위해 파리로 떠났다.
1910년 가을 파리에 도착한 그는 즉시 도시와 사랑에 빠졌다.
그는 재빨리 프랑스식 이름을 만들었다. 바로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이었다.
그의 이름은 원래 '모이셰 하츠켈레프 세갈(Moishe Hatskelev Shagal)'이었으나,
유대인 학교를 다닐 때 아버지가 그의 성을 ‘큰 걸음’이라는 뜻의 ‘샤갈(Chagall)’로 바꾸었으며,
프랑스에서 샤갈이 자신의 이름을 프랑스식으로
'마르크 샤갈(Marc Zakharovich Chagall)'로 바꾸게 된 것이었다.

그는 특히 프랑스의 종교적 자유를 부러워했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그에게 주거 허가증을 보자고 하지 않았다.
그는 야수파의 색채와 입체파의 평면을 실험해 보았지만,
그의 상상은 언제나 자신이 유년기를 보낸 세계로 되돌아 왔다.
비테프스크(Vitebsk)의 꼬불꼬불한 거리와 유대인들의 작은 예배당,
샤갈은 야수파와 입체파의 그림을 자신의 목표에 맞게 변화시켰다.
그리하여 탄생한 작품이 <나와 마을 (I and the Village, 1911)>이다.

그림 속에는 환한 빨강, 초록, 파랑의 색채로 그려진
순한 눈망울의 소가 한 남자의 눈을 응시하고 있다.
그 마을에서는 사람과 동물이 조화를 이루며 산다.
그 장면은 몽환적이면서도 암시적이다.
두 생명체 사이에 나란히 자리 잡은 집들은 비테프스크의 거리를 환기시킨다.
그 중 집 두 채는 거꾸로 서 있다.

비테프스크(Vitebsk) 예술학교 학생들과 함께. 1919년 7월 26일.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고, 샤갈이 고향 비테프스크 지역 미술지도 인민위원으로 임명되고
새로 설립한 미술학교의 교장도 맡았는데, 당시 '인민 예술학교의 교수 사진.
왼쪽 네 번째 샤갈의 모습이 보인다.

샤갈 작품의 문화적 세계
샤갈은 전통에 대하여 깊은 사랑과 관심을 지녔지만,

항상 단순한 중재자 역할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전의 경험과 문화적 기억에 대한 해석자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위적인 새로움을 수용하는 그의 능력은 철저히 개인적이었다.
그는 파리에서 처음 전위 미술을 경험했을 때 그것의 분석적인 접근 방식,

즉 문화적인 배경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무(無)의 상태에서

새롭게 출발하려는 과학적인 정신의 틀을 거부했다.

그가 비테프스크 미술학교의 교장으로서
말레비치 (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1878.~1935)나 리시츠키
(Elizar Lissitzky, 1890~1941)와 충돌했던 점들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한다.

샤갈은 그가 태어난 나라의 상징주의적 전통을 거듭 재확인 했다.
그는 그의 민족이 보유한 위대한 신비에 전위적인 예술적 자유를 투사하고자 했으며
동부 유럽의 유태 문화 전통을 보편적인 시각 언어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또한, 샤갈은 성경의 이야기들을 열렬히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우상 숭배에 대한 전통적인 반감에 의해 다소 완화된 감각으로 다루었다고 한다.
물론 본인은 이러한 범주에서의 평가에 대해서는 찬성의 표를 과감히 던지지는 못하겠다.
왜냐하면 성경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룬 그의 작품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기엔
다소 어두운 그림자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샤갈은 "내가 천사의 날개를 그릴 때, 그것은 동시에 불꽃이고 생각이며 또는 욕망이다...
형상 자체에 대한 숭배는 사라져야 한다...
나를 개별적인 상징들로서가 아니라, 형태와 색채, 그리고 세계에 대한 상상으로 판단하라...
하나의 상징은 출발점이 아니라 귀착점이어야 한다." 라고 했다.

이는 본인이 알고 있는 성서를 해석하는 방법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샤갈의 작품세계를 형성하게 하는 그의 문화적 세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경험한 문화적 · 예술적 전통들에 대한 관계에 절대적 순응이라 할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와 마르크 샤갈 1955.

그는 과거 경험한 자신만의 문화적 특이성을
한결같이 자신의 작품 형태와 주제에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혁명이 발발한 직후 샤갈은
“프롤레타리아(Proletarian) 화가는 자신과 자신의 재능이 사회에 속하는 것임을 확실하게 안다”
고 말했으며, 그가 후에 러시아를 떠나고 자신의 환경에 큰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코 이러한 자신이 한말을 번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철학은 세계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변혁이다”라는
마르크스 (Karl Heinrich Marx, 1818~1883)의 말처럼 샤갈은 세계를 변화하는 것
또는 변화해야 할 것으로 파악한 것이라 해석된다.
샤갈의 눈에는 아방가르드(Avantgarde)의 자기 몰입은 어리석은 짓으로 보였을 것이다.

결국 샤갈이 급진적인 아방가르드 형식적 자기 몰입을 거부하고
자신의 문화적 근원과 종교적 배경을 재확인하는 작업을 한 것은
그가 흔히 말하는 ‘회피’나 ‘신비주의로의 피신’이 아니라
그의 주변 세계를 포용하는 것이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르크 샤갈과 아내 벨라, 첫 딸 아이다(Ida)와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 주립 문서 기록 보관소 Russian State Archive of Literature and Art, Moscow.

샤갈이 그의 작품 속에서 포용한 세계는 여러 층으로 나타났다.
먼저, 무엇보다도 그가 포용한 세상은 물리적으로 나타났는데,
그의 손과 재료와의 상호 연관과, 두터운 임파스토(Impasto; 채료를 두껍게 칠하기)를 통해서
새로운 매체에 대한 지속적인 실험과 장식성을 고려한 창조 작업을 예로 들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여동생이 결혼하는 것 때문에 고향에 귀국한 그는 이듬해인 1915년
비테프스크에서 결혼을 꿈꾸는 유태인 소녀 벨라 로젠펠트 (Bella Rosenfeld)와 결혼한다.
벨라는 비테프스크의 보석 세공사의 딸로서 뛰어난 미모와 교양을 갖추었으며,
처음 그녀를 본 순간 샤갈은 파리 생활을 비롯해서 모든 것을 잊기에 충분했다.
그는 벨라와 결혼한 다음 해 첫딸 이다를 얻고 고향에 정착했다.

Ida and Marc, 1945

그의 작품의 세계는 독자적인 개인성으로 나타난다.
그가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 동물,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보편적인 변형 에너지의 근원으로 삼은 방식은 매우 독특함을 선사해 주고 있다.

the Jewish Theatre, Moscow, 모스크바 유대인 극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샤갈의 모습, 1919-1920.

마지막으로 그의 작품이 추구하는 세계는 공공적인 성격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서커스, 극장, 기도와 같이 대중들과 함께 하는 행사들을 찬양한 점에서
그것은 공공적인 성격이라 할 수 있겠다.
주변 세계를 감싸 안고자 하는 샤갈의 열망은 대중에게 항상 쉽게 이해된 것만은 아니지만
그를 20세기 미술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가가 되게 한 것이라 생각된다.

The 3rd class wagon, 삼등 마차. 1919년.
유대인 작가 쇼렘 알레이켐(Scholem Aleichem)의 연극 무대, 세트 디자인.
모스크바 유대인 전용 이디시 극장 (Yiddish theatre)에서 샤갈의 첫 데뷔 작품.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고, 샤갈은 비테프스크 지역 미술 인민위원으로 임명되었다.
또한 비테프스크에 새로 설립한 미술학교의 교장도 맡았다.
1920년에 샤갈은 모스크바에 가서 니콜라이 고골리 (Nikolai Gogol)의 희곡 '검찰관' 등
무대 장치와 무대 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국립 유대 극장의 벽화 장식을 의뢰받아 제작도 했지만,
여러 차례 사회주의 리얼리즘 이념을 선전해야 하는 혁명 미술 우선에
자신의 환상미술이 충돌되는 것 때문에 당과 마찰이 빈번했다.

Marc, Bella and Ida in Paris, 파리에서 마르크와 벨라와 딸. 1924.

파리인 아방가르드
1910년 한 후원자가 샤갈이 파리로 이주하도록 도와주었다.
다음해 샤갈은 보지라르 거리(Rue de Vaugirard) 예술가 거주 지역인 '라 뤼슈'(La Ruche)에
작업실을 정하고 이사하였으며, 1914년 파리를 떠날 때까지 이곳에서 생활을 했다.

그는 이곳에서 파리의 전위 예술가들, 특히 시인 블레즈 상드라르(Blaise Cendrars, 1887~1961),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1880~1918)와 화가 섕 수틴(Chaim Soutine, 1893~1943),
페르낭 레제(Joseph Fernand Henri Léger, 1881~1955), 로베르 들로네(Robert Delaunay, 1885~1941)
등과 친분을 맺었다.

Marc Chagall and his wife, Bella, 샤갈과 그의 아내 벨라의 행복한 한 시절.

1923년 샤갈 가족은 다시 파리에 도착하여 1924년에는 파리에서 최초로 샤갈 회고전도 열렸다.
샤갈은 1926년 뉴욕에서 첫 전시회를 열었고, 이후 10년 동안 그의 국제적 명성은 높아져갔다.
그는 유럽 곳곳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을 여행했다.
특히 유대인의 고향 이스라엘 여행에는 아내 벨라(Bella)와 딸 아이다(Ida)와 함께했는데,
그곳에서 그는 성서의 풍경과 유대인의 문화에 깊은 사랑에 빠졌다.
그는 그때부터 '통곡의 벽'이라든지, '예루살렘', '자파(욥바) 회당' 등
시오니스트로서의 성서 그림에 깊이 매몰되었다.

Bella and Marc Chagall, 샤갈과 벨라. 파리에서. 1938-1939년 경.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폴란드 여행 중에 '더러운 유태인'이라는 모욕을 당하며
신변의 위협을 느낀 샤갈 가족은 나치스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했다.
미국에서 그는 유럽 여러 지역에서 망명해온 다른 미술가들과 함께

작품을 전시했고, 무대장치 디자인도 했다.
이 시기에 뉴욕은 파리의 뒤를 이어 미술계의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었다.

샤갈 Chagall, 33살 무렵인 1920년경. 사진 by Pierre Choumoff.

샤갈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영원히 벨라를 사랑하겠다는 두 가지의 꿈을 모두 이루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뉴욕과 시카고는 물론이고 파리, 런던 등

유럽의 대도시에서 샤갈의 주요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그러나 샤갈이 미국에서의 6년은 그에게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그는 번잡한 뉴욕 생활의 리듬에 익숙하지 못했고 영어를 배우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그의 그림은 어둡고 비극적이다.

the French Riviera, 남프랑스의 코트다쥐르에서 샤갈과 아내 벨라, 그의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환경의 영향은 곧 그의 작품에서 나타났다.
1911년 작품 <나와 마을(I and the Village)>, 1912년 작품
<시인 또는 3시 반(The Poet, or Half Past Three)> 등에서
벌써 이전의 순진한 사실주의와는 다른 구성적 특징, 야수주의의 색채 사용 방식,
그리고 입체주의나 오르피즘(Orphism; 20세기 초반에 일어난 회화운동)에서의
혁신적인 공간 처리 방식에 동화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샤갈은 형식과 색채에 대한 전위적인 실험에도 불구하고
그의 개인적인 도상학적 세계를 벗어나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는 백러시아(White Russia; Belarus)의 풍경, 농민들의 생활 정경,
유태인의 의식들과 같은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 사랑하는 인물들에 대한 추억들로
그의 작품 속에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1915년 그와 결혼한 비테프스크 출신의 젊은 여인 벨라 로젠펠드(Bella Rosenfeld)에 대한
작품 속 언급은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the French Riviera, 남프랑스의 코트다쥐르에서 샤갈과 아내 벨라, 그의 스튜디오에서.

샤갈의 여자들...작품 영감의 80%는 아내 벨라.
샤갈 곁에는 모두 다섯 명의 여인이 있었다.
장남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어머니(Felga Ita)는 아들 곁에
벨라 (Bella Rosenfeld; 1909년 첫 만남, 1915년 결혼, 1916년 딸 아이다 출생)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 눈을 감았다.

병약한 벨라가 망명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때
샤갈은 캔버스들을 벽을 향해 돌려놓고 생애 처음으로 붓을 놓고 만다.

이후 샤갈의 아들을 낳은 버지니아(Virginia Haggard Mc Neil)는
벨라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샤갈을 떠나지만(1945~1952), 1952년
당시 60세인 샤갈은 유대인 여성 발렌티나 바바 브로드스키(Valentina Vava Brodsky)와
재혼을 하게 되면서 전 아내 벨라가 죽은 뒤 8년 만에 다시 활력을 찾게 된다.
꾀가 많은 바바는 샤갈의 배후에서 강력한 아트 딜러(Art Dealer)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벨라가 낳은 딸 아이다(Ida Chagall)는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했을 때
샤갈을 먼저 미국에 보내고 아버지의 그림들을 지켜 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자신이 아버지에게 소개해 준 바바의 영향력에 밀려
화가의 꿈도 펴지 못한 채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처지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샤갈의 예술 세계의 중심에는
항상 벨라 (Bella Rosenfeld)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작품 영감의 80%는 아내 벨라로부터 였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버지니아 (Virginia Haggard Mc Neil)와 종착역
바바(Valentina Vava Brodsky)와의 정열적인 사랑, 그리고 샤갈의 유일한 딸
아이다(Ida Chagall)의 내조가 그의 작품 세계를 도왔다고 할 수 있겠다.

1887년 러시아 변방 유대인 빈민촌인 비테프스크에서 태어난 샤갈은 시골 미술학교를 거쳐,
1907년 상트페테르스부르크(Saint Petersburg) 왕실 미술학교에서
거장들의 걸작을 연구하고 화가로서 첫 작품인 <죽은 자(The Dead Man, 1908)>를 발표한다.
이 작품은 “인간의 무의식적인 삶과 죽음에 대한 강박을 풀어낸” 초기 걸작으로,
사실주의 전통을 배제하면서도 인생의 부조리한 이야기를 담아냈고,
프로이트(Sigismund Schlomo Freud)의 심리학 시대를 예고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던 그가 1909년에 자신의 작품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연인
벨라(Bella Rosenfeld, 1895~1944)를 만나게 된다.

샤갈은 의사의 딸 테아(Teja Brachman)를 사귀던 중 그녀의 집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그녀의 친구 벨라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벨라는 그 순간을
“테아는 숨쉬기가 힘든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두 눈 속에서는 불꽃이 너울거렸다.
무슨 일이니? 내가 너에게서 뭘 빼앗은 거니?”라고 미안해 했었다.

벨라는 러시아 전체에서 네 명의 최우수 학생 가운데 하나였으며,
러시아 여성 가운데 3%만이 입학이 가능했던 모스크바의 게리에르(Guerrier) 여자대학교
(당시 Moscow University for Women or Moscow Higher Women's Courses;
1900~1918, Moscow State Pedagogical University; 1990~)에 들어간 수재였다.
보수적인 유대인촌에서 부유한 보석상의 막내딸인 벨라와 가난한 청년 샤갈,
이 젊은 커플은 큰 화젯거리였다.

벨라는 샤갈이 혼자 머무는 초가집에 매일 찾아가 사랑을 키워갔으며,
샤갈은 더 이상 테아를 그리지 않았고, 벨라의 영향으로 그녀에게 고전적인 기품을 부여한
<검은 장갑을 낀 약혼녀(My Fiancée with Black Gloves, 1909)>를 그렸다.

샤갈은 벨라와 결혼하는 1915년에 그렸던 그 유명한 <생일(The Birthday, 1915)>을 시작으로
이후 <아름다운 연인들> 연작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샤갈은 많은 초상화에서 벨라를 연인으로, 아내로, 산모로 등장시키면서 작품에 아름다움을 더했다.
그의 1917년 작품 <흰 깃옷을 입은 벨라(Bella with White Collar)>를 보면
화면 전체를 차지하고 서 있는 벨라의 아래에 샤갈과 그의 딸 아이다가
조그맣게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샤갈의 중심에
벨라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또 <비테프스크의 누드(Nude over Vitebsk, 1933)>에서

그림 위쪽에 솟아 있는 벨라는 다른 사물보다 유독 큰 형상으로 표현되어 있고,

<땅거미 질 무렵 (Hour between Wolf and Dog, 1938~1943)>에서는

화가 샤갈이 팔레트를 손에 들고 사랑하는 벨라에게 밀착되어

결코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샤갈은 벨라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와 같이 할 운명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나의 삶(1931)>이라는 자서전을 통해서 벨라와의 첫만남을
"그녀의 침묵은 나의 것이었고, 그녀의 눈동자도 나의 것이었다.
그녀는 마치 나의 어린시절과 부모님, 나의 미래를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았고,
나를 관통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라고 소개했다.

이렇듯 샤갈에게 있어서 벨라는 처음 만날 때부터

이미 특별한 존재였으며 그의 작품 세계를 채워가는 힘이 되었다.
벨라는 샤갈에게 있어서 단순히 아름다운 뮤즈(Muse)가 아니었다.

샤갈은 “오랫동안 그녀의 사랑은 나의 예술을 채워 왔다”라고 자주 말해왔으며,
<나의 삶>이란 자서전에서
“그녀는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다. 그녀는 누구일까? 나는 두렵다.
아니,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 곁에 있고 싶다.
그녀의 침묵은 나의 침묵, 그녀의 눈은 나의 눈이고 나의 영혼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에게 있어서 벨라의 의미를 표현했다.

또한, 샤갈이 아무리 문화적으로 빈곤한 고향 마을에서 벗어나려고 했어도,
그의 예술적 원천은 러시아 유대인촌과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서 흡수한 러시아 문화였던
샤갈에게 있어서 벨라는 샤갈의 예술 원천인 러시아 유대인 촌과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서 흡수한 러시아 문화가 구체화된 존재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샤갈이 프랑스와 미국에서 망명자로 살면서
가족과 연락할 수도 없고, 결코 조국에 발을 들여 놓을 수도 없을 때에도 유대인으로서,
그리고 러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지탱 시켜 준 것이
바로 아내 벨라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샤갈에게 벨라가 유대인의 러시아가 구체화된 존재였음을
“벨라는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
그녀는 구름과 나무와 집들과 더불어 드비나 강(Dvina River)에 비친
비테프스크 언덕 위의 다람쥐였다.” 라는 샤갈의 회상이 대변해 준다.

샤갈에게는 “유대 예술의 뮤즈”였던 벨라가 망명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는 극도의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
샤갈이 캔버스들을 벽을 향해 돌려놓고 생애 처음으로 붓을 놓고 방황할 때,
그를 위로한 여인은 딸 아이다의 친구 버지니아였다.
버지니아는 샤갈의 가정부로 들어가서 그를 위로하고 마침내 은밀한 부부 사이가 되어
아들 데이비드를 낳았지만, 벨라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샤갈을 결국은 떠나게 된다.

<꽃다발과 하늘을 나는 연인들(Bouquet with Flying Lovers, 1934~1947)>을 보면
샤갈과 버지니아의 초기 열정적인 사랑이 잘 나타나 있다.
샤갈의 마지막 사랑은 유대인 여성 발렌티나 바바 브로드스키(Valentina Vava Brodsky)로,
1952년 60세의 샤갈은 그녀와 재혼을 하면서

전 아내 벨라가 죽은 뒤 8년 만에 다시 활력을 찾게 된다.

Marc and Bella Chagall, Paris, 1929. 샤갈의 42살 무렵 파리에서 벨라와 함께. 사진 by André Kertész.

샤갈이 “내 아버지가 청어를 운반하고 있을 때 키예프(Kiev)의 브로드스키 가문은
틴토레토(Jacopo Tintoretto, 이탈리아의 화가)의 작품을 사들이고 있었을 것이다.”
라고 말했듯이 그의 마지막 연인 바바는 좋은 가문의 여자였다.
벨라를 제외한 샤갈의 두 명의 여자는 모두

아버지의 전적인 내조자 딸인 아이다의 소개로 이루어졌다.

사실상 아이다는 벨라의 후임자로서의 역할을 했는데, 샤갈에게는 어떠한 존재였는지
“1934년 내 딸, 아이다는 18세의 나이로 그녀보다 몇 살 연상인 변호사와 결혼했다.
그러나 왠지 내 마음은 기쁘지만은 않았다.” 라는 샤갈의 말이 왠지 의미심장하고,
여러 가지 해석을 낳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샤갈의 그림을 보면서 사랑하면 하늘도 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환상적 신비주의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는 정말 하늘을 날듯이 그렇게
20세기 대혁명과 세계전쟁의 와중에서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늘을 날듯이 그렇게 행복하게 아름답게 살았다.

연인들을 하늘을 날게 하는 화가
그의 그림에는 연인들과 결혼 장면이 많이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이 손을 잡으면 그들은 땅을 걷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면 하늘을 날 수 있는지 한번 시험해 봐야겠다.
마르크 샤갈 '색채의 마술사'라도 하는데  그는 '그림의 시인'으로 모든 그림에서
낭만적이고 환상적이다 못해 노골적 사랑과 낭만과 환상과 서정과
마을의 지붕으로 날아다니는 연인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림 그리는 시인
피아노의 시인이 쇼팽이라면 그림의 시인은 샤갈이다.
유태계 러시아출신 프랑스 국적의 화가지만 그래픽 아티스트, 삽화가,
도자기,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자로 다방면으로 일했다.

그는 1887년 7월7일 러시아 비테프스크(Vitsyebsk, 현 벨라루시)에서
유대인 어물가게(herring Merchant) 아들로 태어났다.
유대교 '시온의 사랑(히바트 시온)'에도 가입해서 활동도 했다.
초기 미술 선생님은 펜(Yehuda Pen1854-1931)이었고
고향을 떠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학교(St-Petersburg Art School)에서 공부한다.
그 때 고갱, 보나르, 드랭, 뷔야르(Edouart Vuillard 1868-1940) 등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연인 벨라 만나다
1909년 처음 벨라(Bella Rosenfeld) 만나 1915년에 결혼했고 그 다음해 딸 아이다(Ida)를 낳았다.
1917년 러시아 혁명(Russian Revolution) 열렬한 지지자이자 참여자였다.
당시 상황을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내 그림을 뒤집어 놓은 것처럼 레닌이 러시아를 거꾸로 뒤집어 놓았다"
혁명 정부로부터 샤갈은 페트로그라드 문화부의 미술 담당관 지명 받았으나
벨라의 당부로 거절한다.
당시 혁명시인 마야코프스키는 문학 담당관이었다.
후에 마르크스주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었다.

1918년 저자 에프로스가 샤갈 연구서 <마르크 샤갈의 예술>이 처음 나왔다.
당시의 평가는 이랬다.
"샤갈은 이해하기 어렵다 샤갈은 풍속화가인가, 공상가인가, 이야기꾼인가, 철학자인가,
러시아의 하시디즘 유대인인가, 프랑스 모더니스트의 제자인가, 세계시민적 몽상가인가?"

프랑스, 미국으로 다시 프랑스로
샤갈은 고향 유대극장의 벽화보수 2년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이런 말을 남기고 러시아를 떠나 파리로 향했다.
"지금 너희들은 어떻게 살고 있느냐 애들아 너희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아프단다"

1922년 파리로 이주하고 1937년 프랑스 시민권을 얻는다.
파리에서 모딜리아니 수틴(Soutine)이 친구가 된다.
처음에는 관전(살롱 전)보다 독립 전(앵데팡당 전), 가을 전(살롱도톤) 등에 참여했다.
파리는 그에게 빛, 색채, 자유, 태양, 삶의 즐거움이었고, 이 시기에 색채의 환희를 재발견했다.

2차 대전 중 스페인, 포르투갈을 경위해 1941년 미국으로 도피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44년 9월2일 그렇게 사랑하던 벨라가 죽었다.
1946년 미국에서 다시 유럽으로 돌아왔고, 1949년부터는 프로방스(Provence)에서 작업했다.

Marc Chagall and His Family, Paris, 1933, 46세의 샤갈과 그의 가족. 사진 by André Kertész.

1952년 딸의 중개로 바바 (본명, 발레니타 보르드스키Valentina Brodsky)와 재혼했다.
그리스로 신혼여행을 가다 그 이후에도 여러번 그리스 여행을 했다.
그때 나온 작품이 '다프니소와 틀로에의 삽화(1953)'이다.
1973년 니스에 샤갈 박물관 개관했다.(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시적이고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화풍.
그의 화풍은 환상과 시적 분위기 삶의 환희 사랑의 기쁨으로 넘친다.
강력하고 생생한 색채와 행복과 낙관주의, 삶의 기쁨과 사랑 조작 시적 감정,
음악적 요소, 환상과 시정(fantasy and poetry)도 한 몫했다.
그는 삶에서처럼 예술에서도 사랑에 뿌리를 두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리고 환상적 풍으로 초현실주의 미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

국적 없는 자처럼 떠돌다보니 평생 어려서 경험한 유대인 마을의 초막절 유월절 등
유대인의 전통과 풍속을 신비하고 환상적인 색채로 표현했다.
민속적, 문화적, 종교적 상징성에 애정이 깊었다.
그는 늘 자신이 광대 곡예사 배우들이 등장하는 인물과 닮은 비극적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교화 이상으로 많이 그렸다.

정감 있는 연인들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았다. 샤갈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인생에서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단하나의 색은 바로 사랑의 색깔이다."
무의식 속에 잠재한 내면세계를 표현하면서도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이었다.
"자동기술법이 자동기술법을 갉아먹지 않을까 우려된다"

성서는 샤갈에게 중요한 영감을 주는 원천.
그에게 성서야말로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었다.
어려서부터 성서에 매료되어 종교적 신비주의를 보였고
구약성서는 아가서 예언서의 시와 히브리 민담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의 '신비주의'를 도피라고 비판하는 자에게
"그것은 피신이 아니라 그의 주변 세계를 포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친구들.
도미에(Daumier), 밀레, 나비파, 야수파, 입체파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폴리네르는 그에게 초현실주의라는 이름을 붙어주었다.
입체파 들로네(Delaunay) 등등 친구가 많았다.
피카소는 그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것이 있다.
"그는 머리 속에 천사를 가지고 있다"
샤갈은 피카소처럼 시인들과 특히 가까이 지냈다.
루이 아라공의 시집 <아무 말 없이 말하는 사람들>에 삽화도 제작했다.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방면 작업.
1946년 4월 샤갈 뉴욕현대미술관 대규모 회고전이 있었고 1952년부터
스테인드글라스 처음 작업하여 이 분야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말했다.
"스테인드글라스 아주 단순하다. 즉 재료가 빛 자체이다.
성당이나 회당이나 빛의 현상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신비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나는 두렵다. 첫 만남이라는 것이 무척 두렵다.
이론이나 기술 따위란 무얼 말하는가. 재료인 빛 바로 여기에 창조가 있다."

그밖에도 판테온, 오페라하우스, 강당, 미술관 등 거대한 규모의
서구 건축물의 벽화나 천장화, 1957-1960-1966에는 이스라엘 병원과 성전에
이스라엘 국회의사당과 예루살렘 하다사 병원의 회당 스테인드글라스,
1964년 유엔 건물 평화라는 제목의 스테인드글라스 대형작품 남겼다.
그는 부와 명성과 수명를 다 누리고 1985년 97세로 사망했다.

Virginia Haggard McNeil과 함께.

샤갈은 벨라가 죽고 딸 아이다가 소개한 유부녀 에디트 해거드 맥닐
(Virginia Haggard Mcneil 1915 - 2006)을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진다.

샤갈의 딸인 아이다(Ida)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적적하게 지내던 아버지 샤갈을 보고
집에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영국 여성 가정부로 버지니아 해거드 맥닐을 고용했다.
샤갈은 그녀보다 27살이나 많았지만 말동무라도 하도록 중매를 선 것이다.
버지니아 헤거드 맥닐은 미국에 온 전 영국 영사의 딸이었고 당시에 30세이던 맥닐은
스코틀랜드 화가와 결혼해서 이미 5살짜리 딸이 있던 유부녀였다.

샤갈이 처음 Virginia Haggard McNeil을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딸 하나가 있던 유부녀였다.

버지니아는 남편을 떠나 아이를 데리고 뉴욕의 하이 폴스 (High Falls, New York)에 있는
오두막 목조 건물로 샤갈을 따라 함께 도망쳤다.
그곳에서 샤갈은 다시 그림에 대한 욕망을 되살리며 그녀와 함께 새삶을 시작했다.
샤갈은 이곳에서 다시 과거에 그리다 중단한 '추락 천사'와 '파라솔을 든 젖소' 등을 완성했다.

샤갈과 버지니아와 아들 데이비드 맥닐(David McNeill)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샤갈은 58세, 버지니아는 30세였다.
1946년에 그들은 아들 데이비드를 낳았고 이름을 데이비드 맥닐 (David McNeill)이라고 한 것은
버지니아 (Virginia)의 전 남편의 라스트 네임이 맥닐 (McNeill)이었기 때문이다.

샤갈이 버지니아 맥닐과 사이에 난 데이비드 맥닐 (David McNeill)은 샤갈의 유일한 아들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6년 4월, 뉴욕 근대 미술관 모마 (MoMA)는
샤갈의 40년 회화 회고전을 거대하게 열었다.
1947년에는 암스테르담, 런던, 취리히, 베른에서 또 다른 샤갈 회고전도 개최되었다.
그해 말 버지니아는 아들 데이비드를 낳았다.

두 사람은 프랑스의 코트다쥐르 (Cote d'Azur)에서 상대적으로 적고 조용한 마을
생장 카프 페라 (Saint Jean-Cap Ferrat)에 집을 얻고 이전에 결혼해 얻은 딸과
새로 얻은 데이비드와 함께 정착해서 살았다.

버지니아 헤거드(Virginia Haggard)를 만난 후 샤갈은 로맨스도 작품 열정도 활기차게 진행했다.
만난 후 7년 동안 행복했지만 버지니아는 1951년 전 남편 맥닐과 이혼하게 되고
벨기에 사진작가를 만나 샤갈의 곁을 떠난다.

그녀는 샤갈 곁을 떠나면서 샤갈이 준 18점의 작품도 사양하고
오직 아들 데이비드를 데리고 벨기에로 이주하여 2006년 사망할 때까지
새 남편과 함께 조용하게 여생을 보냈다.

버지니아 헤거드(Virginia Haggard)가 출판한 '샤갈과 함께한 나의 인생 (My Life with Chagall)' 회고록

훗날 샤갈이 세상을 떠나자 버지니아는,

'샤갈과 함께한 나의 인생 (My Life with Chagall)' 회고록을 발행했는데,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한때 사랑했던 예술가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는 내용이었다.
샤갈과 버지니아의 혼외 아들, 데이비드 맥닐은 가수이자 작곡가로 활동하며 파리에 살았다.

Marc Chagall and his wife Vava, 샤갈과 새로운 아내 바바.

샤갈은 1952년 '바바(Vava)'라고 부르던 발렌틴 브로드스키 (Valentine Brodsky)와 다시 결혼한다.
1952년, 다시 한번, 샤갈의 딸 아이다 (Ida)는 40세인 유대인 출신의 러시아 여성
발렌티나(바바) 브로드스키 Valentina(Vava) Brodsky를 새 비서 겸 가정부로 고용했고
얼마 되지 않아 65세의 샤갈과 40세의 바바는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은 샤갈에게 또다시 새로운 활력을 주었다.

샤갈과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바바.

1955년. 샤갈은 다시 성경 삽화 작업을 비롯해서, 발레극 '다프네와 클로에'의
무대장치와 의상을 디자인했으며 예루살렘과 메츠 대성당, 랭스 대성당을 위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디자인이 있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의 벽화를 완성했다.

바로 이때 니스의 샤갈 성서 메시지 미술관에도 대규모 모자이크 벽화를 착수했고
파리 오페라극장의 둥근 천장에 거대한 천장화 '꿈의 꽃다발'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Portrait of Vava. 1955. oil on canvas. 73 x 95 cm. Private Collection

바바는 러시아계 유태인으로 런던에서 아주 성공적인 모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비즈니스에 뛰어난 아내는 모자 대신 샤갈 그림을 본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샤갈은 잠시 잊고 있었던 고향, 러시아 말을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샤갈과 바바, Valentina (Vava) Brodsky.

바바는 남편의 미술 사업을 철저히 관리했다.
이미 너무 유명하게 된 샤갈 자신은 그가 얼마나 부자인지조차도 몰랐다고 한다.
샤갈의 유일한 아들 데이비드 맥닐 (David McNeil)은 모든 통장은 그녀가 관리했고,
식당에 가면 탁자에 있는 각설탕도 챙겨 담아온 여성이라고 불평한다.

두 사람은 남프랑스 프로방스의 방스 (Vence)로 이주했다.
거기서 바바는 샤갈을 바깥세상으로부터 고립시켰고,
심지어 아이다와 거리를 두고 편지도 검열을 하고 참견했지만
샤갈은 그 인생의 편이 주의적 리듬에 익숙해져서 대부분의 시간을 스튜디오에서 보낸 반면
모든 문제는 활동적인 아내가 돌봐 주었다.

Marc Chagall, 그의 성서화 앞에서.

그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알프 코트 다쥐르(Provence – Alpes – Cote d’Azur) 지방
알프마리팀(Alpes – Maritimes) 주 생폴(Saint – Paul) 드 방스에서 39년을 터를 박고 살다가
1985년 97세의 나이로 그곳에서 사망했다.

샤갈은 그는 생애 마지막 20년간은 남프랑스의 생 폴 드 방스에서 살았다.
그의 인생 후반의 세월은 마치 천상의 불의 전차가 행군하듯이

전 세계를 무대로 그의 왕성한 활동이 펼쳐졌다.
그야말로 바바가 얼마나 영리하고 조직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197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을 받았고,
생존 화가로 루브르 박물관에 영구 전시 작품이 걸리는 영광을 지켜보았다.
1985년 97세의 나이로 그곳에서 사망했다

at the window of his apartment, 1958.

이국적이고, 낙천적인, 유치하고, 관대하고, 사적이고, 독창적이고 교활하고,

폭발적이며, 우스꽝스럽고, 멜랑콜릭하고, 허약하며, 강인했던...

이라는 형용사는 모두가 샤갈을 지칭하는 단어들이다.
샤갈과 7 년 동안 동반했던 버지니아는 샤갈은
'관대하고 순진하고 예리하고 폭발적이며

비밀스럽고 유머러스하고 슬프고 취약한 강대한 모순'
으로 그의 회고록에서 표현했다.

샤갈이 묻혀 있는 마을 공동묘지다.
샤갈은 1985년 3월 28일 97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며,
그의 아내 바바와 함께 이곳 생폴 드 방스 마을 묘지에 묻혔다.

Solitude, 고독. 1933. oil on canvas. 169 x 102 cm. Tel-Aviv Museum of Art, Israel

이제 샤갈의 작품 세계를 연대순으로 살펴본다.
고독의 주제는 처음이 아니다.
10년 전 그려진 <푸른 유태인 (또는 교부)>도 홀로 수심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이 그림은 토라를 안은 교부 곁에 위로하는 기호(바이올린)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또 교부는 그것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애수가 깃들어 있다.

배경은 비테프스크(Vitebsk)의 집들인데, 그 후에는 성서의 세계와 향리가
샤갈의 작품 중에서 슬픔과 사랑의 이중주를 연주하게 될 것이다.
이 고독자의 자세는 2,500년 전의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의 자세이다.

Nude over Vitebsk. 1933. oil on canvas. 133 x 87 cm.

The Revolution. 1937. oil on canvas.100 x 50 cm. Private Collection

A red horse. 1938. oil on canvas. 103 x 114.5 cm.
Musée des Beaux Arts, Nantes, France

White Crucifixion, 백색의 십자가. 1938. oil on canvas. 140 x 155 cm.
Art Institute of Chicago, Chicago, IL, USA

이듬해에 발발할 제2차 세계 대전의 재앙과 불행을 이 그림에서 예감할 수 있을 것 같다.
<혁명>에서 볼 수 있는 레닌의 지체(肢體)의 떨림을
성체(聖體)의 좌반부의 단속선이 이어받고 있으며, 그 커다란 백색의 공간이
여기서는 화면 가득히 펴져서 화려한 색체를 모조리 지워버리고 말았다.

유태교도에게는 거짓예언자에 지나지 않은 그리스도가
고독한 사랑의 사도로서 화가 앞에 갑자기 클로우즈업 되었다.
이해부터 책형도가 자주 그려지기 시작한다.
이 백색은 무구와 희생의 상징으로서 샤갈이 항상 송아지 그림에 즐겨 썼으며,
뒤의 <전쟁> 에서 최대의 농도를 뛰게 될 것이다.
십자가의 상하는 "구약"의 예언자의 무리와 일곱가닥의 촛대로,
또한 좌우는 혁명군과 약탈당하는 이스바로 각각 둘러싸여 있다.

이 작품은 과거 다른 화가들의 작품과 전혀 다르게 작가가 살고 있던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쟁이었던 2차 세계대전과
그 과정에 있었던 유대인의 수난을 배경으로 그렸다.
이 비참한 전쟁을 십자가 사건과 연관 지음으로써 과거 어떤 십자가에 대한
그림보다 우리에게 많은 감동과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 작품이다.

샤갈은 유대교 신자로서는 드물게 그리스도를 잘 이해했는데,
이는 쟈크 마리땡과 같은 천주교 신자 친구들 덕분이었다.
샤갈의 “백색의 십자가”는 기존에 예수님을 박해하던 유대인이 아니라,
피해자로서의 유대인을 그리고 있다.
샤갈은 1938년 11월 9일에 일어난 유대인 인종청소 사건, 일명 “깨진 유리의 밤”을 그리고 있다.

그림의 중앙에는 유대인을 상징하는 천을 걸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고뇌 속에 계시며,
오른편에는 붉은 모자를 쓴 나치 당원들이 유대인 회당에 불을 지르고,
가구와 의자들은 밖으로 내동그라져 있다.
초록옷의 유대인 랍비는 그사이로 도망을 가고 있다.
유대인 경전인 Torah는 불타고 있으며 유대교의 상징인 메노라 촛대의 촛불들도 타고 있다.
왼편 위쪽에는 붉은 깃발을 든 폭도들이 유대인 마을을 습격하여 불을 지르고 약탈하고 있으며

유대인들은 그들로 부터 도망치기 위하여 배를 타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십자가 위의 하늘나라에서는 이러한 참상을 보며 모두 슬픔에 잠겨있다.

색의 마술사 샤갈은 이 그림에서 많은 색깔을 빼고 하얀색을 강조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그리고 있다.
보통 그의 그림에서 보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밝은 톤의 색조들은 빠지고
흰색과 회색이 주가 되어 슬픔과 참담한 광경을 표현하면서

하얀색의 십자가를 통한 희망을 그리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는 다시 가해자가 되어
고통을 주고받는 상황이 반복되는 인간 역사.
그 속에서 같은 사랑의 하느님을 믿는 신자들이 서로를 박해하고 핍박하는 비극적인 일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샤갈은 오직 십자가의 예수님만이 희망이라는 걸 보여주고자 한다.
예수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을 우리 마음에 간직하고 믿어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이다.

Spring. 1938.

Midsummer Night's Dream. 1939. oil on canvas. 88.6 x 117.1 cm.
Musée de peinture et de sculpture, Grenoble, France

피안이 없는 시간. 1939.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유태인이었던 샤갈이 느낄 수 밖에 없었던
비극과 고난의 시간 속에서 완성된 그의 대표작이다.
피를 흘리는 새는 바이올린으로 슬픈 운명을 연주하는 듯하다.
또한 어둡고 우울한 세상 속에서 그 새는 쉴 곳이 없어 보인다.

The Three Candles. 1938~1939. oil on canvas. 96.5 x 127.5 cm. Private Collection

Finale of the Ballet "Aleko". 1942. gouache, paper. 57.1 x 38 cm.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USA

Madonna of village. 1938~1941. oil on canvas. 98 x 102.5 cm.
Thyssen-Bornemisza Collection, Lugano-Castagnola, Madrid, Spain

The Carnival, scene II of the Ballet "Aleko". 1942.

A wheatfield on a summer's afternoon. 1942. tempera, canvas.
1524 x 914.4 cm. Philadelphia Museum of Art, Philadelphia, PA, USA

Hour between Wolf and Dog (Betwenn Darkness and Light). 1938~1943.
oil on canvas. 73 x 100 cm. Private Collection

In the night. 1943.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The Juggler. 1943. oil on canvas. 78.7 x 110.5 cm.
Art Institute of Chicago, Chicago, IL, USA

조인(鳥人)이 전적인 주역이다.
파우스트 극(劇)의 메피스트처럼 무대에 뛰어나온 모습이다.
그러나 이 무대는 서어커스의 원형 스타디움을 닮았으며,
배심원과 같은 관객에 둘러싸인 공간에 텔레비젼에라도 비치는 것처럼
이스바와 말탄 소녀가 음울한 빨간색 필터의 빛 너머로 부각되어 있다.

오른쪽 위에 발레리나와 같은 손짓을 하며 서 있는 신부 모습으로 자란 소녀가 등장한다.
밝은 녹색과 혈관이 뻗어 있는 두 다리의 무서운 회백색과 개방된 바이올린과
인간의 조건을 암시하는 괘종시계와의 각 대비에 단순하게 도식화 되어 있다.
환상이 형이상학(形而上學)으로 높여진 이 작품은 섬뜩한 환상미의 극치이다.

전쟁. 1943. 조르주 퐁피두 센터 소장.

마르크 샤갈의 그림들은 제멋대로 배치된 듯한 사람과 사물,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채로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의 그림에는 일견 아이들의 그림처럼 귀여운 느낌을 주는
시각적 은유의 한편에 항상 애잔함과 그리움이 배어 있다.
고단했던 샤갈의 체험과 거기서 비롯된 끝없는 갈망이 그림 속에 형상화되어서,
사랑과 평화가 그의 주된 모티프로 자리 잡았다.

유대계 러시아인이었던 샤갈은 두 번의 전쟁을 피해 여러 곳을 떠돌아다녔는데,
이런 경험과 고통은 전쟁의 공포, 폭력을 순화시키려는 염원으로 화폭에 자주 표현되었다.

위 그림(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소장)은 샤갈이 미국에 피란 중이었던 1943년에 그린 것이다.
그는 그즈음에 자신의 정든 고향인 비테프스크(Vitebsk)가 나치 독일의 공격을 받아
많은 유대인이 학살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상실감에 괴로워하며 고향과 유대인들이 전쟁으로 겪은 수난을 증언하고자 했다.

푸른빛과 노란빛으로 칠해진 하늘은 암울한 색조로 고통을 표현하며 위쪽 배경을 짓누르고 있다.
아래에 자리한 게토 집들이 늘어선 거리는 샤갈이 자주 꿈꾸던 고향의 모습이다.
하지만 마을 한가운데 눈 쌓인 땅 위에는 한 남자가 십자가 모양을 한 채 죽어 있다.
그 밑의 달구지에는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가운데 끔찍한 상황에 놀란 말이
발을 하늘로 차올리며 울부짖듯 버둥거리고 있다.
또 아이를 꼭 껴안은 여인은 머리에 불이 붙은 채
날아오르는 말이 끄는 썰매를 타고 도망치고 있다.
여기서 말, 말 등에 탄 닭, 집은 모두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샤갈의 전형적인 상징들이지만,
그것들은 더 이상 예전의 평화로운 모습이 아니다.
이런 참변에 직면해서 샤갈은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왼쪽 아래에 머리에 띠를 두른 남자가 눈에 띈다.
그림 밖의 미지의 장소로 향하고 있는 그는 두말할 나위 없이 죽음을 피해
사방을 떠도는 유대인의 모습이며 동시에 샤갈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다.

Listening to the Cock. 1944. oil on canvas. 74.5 x 92.5 cm.
Art Institute of Chicago, Chicago, IL, USA

The House with the Green Eye. 1944. oil on canvas. 51 x 58 cm .Private Collection

The Wedding. 1944. oil on canvas. 74 x 99 cm. Private Collection

아내에게. 1933~44. oil on canvas. 131 X 194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이 작품은 근 10 년간이나 걸려 완성시킨 그림이다.
여기엔 그전까지의 삶의 기쁨으로서의 환상과 서정을 노래하던

샤갈의 모든 환상의 요소가 다 들어 있다.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날개 달린 시계, 몸을 붙인 연인들,

염소와 말, 고향의 마을과 하늘, 그리고 바이올린, 천사....

반면, 침대에 길게 누운 젊은 여인의 나상은 현실적 관능미와 청결함을 발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대단히 복잡한 화면 구성이긴 하지만, 내용의 여러 요소들은
색채의 특이한 발언과 부드럽고 미묘한 뉘앙스의 확산 속에 깊은 정감을 자아내고 있다.

The soul of the city. 1945. oil on canvas.

그녀의 주변. 1945. oil on canvas. 131.2 X 108.9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이 작품은 샤갈의 애처 벨라가 세상을 떠난 다음 해에 그려졌다.
파리 해방과 더불어 파리 개방의 소식을 듣고 뛸 듯이 좋아하던 벨라가
갑자기 돌아오지 않은 사람으로 그의 곁을 떠나고, 샤갈은 그 슬픔을 통하여
그녀와의 삶을 이 작품에서, 마치 스테인 글라스의 작품처럼 투명하고 심오한 색으로 표현했다.

짙은 파란색 밤의 중앙에 초승달이 비치는 비테프스크의 또 다른 밤이 둥굴게 끼워졌으며,
이 밤의 구체를 아크로바트로 변한 아이다가 받쳐 들고 있다.
오른쪽 위에는 신부를 껴안고 요정의 꼬리처럼

하얀 베일을 끌고 너울거리며 올라가는 젊은이가 있고,
앞에는 보기만 해도 저승 사람의 표정을 한 벨라와
저승의 하늘로 시선을 보내고 있는 화가의 거꾸로된 얼굴이 있다.
중앙의 원은 초승달과 함께 해와 달을 상징하는데,
그 후의 많은 작품에 음양의 의미를 지니고 나타나는 기호의 발단이다.

The Wedding Candles. 1945. oil on canvas. 120 x 122.2 cm. Private Collection

벨라의 죽음은 샤갈에서 있어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그 불행과 고독을 이겨내는 9개월간 그는 붓을 들지 못했고

온갖 그림들을 벽을 향해 돌려 놓았다.
드디어 화가(畵架) 앞에 앉을 기력을 회복하여 처음으로 그가 손에 잡은 그림이
12년 전 그가 사랑에 잠겨 살 때 그린 <아르르 캉> 이었다.

시집가는 신부를 거의 중앙에 그리고, 주위에는 여러 형상과 인물이
여기저기 그려져 있는 작품으로, 이 오른쪽 반쪽의 테마로서는 <화촉>이라는 이 작품을,
왼쪽 반으로서 앞에 소개한 <그녀의 주변>이라는 작품을 그렸다.
벨라를 잃은 후 한 동안 샤갈의 화면은 깊은 푸른색이 지배한다.
후에 이 푸른색은 정제되고 단련되어서 가히
"샤갈의 푸른 색"이라 할 맑고 환상적인 색채에 이르게 됐다.

Cow with Parasol. 1946. oil on canvas. 106 x 77.5 cm. Private Collection

A rooster. 1947. oil on canvas. Musée des Beaux-Arts, Lyon, France

Bouquet with flying lovers. 1947. oil on canvas.

Flayed ox. 1947. oil on canvas. 80.9 x 100.8 cm Private Collection

Madonna with the Sleigh. 1947. oil on canvas. 80 x 97 cm.
Stedelijk Museum, Amsterdam, Netherlands

Self Portrait with a Clock In front of Crucifixion. 1947.
oil on canvas. 71 x 86 cm. Private Collection

The Appearance of the artist's family. 1935~1947.
oil on canvas. 111.5 x 123 cm. Palais des Beaux Arts, Lille, France

The blue fiddler. 1947.

The Falling Angel. 1923~1947. oil on canvas. 71 x 86 cm. Private Collection

The rooster in love. 1947.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Lovers near Bridge. 1948. oil on canvas. 47 x 99 cm. Private Collection

The tree of life. 1948. oil on canvas.

Then the boy was displayed to the Dervish.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Then he spent the night with her.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They were in forty pairs. 1948. Series: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Disrobing her with his own hand.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So I came forth of the Sea.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So she came down from the tree.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Then the old woman mounted on the Ifrit's back.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When Abdullah got the net ashore.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Abdullah discovered before him.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Now the King loved science and geometry.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He went up to the couch.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Mounting the ebony horse.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Then said the King in himself. 1948. Series : The Arabian Nights. illustration.

Clock with Blue Wing. 1949. oil on canvas. 79 x 92 cm. Private Collection

King David. 1951. oil on canvas. 133 x 198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The Dance. 1949. oil on canvas.
Musée National d'Art Moderne, Centre Georges Pompidou, Paris, France

Liberation. 1937. oil on canvas. 88 x168 cm.
Series : Triptych "Resistance, Resurrection, Liberation"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Moses receiving the Tablets of Law. 1952. oil on canvas. 129.8 x 194.5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Resistance. 1937~1952. oil on canvas. 103 x 168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Resurrection. 1937~1952. oil on canvas. 108 x 168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Bercy Embankment. 1953. oil on canvas. 95 x 65 cm. Private Collection

Night. 1953. oil on canvas. 113.6 x 145.3 cm. Private Collection

Vence : night. 1953.

Bridges over the Seine. 1954. oil on canvas. 163.5 x 111.5 cm.
Hamburger Kunsthalle, Hamburg, Germany

몽상의 얼음 속의 꽃이라고도 이름 붙이고 싶은 이 작품은
샤갈 예술이 도달한 한 정점에 서 있는 감이 든다.
이만큼 형태와 색체가 미묘하게 융합하면서도 구애받지 않고,
어떤 것의 표상(表象)도 아닌 분위기 강조로서의 반점이
미지의 상(像)이 출현하리라는 예감이 들게한다.

< 망집>부터 <녹색 눈의 집> 으로 전개되어 온 수수께끼와 같은 모호함을 간직한 반점이
여기서는 녹색, 파란색, 적색, 자홍색의 여러 형상으로 구체화했을 뿐만 아니라,
화면 전체를 사막(紗幕)으로 만들고 있다.
- 서정은 자유의 최고의 표현이라는 산 증거가 여기에 있다.

Moses. 1954. sculpture. 22 x 53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Red Roofs. 1953~1954. oil on canvas. 112.9 x 229.7 cm. Private Collection

The Sky inflames. 1954. oil on canvas. 56 x 47.5 cm. Private Collection

천사의 추락 1922.

앞서 나온 천사의 형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그린 샤갈의 천사의 추락이다.
이 작품의 천사는 전쟁의 비극과 유대인 박해의 상징을 뜻한다.
그림 속 노란 암소는 만물을 키워내는 자연의 힘과 모성을 암시하며,
법전을 들고 도피하는 랍비는 민족의 전통을 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 어떤 천사보다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면을 응시한 채 추락하는 이 천사의 눈을 맞추고 있자면 으스스한 느낌마저 든다.
그의 빨간 날개는 그림의 위쪽과 맨 아래쪽에 이르기까지
수직으로 뻣어 있어서 천사가 추락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팔과 다리가 위를 향하고 있어서 추락하는 방향이 어느쪽인지를 짐작케 한다.

Field of Mars. 1954~1955. oil on canvas. 105 x 149.5 cm.
Museum Folkwang, Essen, Germany

For Vava. 1955. gouache. Private Collection

죽은 자를 위한 사랑은 남아 있는 반쪽이 또 다른 반쪽을 찾는 것이다.
벨라 이후... 샤갈의 매니저 역을 하던 딸 '아이다'는
아버지가 혼자 고독하게 지내는 것을 원하지 않아 여인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그 후 '바바'라는 여인에게 매료된 샤갈은 자신의 마지막 30년 인생 동안
그녀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어 한층 더 성숙해진 작품들을 남겼다.

샤갈은 차츰 악몽에서 깨어나 1952년 제 2의 벨라라고 할 수 있는
'발렌티나 브로스키'와 재혼을 하고 새로운 삶을 열어간다.

Self Portrait with a Palette. 1955.
gouache, indian ink, paper. 50 x 65 cm. Private Collection

An angel. 1956. lithography, paper. 27.5 x 37.5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Angel in Paradise.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7.5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Angel with a sword. 1956. lithography, paper. 27.5 x 37.5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David. 1956. lithography, paper. 63.5 x 47.5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David and Absalom.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6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David and Bathsheba.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5.8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David with his harp.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6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Isaiah.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5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Jeremiah. 1956. lithography, paper. 27 x 33.5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Moses. 1956. lithography, paper. 42.5 x 65.5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Moses received the Tablets of Law.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6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Moses with the Tablets of the Law.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6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Moses with the Tablets of the Law.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7.8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Moses with the Tablets of the Law.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7.8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Newlyweds and Violinist. 1956. oil, canvas. 81 x 100 cm. Private Collection

On Two Banks. 1956. oil, canvas. 102 x 148 cm. Private Collection

Prophet Daniel with lions.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5.6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lomon. 1956. lithography, paper. 26.5 x 35.8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Title page, Angel. 1956. lithography, Paper. 27 x 37 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Weeping of Jeremiah. 1956. lithography, Paper. 27 x 35.8cm. Series : Bible lithographs.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Christ as a clock. 1957. lithography, Paper. 38 x 48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I. 1957. oil on paper. 48.5 x 37.5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아가서 II (1957)>
내 연인의 소리! 보셔요, 그이가 오잖아요.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 오잖아요. (아가2,8)

Song of Songs II. 1957. gouache, oil on paper. 29.5 x 24.3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I. 1957. indian ink, pastel, pencil, paper. 30 x 24.4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I. 1957. sketch and study. pastel, paper. 30 x 24.5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I. 1957. sketch and study. pastel, paper. 34.8 x 28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I. 1957. oil on paper. 58.5 x 46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I. 1957. oil on paper. 58.5 x 46.5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I. 1957. oil on canvas. 164 x 139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I. 1957. oil on canvas. 164 x 139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tudy to "Song of Songs II" 1957. sketch and study.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The clown musician. 1957. lithography, paper. 45.7 x 66 cm.
Fondation Maeght, Paris, France

The Concert. 1957. oil on canvas. 239.5 x 140 cm. Private Collection

The street performers in the night. 1957.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The accordionist. 1957. 56 x 38 cm.

Project of vitrage for the north apse of the cathedral of Metz. 1958.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V. 1958. gouache, oil on paper. 50.5 x 36.5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아가서 IV (1958)>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그대의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대의 사랑은 포도주보다 얼마나 더 달콤하고 그대의 향수 내음은
그 모든 향료보다 얼마나 더 향기로운지! (아가 4,10)

Song of Songs IV. 1958. indian ink, oil on pastel, paper. 55.6 x 47.4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V. 1958. indian ink, oil on pastel, paper. 58 x 47.5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V. 1958. indian ink, oil on canvas. 61 x 50 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

Song of Songs IV. 1958. pastel. watercolor. paper. 43 x 528cm.
Musée national Message Biblique Marc Chagall, Nice,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