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인 함석헌 평전/[2장] 독재와 싸운 저항사상의 본질

2012/12/02 08:00 김삼웅

 

 

함석헌의 생애는 저항과 투쟁으로 일관했다.
일제에 대한 저항으로 3.1만세시위 참여, 계우회사건, 성서조선사건, 독서회사건 등으로 구속되고, 해방후 신의주학생사건으로 소련군에 의해 구속되고, 월남해서는 이승만ㆍ박정희ㆍ전두환 정권에 의해 구속되는 등 온갖 고난을 겪어야 했다.

그는 펜이 요구될 때는 진짜 글을 통해 할 말을 하고, 제도 언론이 봉쇄당할 때는 온몸을 던져 행동으로 독재권력에 맞서 싸웠다. 언론이 압제자의 편이 되어 왜곡과 곡필을 서슴지 않을 때 ‘언론의 게릴라전’을 제창하면서 직접 월간 <씨알의 소리>를 창간하여 독재권력과 싸웠다.

그의 사상적 근저에는 노자와 장자의 무위사상, 기독교의 박애정신, 간디의 비폭력 평화주의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자연주의와 초월사상이 녹들었지만, 본바탕의 정신은 기독교 사상에 뿌리를 둔 비폭력사상은 저항이고 투쟁이었다. 휘트맨의 <풀잎>이나 쉘리의 <서풍>에서 보이듯이, 치열한 저항정신과 도전의식에서 삶의 본질을 찾고 고난의 가치를 일깨웠다.

그는 결코 유약한 선비나 초월적인 종교인, 관념론적인 사상가가 아니고 ‘정신의 순례자’는 더욱 아니었다.
이 세상의 모든 단어가 사라져도 저항이라는 말은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가르치고 행동한 ‘싸우는 평화주의자’ 이다.

근자에 함석헌을 지나치게 종교의 테두리 특히 기독교의 울타리 안에 가두려는 시도가 있다. 특히 종교ㆍ정신계의 지도자인 유영모 선생과 동렬화 시키려는 것은 함석헌의 본령인 저항정신을 이해하지 못한 소치가 아닌가 싶다.
평안도 호랑이, 아니 조선의 호랑이에게서 어금니와 발톱과 날램과 용기를 빼버려서는 안된다.

옛글에 ‘화호불성반위구(畵虎不成反爲狗)’라는 말이 있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잘못하여 개를 그리게 된다”는 뜻이다.
함석헌의 모든 연구, 평가, 분석 은 마땅히 그의 투철한 저항사상 즉 비폭력 저항정신에서 출발해야 한다. 함석헌 사상의 알파와 오메가는 ‘저항’ 바로 그것이다. 그의 저항정신은 오늘에 다시 발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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