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무엇보다 새해에는 경제가 뚤렸으면 좋겠습니다.

서민과 중산층의 경제가 한숨 돌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강만수 장관을 비롯한 현 경제팀이 물러나야 합니다.

아니 근본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내외 시장과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다 아는 바와 같이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한국경제의 변동성과 위험성은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대운하 토건경제 패러다임과 환율정책으로 격화되었습니다.

이것은 실패한 “부시식”보다 더 “부시적”인 피상적 미국모델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는 돌파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전망이 닫혀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보복적으로 구속하고 오늘의 책임을 이명박 대통령이

“내 탓이오”가 아니라 “네 탓이야” 라고 전가시키는 한 희망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국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입법전쟁, 속도전, 전광석화 등을 외치게 하면서

입법부인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등 떠다밀고 부추겼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습니다.

 

그 귀결점은 결국 날치기 처리입니다.

이것은 대충돌을 가져올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뒷 조정한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게 폭력적 사태를 비난 할 수가 있습니까?

스스로 되돌아보고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겠습니까?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위선입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속임수인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짓밟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서민과 중산층 경제를 초토화 시키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와 통합, 통일의 지름길인 남,북간 합의를 외면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을 통해서 한나라당에게 제2차 입법전쟁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번 민주연대 집회에서 이 정권은 민간독재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래서 싸워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오늘도 다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남은 길은 단 하나 뿐입니다.

국민과 더불어, 서민과 중산층 경제 회복을 위해서 민주당, 민노당과 함께

여러 시민 사회와 연합해서 민간독재인 이 정권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강부자들과 함께 고통분담을 수락하고 국민을 더 이상 편 가르기로 분열키시지 않고

국민통합으로 나아갈 때까지 전심전력으로 맞서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닌 진심으로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 인데.....” 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가 앞장서서 투쟁할 것을 다짐하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9년 1월 14일

김근태

 

 - 민주연대 창립대회 격려사

IMF때보다 더 하다는 얘기가 실감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국내소비와는 거의 관계가 없는 부자들 감세만 강행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일자리 창출과 빈곤층,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것입니다.

 

그래야 경기가 나아 질 수 있습니다.

그래야 정부와 국가에 대한 신뢰가 증가해 국민통합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역주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강만수 장관을 비롯한 경제팀도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실패했고, 더욱 미래가 불확실한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를 국제적으로 협력하여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는

관심과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으면서 국내에서는 더욱 부시 방식의 정통 신자유주의 노선을 가고 있는,

지금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40~50년 동안 국민의 눈물과 희생을 통해 이룩한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공안정국을 통해 언론자유는 물론 국민의 기본권이 유린당해가고 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이것은 민간 권위주의, 이것은 민간독재인 것입니다.

 

우리 민주개혁세력은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우리 민주개혁세력은 다시 열정을 모으고, 서로 정열을 나누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 ‘민주연대’는 야당성 회복을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재정지출과 조세감면이 서민과 중산층에게 집중되어야 경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신념을 말씀드리기 위해 우리는 여기에 모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당과 더불어 폭넓은 연합이 효과적으로 그리고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기 위해서 여기에 모였습니다.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세력이 더 높은 결단을 해 주실 것을 기대하고 요청드립니다.

지금은 실천하고, 투쟁할 시기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다시 촛불을 들고, 민주광장으로 중산층과 시민의 광장으로 집결할 때 입니다.

 

결단합시다. 일어섭시다.

고맙습니다.

 

2008년 12월 2일

김근태


 

         강만수 장관은 물러나라. 간절히 요구한다.

지난 주말에 단비가 내렸다. 가을 가뭄을 다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우리 국민은 단비에 목말라하고 있다.

또 뒤로 미루어서는 안된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강만수 장관 스스로 물러나가나,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이 결심해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

더 이상 국민과 국내외 시장은 강만수 경제팀을 신뢰하지 않는다.

아니 불신할 뿐만 아니라 무능하다고 여기고 있다.

 

경제를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의 유,불리에 따라 본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말이 수시로 바뀐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집회 전성기에는 경제가 위기라고 했다.

그러다가 신공안정국을 펼치면서는 ‘자기라면 편드를 사겠다’고 했다.

러시아에 가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서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 했다.

 

그 다음에는 우리나라는 IMF위기 때와는 다르다.

요컨대 위기가 아니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은, IMF 위기보다 더 심각하다고 이명박 대통령은 이야기 하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이러고도 오늘의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어달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이에 더해서 강만수 장관은 거짓말까지 감행하고 있다.

성장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편 것을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그런적이 없다고 잡아떼고 있다.

 

오늘, 이 엄중한 상황에서의 대응이 이처럼 흐트러지게 만든 책임은 분명히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

하지만 직접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이렇게 대통령의 인식과 발언이 왔다 갔다 하게 만든 강만수 장관은 책임을 모면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이것이 혹시 강만수 장관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처럼 어영부영하다가 진짜 경제위기, 제2의 IMF 위기에 빠지면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해서 국민 모두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보다는 강만수 장관이 물러나는 것이 그래도 백배 나은 길이 아니겠는가?

 

은행의 외화차입에 대해서 1,000억 달러 까지 정부가 보증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다. 한국에 대한 CDS(Credit Default Swap)는 이 조치를 전적으로 외면하고 무시해 버렸다.

 

국가 신용등급이 우리 한국보다 아래인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을 지나쳐 버렸고

마침내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수준까지 한국 CDS가 올라가 버렸다.

 

이 상황은 기본적으로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모순 아닌가? 미스테리 아닌가?

 

그러나, 그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

한국경제 펀더멘털은 괜찮은데, 그것을 지금 운용하는 사람들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부도 위험이, 한국 CDS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더 이상 우물쭈물 할 수는 없다.

이러다가는 정말로 제2의 금융위기가 닥쳐올지도 모른다.

 

무언가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오늘의 세계 경제상황,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와 그로 인한 한국 금융상황,

실물경제 전망과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비전과 국민단합의 계기를 변화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라도 강만수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 핑계거리였던 국정감사도 끝났으니 말이다.

 

나는 여러분과 함께 간절히 요구한다.

강만수 장관은 즉시 물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지게 될 것이다.


2008년 10월 28일

 



강의하라고 해서 부담이 됐다. 객관적 거리를 아직 유지 못해 겁이 났다. 불가피하게 김근태 시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

과장은 있을지 모르지만 의도적 거짓말은 없다."

 

김근태 전 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한양대 행정·자치 대학원 초빙 교수로 '한국정치론' 첫 강의를 시작했다.

이날 김근태 전 의원은 '9월 위기설', '언론 장악 의혹' 등에 관한 의견을 밝힌 뒤 이명박 정부의 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총선 운동, 총선 이후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열풍 관련 소탈한 소회도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강의를 시작하면서 20여 명의 학생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하나는 정치 불신에 대한 원인, 피해, 극복 방안에 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것이었다. 

 

강의 첫 질문, '정치 불신'·'저조한 투표율' 왜?

 

김 전 의원은 '정치 불신'의 사례로 두 달 넘게 계속된 촛불 집회를 지적했다.

그는 "촛불 집회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주축이 돼서 이뤄지는 대의제 정치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며

"현재의 정치 집단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점으로 그는 "촛불집회 이후 이명박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현격히 줄었다"며

"20%대의 지지율로는 쟁점 정책을 추진하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등의 쟁점 정책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논란만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김 전 의원은 '9월 위기설'을 언급하며 "한국은 현재 IMF와 같은 위기는 오지 않는다. 다만 성격이 다른 위기는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엔 성장 위주의 정책했다가 안정 위주로 바꾸었다가 지금은 다시 대운하 하려고 한다.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을 타이밍 맞지 않게 추진하고 (경제)위기라고 했다가 위기 아니라고 하니까 신뢰가 안 생긴다"고 꼬집었다.

 

그가 경제 위기 극복, 신뢰 회복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인사(人事)'다.

그는 "인사가 만사"라며 "무모했고 책임지지 않았던 사람부터 근절하는 것이 경제위기를 뛰어 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 김근태 전 의원.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무모했고 책임지지 않았던 사람 근절, 경제 위기 뛰어넘는 지름길"

 

김근태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법치보다는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지금은 법과 원칙을 강조한다.

국민을 겁주는 방법으로는 목표 달성할 수 없다"며

"법치주의보다는 힘 있는 사람이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총선 유권자 투표율이 점점 더 내려가고 있다. 대표성 문제가 있다"며

"대안으로 어떻게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지, 여론 모아지는 광장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된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저조한 총선 투표율'을 언급한 것은 언론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 있었다.

 

"권위주의 때는 여론 형성 주체가 언론 특히 신문이었다. 그러나 신문이 도전 받고 있다.

현재 언론 시장 갈등은 주도권 다툼 국면이 있다. 어느 편에 서는 것이 우리 사회가 건강한 방향으로 가는지 고뇌해야 한다.

한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은 자기가 느끼는 것을 두려움 없이 얘기하는 것이다.

권력자에게 두려움 없이 얘기하는 게 사회의 건강성을 높인다.

민주주의에선 그런 광장이 존재해야 한다. 신문은 참여 폭이 적었다."

 

김근태 전 의원은 포털 '다음'의 아고라와 같은 인터넷 광장을 중요시했다.

그는 "알릴 수 있는 자유, 집회의 자유, 시위의 자유가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토론하고 문제 제기하는 근본적인 힘"이라며

"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악플 규제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악성 댓글은 근절돼야 하지만 교육 과정에서 극복해야지 사이버 모욕죄 같은 것은 불필요한 낭비다.

인터넷은 직접 민주주의에 큰 역할을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7월3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린 기독교 시국기도회에 온 김근태 전 의원 부부. 김상만 기자 hermes@

"사이버 모욕죄, 불필요한 낭비"… "떨어지니까 '지못미', 고마웠다"

 

이날 그는 선거 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소탈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총선)떨어지니까 (누리꾼들이)'지못미'라고 했다. 고마웠다"며

"그런데 쇠고기 수입 문제 나오니까 내 홈페이지에 '해결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삐쳤다"고 심경을 밝혔다.

18대 국회의원 배지를 못 달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또 "대선, 총선을 위해 전국을 돌면서 '싸움질 좀 하지 말라'는 얘기 들으면 얼굴이 화끈해졌다.

우리와 한나라당을 구분 못한 것에 속이 쓰라렸다"며 "보다 나은 정치 못한 것에 대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화 운동에 대한 소회도 나왔다.

그는 한양대와의 인연을 얘기하며 "71년도 대선 때 지명 수배를 받았었다. 한양대 근처 하숙집에서 6개월간 도망자 생활을 했다"며

"오늘 그 건물에 올라가서 보니까 (그 때와는) 전혀 달랐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의 시간을 20여 분을 남기고 학생들의 자유 발언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정치 불신과 저조한 투표율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고 김 전 의원은 발언을 수첩에 적으며 묵묵히 들었다.

수강 신청을 안 한 학생도 청강을 하러 올 정도로 수업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바보처럼 생각한다" 학생 불만 쏟아져

 

한 학생은 "(정치인들이)국민을 바보처럼 생각하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여야가 삼성 문제에 왜 그리 조용한지 답답했다. 모든 것을 국민에게 오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도 "선거 기간에는 백성 무서워했다가 배지 가지면 백성을 무지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대한 질책도 잇따랐다.

한 학생은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상대방을 비판하며 네거티브 하는 것에 실망했다.

정치라는 건 대안과 정책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문이 끝나자 김근태 전 의원은 정치 불신 문제에 대해선

"신뢰에 문제가 있으면 국민 통합이 안 이뤄진다. 신뢰가 있어야 타협할 때 양보도 하고 결론도 난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삼성 문제에 대해선 "지배구조 상속에 있어서 현격한 문제가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개선되어야 하는데 왜 안되는지"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1시간 30분 동안의 첫 강연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인사를 청하러 왔다.

김 전 의원은 첫 강연에 "반응이 꽤 좋네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한편, 그는 10일 민주평화연대, 민생정치모임 등 50여 명의 전·현직 의원이 참여해 발족하는

(가칭)민주연대에 대해선 "의원에게 물어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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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28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초정 특강이 있었습니다. 외대 대학원과 UN이 함께 진행하는 HUFS-UPEACE Dual Degree Programme의 인권 강의를 맏고 있는 Todd Howland 교수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Todd 교수는 지난 92년, 김근태 이사장이 케네디 인권상을 수상할 당시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아래는 강연록 초고 전문입니다. 이후 질의 응답 내용은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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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지고도 기분이 괜찮을 수는 없다. 낙선 인사를 며칠 하고는 그 후 집에 틀어박혀 ‘방콕’을 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싫었다.

 

 

‘쇠고기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도 ‘김근태 홈페이지’에는 여러 사람들이 방문했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분들도 있었고 또 미국 쇠고기 수입을 막아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아직 피곤이 다 풀리지 않아서 그랬기도 했지만, 삐짐이 계속 돼서인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촛불집회는 오월 내내 계속되었다. 규모도 점점 커졌고, 중·고등학생 특히 여고생 여중생 유모차부대 등 여성들이 다수 참여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재미있게 느껴졌고.....

촛불소녀, “경제를 살린다는데, 우리 죽으면 무슨 소용?”이라는 말들이 주는 매력, 강렬한 호기심에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었다.

 

6월초부터 열심히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전율과 감동으로 다가왔다. “헌법 제1조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를 부를 때 가슴 속에 있던 어떤 서러움이 북받치는 듯 했다. 목 메임 때문에 노래를 따라 부를 수가 없었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의 철학인 시장 만능주의, 정책 그리고 인사, 정치 그 모든 것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유연한 여성들, 특히 “촛불소녀”로 이름 붙여진 이중적 소수자들이 이끌고 나온 대중 집회에 의해서 권력은 야유 받고 왜소화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무능하고 특권적인 “강부자”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다시 속절없이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뼈저린 반성을 했다고 하지만,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을 우리는 안다. 오히려 역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우리 모두 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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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dd Howland 교수가 김근태 이사장을 소개하는 모습


이후를 생각하면 답답해진다. 선거, 전국적인 선거가 곧 있다면, 시민들은 그 선거를 통해서 무서운 심판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국정 운영에 반영되거나 강제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선거는 없다. 2010년에야 지자제 선거가 있으니.....

 

 

문제의 심각함은 또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서 “아니다”하고 심판을 내린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정통야당인 민주당이 약간의 반사이득은 얻지만, 신뢰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다. 민주노동당은 아직 아니고.

또한 제도정치 전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의제제도, 오늘의 정당정치 제도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해답은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지 않다. 촛불집회가 근본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문제가 과연 무엇인지도 아직 제대로 드러나고 있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몇 가지를 적어보겠다.

우선 기존의 대의정치, 제도권정치, 정당정치에 대해서는 물론, 심지어 90년대의 사회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촛불집회는. 특히 시민 없는 시민운동, 후원자와 그들을 대리하고 대표하는 운동가들에 의해 주도되는 사회운동을 권력적이라고 보는 듯하다. 이런 사회운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지 않은 것이다.

 

이제 “거대담론은 사라졌고, 생활정치 즉 경제문제가 제일 중요하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그것은 협소한 인식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중심과 주변은 특정한 시간에는 특정하게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언제나 역전될 수 있다. 그것을 받아들여야, 우리의 미래가 열리게 된다는 것을 촛불집회를 통해서 우리는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여기에 ‘관용’과 ‘연대’가 강력하게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촛불소녀, 유모차 부대도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한국사회에서는 주변으로 배치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촛불집회 과정에서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그들이 직접 나서서 주체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82cook.com” “배운여자들”이 바로 그렇게 했다.

 

무엇보다 촛불집회는 재미가 있다. 심지어 물대포가 발사되는 그 현장에서 “온수! 온수!” “세탁비! 세탁비!”하는 외침에서 그리고 “명박산성”이라는 “이름붙이기”에 의해서 미래의 승패는 이미 판가름 나 버린 것이다.

 

예비군복을 입고 시위 대열에 참가하고 있던 한 남성이 대치선 맨 앞에 서 있던 어느 여성참여자에게 보호해주겠다면서 자리를 바꾸자고 하자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저 대신 선생님께서 고생하실 텐데. 그럴 수 없어요.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은 감동이었다.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이 거기 있었다. 우리에게 연대와 배려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말”이었다. 아니 그것은 “말씀”이었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감사하다. 부족한 내용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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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에 열중하는 모습, 강연 후 함께 점심식사를 한 학생들과 함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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