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면 세계적인 기업이다.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기업인으로서 이건희 회장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건희 회장의 말이 국민정서와 초점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삼성의 조세포탈 및 편법증여에 대한 재판결과를 대부분의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한 국민적 염원을 빌미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지 채 5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이건희 회장 한 사람만을 사면복권했다.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처사를 대부분의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했다.


사면을 받은 직후 이건희 회장은 ‘우리 국민들이 좀 더 솔직해 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공감하지 못한 차원을 넘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할 말인가?

세금 안내고 비자금을 만들어서 2세에게 거의 공짜로 상속한 것에 대해 솔직하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건희 회장 자신 아닌가?

국민은 당황하고 어이없어했다.

이 회장은 우리 국민과는 먼 거리에 서 있는 것이다.


삼성에는 노조가 없다.

노조를 만들려고 하면 부당해고를 감행하거나 먼저 유령노조를 신고 등록 했다.

그래서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조는 안 된다.” 는 선친의 말씀을 관철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한마디로 삼성이 우리 헌법과 노동관계법을 짓밟고 있다.

세계의 상식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삼성이야말로 자본주의도, 전체주의도 아니고 도대체 무엇인가?


이익공유제를 주장한 정운찬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총리를 지낸 분이다.

어떤 한나라당 정치인은 정운찬 교수의 발언을 급진좌파로 몰아 세웠다.

 

그러더니 이건희 회장은 일거에 정교수를 “불학무식한” 사람으로 몰아 붙여 버렸다.

“사회주의도 아니고 자본주의도 아니고 공산주의도 아니다”라는 말을 통해서

사실은 “급진좌파 소동”을 지지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다.

 

정운찬 서울대총장을 이렇게 모욕할 수 있나?

이건희 회장의 삼성자본권력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솔직히 말하면 그 오만함에 공포심이 느껴진다.

삼성의 이런 교만한 권력행사에 대해 국민들이 투표로 심판할 수도 없다.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 앞으로도 잘 되기는 해야겠는데 솔직히 혼란스럽다.

삼성과 이건희 회장에게는 삼성이 그간 누려온 정경유착과 부당판결과 편법증여와 조세포탈,

무엇보다도 권력과 국민위에 군림했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없는 모양이다.

 

그러니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이런 헛말이 계속 나오는 것 아닌가?

도대체 어디까지, 언제까지 이런 교만함이 계속 될 것인가.

 

2011년 3월 11일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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