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stantin Flavitsky, Portrait by Fyodor Bronnikov

​콘스탄틴 플라비츠키 (Konstantin Flavitsky 1830-1866)는 1830년 9월 모스크바에서 
관리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곧 고아가 되었고 7년간을 꼬박 보육원에서 지냈다. 
그림에 대한 재능은 일찍부터 있었으나, 알려지지 않았다가, 미술 단체의 후원으로 
페테르부르크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하였고, 회화에 두각을 나타내었다. 
1855년 황금메달을 받으면서 졸업을 했고, 그 덕택으로 이탈리아에서 6년간 유학했다.

현재 트레치야코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타라카노바 황녀>가 1864년 공개되면서, 
미술계 내에서 뿐 아니라 외적으로도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모두들 앞으로의 그의 미술활동에 큰 관심을 나타내었고, 
그가 훌륭한 그림을 많이 그려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타라카노바 황녀>를 그리고 있을 당시부터 그는 이미 폐결핵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이탈리아에 있을 당시 병을 얻어서,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온 후 더욱 심해졌다. 
그는 병을 고치기 위해 유럽으로 갈 생각이었으나, 
안타깝게도 36세의 나이로 1866년 9월 짧은 생을 마감했다.

 

Princess Tarakanova, 1863, oil on canvas,
Tretyakov Gallery - Moscow  (Russian Federation - Moscow)

가장 잘 알려진 그의 그림 <타라카노바 황녀>는 러시아어로는 
<타라카노바 황녀의 죽음(Смерть княжны Таракановой)>이다. 
이 그림은 러시아 역사를 소재로 하면서, 신화로 내려져 오는 사건을 그렸다. 

그림 속의 여인은 참으로 아름답다. 
죽음을 직전에 둔 여인이라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우아하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 소장된 그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인 그림을 꼽으라면 
이 그림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아름다운 것이 선하다는 토스토예프스키의 말처럼 타라카노바 공주의 자태는 
충분히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예카테리나 2세가 철저히 귀족 중심의 정치를 펼치던 시기에 
엘리자베타 여제(1709~1762. 표트르 대제의 차녀)의 딸이었던 타라카노바 공주는 
절대 권력에 정면 도전한다. 
하지만 권력 싸움에서 참패, 상트 페테르부르크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되고, 
공주는 죽기 전에 홍수의 범람으로 감옥 속에서 수장되고 만다. 
그림은 공주가 죽기 직전에 절망하는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이 그림은 단순히 죽어가는 공주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죽기 직전에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공주의 모습을 빗대어 
도탄에 빠진 러시아지만 공주처럼 기본 클레스가 있음을 작가는 말하고자 했다 한다.

먼저 역사적 사실은 이렇다. 
타라카노바 황녀는 표트르 1세의 딸인 엘리자베타 여제가 공식적으로 
결혼한 사실이 없는 상태에서 몰래 낳은 자식, 즉 사생아였다. 
일찍이 해외에서 조용히 자라나던 타라카노바 황녀는 예카테리나 2세가 
권좌에 있던 시대에 다시 나타나서 본인만이 러시아 황실의 피를 이어받은 
진정한 왕위 계승자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예카테리나 2세는 타라카노바 황녀의 어머니인 엘리자베타 여제가 물러난 후 
왕위를 계승했던 표트르 3세, 즉 본인의 남편을 죽음으로 밀어내고 황권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독일 출신으로 사실 권좌를 이어 받을 혈연적 정통성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고, 
황위 계승자의 정통성으로 따지자면 예카테리나 2세가 
타라카노바 황녀에게 밀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당시 혈연 관계가 있는 진정한 황위 계승자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실제로 권좌에 대단한 욕심을 보였던 예카테리나 2세는 언제고 그런 사람이 나타날까 
노심초사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연히 정통 계승자라 말하는 타라카노바 황녀가 거슬리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시대적으로 정통성을 확인할 길도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황권 유지에 거슬릴 것을 우려해 조용히 사람을 보내 러시아로 불러들여 
수도원에 가둬놓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기록에 수도원에서 칩거하던 사람들 중에 타라카노바 성을 지닌 수녀가 있었고, 
그 수녀가 1775년 수도원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있다고 한다. 

타라카노바 황녀의 태생부터 사망까지 역사는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의문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수도원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과 달리 그림에서처럼 요새 감옥에서 수장을 당했다는 것은 
좀 더 비극적이고 불운했던 황녀를 원했던 사람들의 만들어낸 신화인 것이다.  
즉, 콘스탄틴 플라비츠키는 타라카노바 황녀의 마지막 순간을 
실제 사실이 아닌 신화에 기반하여 그림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역사 속 타라카노바 황녀가 황실의 미움을 받아,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였다는 신화가 
더욱 자극적이기 때문이었을까.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 속 여자의 비운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황실의 권위에 짓눌려 정통성을 가진 황위 계승자가 
처참하게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홍수로 인해 감옥 내부의 침대까지 물이 차오르고 물을 피해보기 위해 이리저리 바쁜 쥐들 사이로, 
죽음이 임박했음을 스스로 깨닫고 체념하듯 무심하고, 절망적인 눈빛으로 
천정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보기 힘들정도로 불쌍하다. 

감옥 내부의 생활은 엄청 열악하면서도, 붉은 색 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그녀가 황녀임을 말해준다.  
역사 속 당시에 실제로 1777년 9월에는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에 
기록적인 대홍수가 일어나 매우 큰 수해를 입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Jacob's Children Selling Their Brother Joseph, 이집트로 팔려가는 요셉. 1855. oil on canvas.
The State Russian Museum - Saint Petersburg  (Russian Federation - St Petersburg)

콘스탄틴 플라비츠키 (Konstantin Flavitsky, 1830-1866)는 비극적인 운명을 지닌 

타라카노바 공주를 그려 단 한 장의 작품으로 19세기 러시아 최고의 화가가 된 사람이다. 
그가 1855년에 그린 <이집트로 팔려가는 요셉>은 창세기 37장 14-36절이 그 배경이다. 

요셉이 아버지 야곱의 심부름으로 스켐에 도착했지만 형들은 그곳에 없었다. 
요셉이 그곳을 헤매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형들이 도탄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래서 요셉은 형들을 뒤따라가 도탄에서 형들을 찾아냈다.  
그런데 요셉의 형들은 멀리서 요셉을 알아보고, 

요셉이 자기들에게 가까이 오기 전에 동생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다. 

형들은 요셉을 구덩이에 던져 넣어 사나운 짐승에게 잡아먹히게 할 작정이었다. 
요셉이 형들에게 다다르자, 그들은 요셉이 입고 있던 긴 저고리를 벗기고 
그를 잡아 물이 없는 빈 구덩이에 던져 넣었다. 
그런데 그곳을 지나 이집트로 내려가는 이스마엘인들의 대상이 보였다.

그때 유다가 형제들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동생을 죽이고 그 아이의 피를 덮는다고 해서,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자, 그 아이를 이스마엘인들에게 팔아 버리고, 우리는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자. 
그래도 그 아이는 우리 아우고 우리 살붙이가 아니냐?” (창세기 37,26-27) 
그러자 형제들은 그의 말을 듣기로 하였다. 

그래서 미디안 상인들은 요셉을 구덩이에서 들어 올리고 있고, 요셉의 형들은 
요셉을 이스마엘인들에게 은전 스무 닢에 팔아넘겨 돈을 챙기고 있으며, 
두 형들은 요셉의 긴 저고리를 가져다가 양을 잡아 그 피를 옷에 묻히고 있다. 
그런데 구덩이에서 들려 낙타에 실리는 요셉은 마치 십자가에 매달리는 예수님 같고,  
은전을 챙기는 형들의 모습은 유다의 모습 같으며, 요셉의 옷에 묻히는 어린양의 피는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하느님의 어린 양이 되신 예수님의 피 같지 않은가? 
화가는 요셉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Judgment of Solomon, 1854. oil on canvas. 

 

Christian Martyrs at the Colosseum, 1862. oil on canvas. 
The State Russian Museum - Saint Petersburg  (Russian Federation - St Petersburg)

 

The Finding of Moses. Date unknown. oil on canvas. 
The State Russian Museum - Saint Petersburg  (Russian Federation - St Petersburg)

 

Italian Girl. Date unknown. oil on canvas. 
Kaluga Regional Art Museum  (Russian Federation - Kaluga)

 

Christian martyrs in the Colosseum. 

 

[영상] Konstantin Flavitsky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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