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숲 지나서 산길로 접어들어 와

몇 구비 넘으니 넓은 곳이 열린다

길섶에 피인 꽃 어찌 이리도 고우냐

허공에 맴도는 소리는 잠잘 줄을 모르는가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오랜 가뭄에 논도 밭도 다 갈라지고

메마른 논두렁엔 들쥐들만 기어간다

죽죽 대나무야 어찌 이리도 죽었나

옛 집 추녀엔 이끼마저 말라 버렸네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이 가뭄 언제나 끝나 무슨 장마 또 지려나

해야 해야 무정한 놈아 잦을 줄을 모르는가

걸걸 걸음아 무심한 이내 걸음아

흥흥 흥타령일세 시름도 겨우면 흥이 나나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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