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한 사랑으로 ‘제2의 러브스토리’라 불리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라고...
어쩌면 프란체스카는 이것을 이미 이해하고,
사랑 그 자체를 원했던 것일까?
여기서 갈등과 모순이 시작되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책임감으로 과연 나흘간의 사랑을 가슴에 묻고
평생을 살아갈 사랑을 나는 선택할 수 있을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하오. 한번도 말해 본 적이 없소
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일생에 단 한번만 오는 거요"





어머니는 아들과 딸에게 그 때 로버트를 따라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고,
그러나 살아서 끝없이 가족들을 사랑했으니,
죽어서는 그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프란체스카의 유골은 로즈만 다리에 뿌려졌다




로버트의 편지



이 편지가 당신 손에 제대로 들어가길 바라오.
언제 당신이 이걸 받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소.
내가 죽은 후 언젠가가 될거요.
나는이제 예순 다섯살이오.
그러니까 내가 당신 집 앞길에서 길을 묻기 위해
차를 세운 것이 13년 전의 바로 오늘이오.
이 소포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생활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으리라는데
도박을 걸고있소.
이 카메라들이 카메라 가게의 중고품 진열장이나
낯선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었소.
당신이 이것들을 받을때 쯤에는 모양이 아주 형편없을 거요.
하지만 달리 이걸 남길 만 사람도 없소.
이것들을 당신에게 보내는 위험을,
당신으로 하여금 무릅쓰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나는 1965년에서 1975년까지 거의 길에서 살았소.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당신을 찾아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서였소.
깨어 있는 순간마다 느끼곤 하는 그 유혹을 없애려고,
얻을 수 있는 모든 해외작업을 따냈소.
"빌어먹을, 난 아이오와의 윈터셋으로 가겠어.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프란체스카를 데리고 와야겠어."라고
중얼거린 때가 여러 번 있었소.
하지만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고,
또 당신의 감정을 존중해요.
어쩌면 당신 말이 옳았는지도 모르겠소.

그 무더운 금요일 아침,
당신 집 앞길을 빠져나왔던 일이 내가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할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고 있소.
사실, 살면서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은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지 의아스럽소.

나는 마음에 먼지를 안은 채 살고 있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은 그정도요.
당신 전에도 여자들이 몇몇 있었지만,
당신을 만난 이후로는 없었소.
의식적으로 금욕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관심이 없을 뿐이오.
한번은 짝꿍을 사냥꾼의 총에 잃은 거위를 보았소.
당신도 아다시피,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쌍으로 살잖소.
거위는 며칠동안 호수를 맴돌았소.
내가 마지막으로 거위를 봤을때는
갈대밭 사이에서 아직도 짝을 찾으며 헤엄치고 있었소.
문학적인 면에서 약간 적나라한 유추일지 모르지만,
정말이지 내 기분이랑 똑같은 것 같았소.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뭐, 복잡할 건 없지.
당신네 마당에 있거나, 현관의 그네에 앉아 있거나,
아니면 부엌의 싱크대 옆에 서 있겠지.
그렇지 않소?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여름 같은 맛이 나는지도.
내 살에 닿는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
로버트 펜 워렌은
"신이 포기한것 같은 세상"이란 구절을
사용한 적이있소.

내가 시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아주 가까운 표현이오. 하지만
언제나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잖소.
그런 느낌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나는 하이웨이와 함께 해리를 몰고
나가 며칠씩 도로를 달리곤 한다오
나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고 싶지는 않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리고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느끼지도 않고.
대신,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수 없는 시간의 통곡 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로버트 -

+ Recent posts